정치 테마주, 등락률 상위 종목의 35% 차지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최근 '정치 테마주'에 따라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높은 주목도 속에서 실적이나 모멘텀 없이 급등세를 연출하던 정치 테마주들은 오너가의 주식 매도를 통한 이익 실현 등이 나오면서 '폭탄 돌리기' 장세를 보이는 추이다.
◆ 정치 테마주, 등락률 상위 20개 종목 중 7개 달해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한 달간 등락률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7개 종목, 35%가 정치 테마주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등락률 상위 20개 종목의 추이는 △대상홀딩스우 440.69% △와이더플래닛 349.67% △덕성우 338.71% △텔레필드 315.94% △제주반도체 149.30% △베셀 140.34% △카페24 130.90% △대상우 118.93% △두산로보틱스 117.74% △모두투어리츠 114.06% △아이티센 113.94% △디티애씨알오 106.50% △에스케이씨에스 98.73% △태양금속우 97.20% △대상홀딩스 96.27% △남선알미우 95.00% △오픈놀 93.87% △케이옥션 93.65% △소룩스 89.07% △퀄리타스반도체 85.47% 등이다.
이 가운데 △대상홀딩스우 △와이더플래닛 △덕성우 △대상우 △태양금속우 △대상홀딩스 등은 차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유력 후보로 지목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테마주로 엮인 종목이다.
대상 관련주는 지난달 하순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의 연인인 배우 이정재와 한 장관의 회동 사진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묶였다. 이정재는 한 장관과 서울 현대고 동문이기도 한데, 와이더플래닛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상태다. 덕성우의 이봉근 대표와 김원일 사외이사는 한 장관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 태양금속우 역시 창업주인 한우삼 회장과 한 장관이 같은 청주 한 씨라는 점에서 한동훈 테마주로 분류됐다.
남선알미우는 신당 창당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테마주다. SM그룹 계열사인 남선알미늄은 계열사인 삼환기업의 이계연 고문이 이 전 총리의 친동생이라는 이유로 관련주로 꼽히고 있다.
◆ 대상홀딩스, 임창욱 주식 매도에 급락…남선알미우도 '널뛰기'
하지만 가장 매서운 급등세를 보이던 대상홀딩스우는 임창욱 대상홀딩스 명예회장이 갖고 있던 회사의 우선주를 전량 매도하면서 차익을 실현하자 지난 11일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8일 7.82%(3750원) 오른 5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던 대상홀딩스우는 △11일 -5.22%(2700원) △12일 -13.47%(6600원) △13일 -1.77%(750원) △14일 -2.52%(1050원) △15일 -3.45%(1400원)로 연일 하락세를 타고 있다. 반면 와이더플래닛은 지난 7일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는데, 대상홀딩스우에 몰렸던 투심이 옮겨간 것으로 해석된다.
남선알미우 주가도 안정적이지 않다. 남선알미우는 △7일 0.52%(150원) △8일 29.85%(8700원) △11일 29.99%(1만1350원)으로 무서운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바로 다음날인 12일 -20.73%(1만200원) 대폭 하락했다. 이후 등락률도 △13일 -10.3%(400원) △14일 29.79%(1만1500원) △15일 -22.16%(1만1100원)으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 의지를 연일 드러내고 있는 것과 반하는 현상이다. 이는 민주당 내에서 의원 70여 명이 창당을 만류하는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까지 넘어야할 장애물이 투자자들의 마음도 무겁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가 총리일 때 내각에 합류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이낙연 신당'에 갈 일은 전혀 없을 것 같다"며 선을 그은 상태다.
◆ 거래소, '투자경고' 잇달아…"정치 테마주 선거 전후로 급락"
시장에서는 테마주 장세가 폭탄 돌리기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마주는 실적이나 모멘텀과 관계 없이 개인 투자자들의 수급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에서 뒤늦게 투자에 뛰어든 개미들이 고점에 몰리면서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정치 테마주가 우선주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우선주는 다른 종목에 비해 유통 주식 수가 적어 소액 투자금만으로도 주가가 크게 움직이다 보니 호재를 만나 빠르게 오른 주가가 그만큼 급격하게 내릴 위험도 크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는 이달 5~14일에 걸쳐 한동훈 테마주인 대상홀딩스와 와이더플래닛, 태양금속우에 대해 '투자경고'를 내렸다. 이낙연 테마주인 남선알미우도 15일 투자경고를 받았다. 한국거래소는 등락률이 가장 높았던 덕성우와 대상홀딩스우에 대해서도 4일과 7일 각각 '투자위험' 판단을 내렸다.
자본시장연구원(KCMI)이 지난해 2월 발표한 '20대 대통령 선거 정치 테마주 현상에 대한 소고' 보고서에 따르면 정치 테마주 지수는 선거가 본격화할수록 상승했으나 선거일 직전(선거일 기준 13~24 거래일 전)부터 빠르게 하락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통령 선거 국면의 정치 테마주 특징과 시사점'에서 "정치 테마주로 분류된 주식들은 선거 기간 동안 정상수익률에 비해 이례적으로 수익률이 급등하는 경우가 빈번히 관측되고 있으며 선거 전후로는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18일 오전 10시 25분 기준 한동훈 관련주의 주가 및 변동률은 △대상홀딩스우 4만6200원(17.86%) △와이더플래닛 1만7880원(29.94%) △덕성우 2만1450원(5.15%) △대상우3만900원(-0.32%) △태양금속우 1만2060원(14.31%) △대상홀딩스 1만3510원(2.58%) 등이다. 이낙연 관련주 남선알미우는 3만5800원을 호가, 전 거래일 대비 8.21%(3200원)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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