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큐브홀딩스, 카카오 2대주주…김범수 창업자 지분 100%
김범수 창업자 배우자·동생 회사 이사 등 재직 중
[더팩트|최문정 기자]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놓인 가운데,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3월 이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김 창업자는 지난 10월 사실상 경영 복귀를 선언하고, 카카오 그룹의 인적 쇄신과 선진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김 창업자의 선언과 함께 그의 개인회사이자, 카카오의 2대주주인 케이큐브홀딩스의 역할을 둘러싼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김 창업자가 케이큐브홀딩스를 기존의 '가족기업'에서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지 2년이 넘은 만큼, 이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더팩트>의 취재를 종합하면, 김범수 창업자의 개인 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관계사가 입주한 서울 대치동 EG빌딩 최상층인 15층을 사용하고 있다. 이 건물 안내도를 살펴보면, 이 건물에는 카카오의 스타트업 발굴·투자 조직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가상자산 관련 계열사 그라운드X를 비롯해 게임 제작사 등 여러 IT 회사가 입주해 있다.
◆ 케이큐브홀딩스가 뭐길래
케이큐브홀딩스는 김범수 창업자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 회사다. 그가 카카오를 세우기 이전인 2007년 '아이위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2013년 이름을 케이큐브홀딩스로 변경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출범 직후부터 카카오의 전신인 '아이위랩'을 비롯한 다양한 IT 스타트업 투자를 이어왔다. 이러한 사정 끝에 케이큐브홀딩스는 올해 5월 기준, 카카오 지분 10.50%를 보유해 김범수 창업자의 뒤를 이어 2대주주 자리에 올라있다. 카카오게임즈 지분 역시 0.91% 보유 중이다. 김 창업자(13.30)와 케이큐브홀딩스의 카카오 소유 지분은 23.80%에 이른다. 사실상 김 창업자의 카카오 지배력의 핵심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케이큐브홀딩스를 사실상 카카오 그룹의 지주사로 바라보고 있다. 카카오의 최대주주나 계열사가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지주사가 아니지만, 김범수 창업자가 소유한 회사로서 사실상 카카오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케이큐브홀딩스의 주요 경영진이 모두 김범수 창업자의 가족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가족회사'의 성격을 띈다는 점이 여러 차례 지적받았다. 2021년에는 김범수 창업자의 두 자녀의 케이큐브홀딩스 재직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논란이 됐다. 김 창업자가 경영승계를 위한 수단으로 케이큐브홀딩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연이은 논란에 김범수 창업자는 2021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해 케이큐브홀딩스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당시 김 창업자는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가족 형태 회사가 아니라 사회적 기업으로의 전환 작업을 준비 중이며 이 일정을 앞당겨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 '사회적 기업' 전환 선언 2년, 케이큐브홀딩스는 여전히 '가족기업'
김범수 창업자의 선언 이후 케이큐브홀딩스는 사회적 기업으로의 전환을 약속했다. 가장 먼저 '승계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 창업자의 두 자녀가 회사를 떠났다. 당시 대표를 맡았던 김 창업자의 동생 김화영 씨도 퇴사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총 80만1200주의 카카오 주식을 비영리법인인 브라이언임팩트에 기부했다. 이에 따라 2021년 10.55%에 이르던 케이큐브홀딩스의 카카오 지분율은 올해 3분기 기준 10.41%로 줄었다.
지난해 12월 케이큐브홀딩스가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 등 지분을 보유한 상장기업에 의결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시정명령을 내린 후 검찰에 고발한 건도 유리한 판단을 받았다. 지난 7일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재판장 김대웅)는 케이큐브홀딩스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케이큐브홀딩스가 은행·보험·증권 등의 금융서비스를 직접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의결권 행사가 금산분리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아직도 케이큐브홀딩스를 둘러싼 김범수 창업자의 '가족기업'이라는 꼬리표는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먼저 김범수 창업자의 배우자인 형미선 씨는 여전히 케이큐브홀딩스의 기타비상무이사로 근무 중이다. 김 창업자의 두 자녀는 편법 승계 의혹이 일자 퇴사했지만, 형 이사는 계속 회사에 남은 것이다.
김범수 창업자의 동생인 김화영 씨의 후임으로 케이큐브홀딩스 대표직을 맡은 김탁흥 대표는 김화영 전 대표의 개인기업인 오닉스케이의 이사다. 김 창업자의 가족과 친분이 있는 인물이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김범수 창업자가 끊임없는 잡음의 원천이 되는 케이큐브홀딩스 청산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앞서 김 창업자가 2021년 카카오톡 출시 10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앞으로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한 준법감시업계 관계자는 "케이큐브홀딩스는 김범수 창업자가 지분을 100% 보유한 회사인데다가, 사실상 카카오의 지주사로 나설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막대한 것이 사실"이라며 "가족 경영이라는 리스크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지배구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해산이 가장 깔끔한 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케이큐브홀딩스를 해산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며 "현실적으로 김범수 창업자가 지분을 모두 사들이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카카오 그룹이 이를 사들이는 방향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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