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예비심사 청구 준비 중…업계 최대규모 IPO 예상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올해 상장 시기를 놓친 SK에코플랜트의 내년 기업공개(IPO) 성공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회사는 이를 목표로 올해 임원 인사에서 그룹 지주사의 투자·재무 전문가인 장동현 부회장을 대표이사를 영입했다.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정체성을 바꾸는 과정에서 떼어냈던 SK에코엔지니어링도 다시 자회사로 편입했다.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현재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선정한 NH투자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크레디트스위스를 상장 주관사도 유지 중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예비심사를 신청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둔다는 방침이다.
SK에코플랜트는 현재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 비상장 건설사 가운데 가장 IPO 가능성이 높다. 추정되는 시가총액은 5조 원 이상이다. 상장에 나설 경우 대형 IPO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회사는 안정적인 IPO를 위한 인재 영입과 자회사 지분 관리, 신사업 확장을 위한 기업인수 등을 병행 중이다. 올해 임원 인사에서는 장동현 SK㈜ 대표이사 부회장을 신임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장 대표는 기존 박경일 대표이사와 각자대표 체제로 SK에코플랜트를 이끌 예정이다.
장 대표는 지난 2017년부터 SK그룹의 지주사이자 투자전문회사 SK㈜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SK텔레콤 마케팅부문 부문장(CMO), SK플래닛 최고운영책임자(COO),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SK㈜의 전기차배터리와 반도체 등 첨단소재 분야 투자를 이끌며 재무와 투자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혔다. SK에코플랜트에서는 성공적 IPO 추진을 목표로 사업 성장과 재무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1년 환경기업으로 전환 이래 박 대표 체제 하에서 유사 기업과의 인수·합병을 뜻하는 '볼트온(Bolt-on)' 경영전략을 제시해 왔다. 지난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기업 SK오션플랜트와 글로벌 E-waste(전기·전자 폐기물) 전문기업인 테스를 인수했고, 말레이시아 종합환경기업 센바이로,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기업 어센트엘리먼츠 지분인수도 단행했다.
올해 4월에는 엔지니어링 전문기업 SK에코엔지니어링을 다시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 1월 SK에코플랜트에서 물적분할된 뒤 1년 3개월여 만이다. 이에 따라 관련 일감도 넘어오게 됐다. SK에코엔지니어링은 플랜트 수주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나타내지는 않지만 SK하이닉스, SK E&S, SK가스 등 SK 계열사의 일감은 쥐고 있다. 이들 실적 편입으로 SK에코플랜트의 몸집 불리기에 여력을 보탤 수 있다.
SK에코플랜트가 인수한 외부 환경·에너지 기업들도 안정적으로 자리잡았다. 박 대표가 SK그룹에서 투자 전략과 M&A(인수‧합병)를 담당했던 만큼 다양한 기업 인수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포트폴리오 다양화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회사의 환경과 에너지 사업 부문 매출비중은 올해 3분기 기준 35%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 대비 10%포인트 이상 늘었다. 환경과 에너지 사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조469억 원 대비 2.2배가량 성장한 2조2846억 원을 기록했다. 에너지 사업의 경우 3분기 누계 매출이 1조3573억 원으로 지난해 1년 동안의 매출 1조2645억 원을 뛰어넘은 상태다.
경영 실적도 우상향하는 추세다. 올해 3분기 누계 2982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가량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6조5139억 원으로 늘어 6조 원대를 회복했다. 부채비율도 개선됐다. 회사의 부채비율은 209.7% 수준으로 전년 동기 255.9%보다 개선됐다. 잇단른 기업 인수로 부채가 10조 원을 넘었으나, 그만큼 회사의 자산 규모도 커졌다.
다만 IPO의 핵심 과제인 기업가치(EV) 제고에는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회사는 올해 기업가치 10조 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8500억 원 규모로 키우고 IPO를 추진해 EV 10조 원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EBITDA에 업계별 배수를 곱해 EV를 산정하는데, 회사는 이 배수를 11~12배 수준으로 가늠하고 있다. 이에 8000억 원대 EBITDA에 12배를 하면 10조 원 EV가 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이 같은 목표 달성은 불가능에 가깝다. 3분기 누계 회사의 EBITDA는 3750억 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56억 원보다는 성장했으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발표가 남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한 분기만에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올해는 증시 상황 악화로 (IPO) 시점을 미루게 됐다"며 "뚜렷한 상장 목표 시점은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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