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첫 개최 '이프 카카오', 6년 만에 처음 연례 개최 무산
김범수 '시세조종' 혐의에 경영복귀…쇄신안 마련에 집중
[더팩트|최문정 기자] 내홍을 겪고 있는 카카오가 연례 최대 개발자 콘퍼런스 행사인 '이프 카카오(if kakao)'를 잠정 연기했다. 지난 2018년부터 매년 개최된 행사지만 올해는 연내 경영쇄신안 마련 등 굵직한 사안 해결이 우선인 만큼, 이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8일 <더팩트>의 취재를 종합하면, 카카오는 올해 이프 카카오 행사를 내부적으로 잠정 연기했다. 카카오의 핵심 관계자는 "현재 이프 카카오와 관련해 (개최 시점을 포함한) 특별한 계획은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로써 카카오의 최대 행사로 매년 관심을 끌던 '이프 카카오'는 연례 행사에서 벗어나 한 해를 건너뛰게 됐다.
그동안 카카오는 '이프 카카오' 개최 약 2주 전에 연사와 주제, 사전 참석 등록 등의 안내를 공지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2023년 마지막 날까지 약 3주를 남긴 현재 이프 카카오 공식 홈페이지에도 지난해 행사를 마무리하며 표출한 "우리, 내년에 또 만나요. 함께 나아가는 더 나은 세상!"만이 표시돼 있다.
'이프 카카오'는 카카오 전 계열사의 개발자 콘퍼런스며 일종의 축제다. 카카오 본사를 비롯한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 게임, 뱅크, 페이 등 카카오 계열사 전체가 참여하며, 다양한 세션을 통해 카카오 공동체의 기술과 서비스 등을 소개하는 것이 특징이다.
각 계열사의 대표나 최고기술책임자(CTO) 등도 기꺼이 연사로 나서 각 사가 보유한 기술 역량과 앞으로의 비전 등을 공유하기도 한다. 또한 카카오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도 투명하게 공개하며 개발자 간의 소통과 협력의 장으로 기능해 왔다.
카카오는 2018년 첫 '이프 카카오' 행사를 개최한 이후 매년 꾸준히 행사를 열어왔다. 2019년까지 오프라인 공간에서 실시된 행사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부터는 온라인 행사로 전환돼 IT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기술 혁신을 공유하는 행사인 만큼, 많은 서비스가 '이프 카카오'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가령,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실시한 2020년 이프 카카오 행사에서는 카카오톡에 신분증과 자격증 등을 보관·관리할 수 있는 '카카오톡 지갑' 기능이 공개됐다. 지난해 10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먹통사태' 이후 열린 '이프 카카오 데브 2022'에서는 서비스 장애 타임라인을 되짚어보고, 재발 방지를 위한 회사의 노력을 진솔하게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올해 '이프 카카오' 개최는 내부의 복잡한 사정으로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프 카카오 잠정 연기의 이유로 최근 카카오 공동체가 마주한 경영 위기를 꼽고 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전사적인 '시세조종'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융 당국의 수사망은 카카오 법인뿐만 아니라 김범수 창업자와 홍은택 대표, 배재현 투자총괄 등 회사 초고위 경영진을 조준하고 있다.
이밖에도 최근 김정호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의 폭로로 촉발된 대형 부동산 건설 프로젝트에 있어서의 수주 비리를 둘러싸고 사내 의견이 엇갈리며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수수료와 차량 배차를 둘러싼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와의 갈등도 정리해야 할 문제다.
잇따른 회사의 위기에 지난해 3월 이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던 김범수 창업자도 경영 복귀를 선언했다. 김 창업자는 카카오 경영진들과 '경영쇄신위원회'를 꾸리고,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지난 10월30일 이후 매주 월요일 경영쇄신위 위원들과 공동체경영회의를 실시하며 경영 쇄신안 도출에 나서고 있다. 김 창업자는 오는 11일에는 2년10개월 만에 직원들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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