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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반도체의 시간'…삼성전자·SK하이닉스, AI타고 실적 개선 '총력'

  • 경제 | 2023-12-06 00:00

메모리 반도체, 1년여 간 불황 딛고 회복세…가격↑·재고↓
HBM·DDR5 등 AI 특화 반도체 수요 예상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으로 인해 부침을 겪어 온 반도체 산업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내부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삼성전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으로 인해 부침을 겪어 온 반도체 산업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내부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삼성전자

[더팩트|최문정 기자] 혹독한 한파를 겪어낸 반도체 업계에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가격 하락의 주원인이었던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확대로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업사이클'에 본격 진입할 것이란 분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은 현재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의 통계를 살펴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지난달 평균 고정 거래가격은 1.55달러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3.33% 오른 것으로, 두 달 연속 상승세다. 지난 9월과 비교하면 19.2% 올랐다.

반도체는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IT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초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가 엔데믹 국면으로 접어들며 비대면 수요가 감소하고, 인플레이션 등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서버·PC·모바일 등 반도체 수요가 급감했다. 이는 곧 재고 누적과 적자로 연결됐다.

국내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반도체 한파'의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1~3분기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에서만 약 13조 원에 이르는 영업 적자를 냈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누적 8조763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최정태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3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 설명회에서 "반도체 업황은 메모리 가격이 하락세를 멈추고, 수출과 생산이 2분기 연속 전기 대비 증가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DDR5 계약가격은 4월 들어서 하락세를 멈춘 이후 8월 중에 상승 전환했고, DDR4 계약 가격도 8월 중에 하락세를 멈추고 10월 들어 상승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회복세에 접어든 반도체가 내년에는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출시된 오픈AI의 인공지능 챗봇 '챗GPT'로 촉발된 AI 흐름 속에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고부가가치를 지닌 반도체의 판매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HBM은 D램을 여러 개 쌓아 올려 만든 메모리 반도체로,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와 효율이 크게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칩셋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로 실적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더팩트DB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칩셋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로 실적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더팩트DB

실제로 현재 HBM 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내년까지의 주요 물량 공급 협의를 마친 상황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HBM 공급 역량을 올해 대비 2.5배로 확보해 업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며 "이미 주요 고객사와 공급 물량을 협의한 상태이다"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도 HBM3와 HBM3E 생산량이 모두 완판(솔드아웃)됐고, 추가 고객 문의도 들어오고 있다"며 "내년을 포함해 중장기적으로도 다양한 AI 플레이어들, 잠재고객, 핵심 공급사 등과 비즈니스 영역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SK하이닉스가 HBM 시장 점유율 50%, 삼성전자가 40%, 미국의 마이크론이 4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랜 기간 반도체 업황을 괴롭혀 온 과잉 재고 이슈는 올 연말을 지나면서 점차 해소될 것"이라며 "대규모 감산 이후 공급자 우위로 돌아선 메모리 반도체는 과잉 재고의 소진과 함께 가격의 상승 탄력이 강해지는 업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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