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후폭풍…KB 박정림·NH 정영채 연임 물 건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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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정리=윤정원 기자]
◆ 정의선, VIP 의전 물리치고 홀로 행보…양궁 60주년 살피다
-다음은 재계 소식 한번 들어보시죠. 최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 자격으로 '2023 한국 양궁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정의선 회장은 부친 정몽구 명예회장과 함께 지난 39년간 대한양궁협회를 물심양면으로 후원하며 양궁 세계 최강국으로 발돋움하도록 노력해왔는데요. 앞으로도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과학적인 훈련기법 도입과 생활체육 저변 확보 등 양궁 발전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합니다.
-정의선 회장의 양궁 사랑은 남다르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23 한국 양궁 60주년 기념행사'에 대한양궁협회장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이날 정 회장은 VIP 의전을 모두 물리치고 혼자 스스로 행사장을 돌아다니는 소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행사장 전면에 전시된 양궁 관련 기념품들을 감상하는가 하면, 양궁 선수와 관계자들 400여 명과 일일이 악수와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특히, 양궁 역사를 알려주는 대형 화면 앞에서 꽤 긴 시간 혼자 서서 감상을 하기도 했는데요. 과거 양궁의 역사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감회를 새롭게 느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최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정의선 회장의 양궁 지원은 대단했다면서요?
-네.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 회장은 꼼꼼하고 세심한 배려로 한국 양궁 대표팀을 지원했습니다. 항저우 대회 경기를 '직관'하며 현장에서 한국 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는 등 사기를 북돋았습니다. 또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으로서 리커브 종목 남·여 개인전 시상을 직접하며 메달을 획득한 대표 선수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지요.
-특히, 정 회장은 선수들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휴게공간과 음식 등 운영현황도 본인이 직접 다 챙겼습니다. 후원사인 현대차그룹과 양궁협회는 경기장에서 약 3㎞ 떨어진 호텔에 전용 휴게 공간을 마련하고, 선수들이 경기 전후 틈틈이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항저우 유명 한식당과 계약을 맺고 경기 기간 내도록 선수들에게 한식을 제공한 것도 유명한 일화입니다.
-정 회장은 대회를 대비한 체계적 훈련, 신기술을 활용한 훈련장비 등 유무형 준비 인프라도 챙겼는데요. 진천선수촌에 항저우 양궁 경기장을 그대로 모사한 '가상의 항저우'를 만들고 대회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도록 했습니다. 선수들의 실전감각을 올리도록 지난 8월 말엔 '정몽구배 양궁대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정 회장 이전 부친 정몽구 명예회장도 양궁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지요.
-그렇습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198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이던 당시 LA대회 양궁여자 개인전에서 양궁선수들의 금빛 선전을 지켜본 뒤 양궁 육성을 결심하고, 이듬해인 1985년 양궁협회장에 취임했습니다. 이어 현대정공과 현대제철에 각각 여자 양궁단과 남자 양궁단을 창단했지요.
-정몽구 명예회장은 국내 체육단체 최초로 스포츠 과학기자재 도입과 연구개발을 통한 선수 경기력 향상 등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이와 함께 정 명예회장은 양궁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해 장비에 대한 품질을 직접 점검하고 개발하도록 독려해 세계 최고 수준의 장비를 갖추도록 만들었습니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양궁 훈련법을 도입하고 있다면서요?
-네. 양궁 60주년 행사장에서 정 회장도 직접 말했는데요. 양궁협회는 인공지능(AI), 비전 인식, 3D 프린팅 등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 기술을 활용한 훈련장비와 훈련기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최상 품질의 화살을 선별하는 장비인 '고정밀슈팅머신' △점수를 자동으로 판독하고 데이터 베이스화하는 '점수 자동기록 장치' △비접촉 방식으로 선수들의 생체정보를 측정해 선수들의 긴장도를 측정하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 등을 개발해, 체계적인 훈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3D 프린터로 선수의 손에 최적화한 '맞춤형 그립'을 제작해 대회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앞으로도 현대차그룹의 양궁협회 지원은 지속될 예정인가요?
-정 회장은 양궁협회장으로서 한국 양궁의 미래 발전을 위해 양궁의 대중화, 글로벌 인재 육성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구상입니다. 정 회장은 한국 양궁이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을 넘어서서, 국민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 스포츠로서 자리매김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현대자동차그룹과 대한양궁협회는 학교 체육 수업에 양궁을 포함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어린 시절부터 양궁을 생활 스포츠로서 느끼도록 만들기 위한 조치입니다. 또 양궁 클럽 등에서 양궁을 배우는 일반인들이 보다 양궁을 박진감 있게 즐길 수 있도록 생활체육대회를 더욱 활성화할 예정입니다.
-양궁협회는 한국 양궁의 100년 미래를 향한 청사진으로 '더 높은 목표를 향해 한마음으로 쏘는 화살(Aim Higher, Shoot Together)'이라는 슬로건을 공개한 바 있죠. 최고를 향해 성장하고, 함께 즐기고 참여하는 양궁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는데요.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으로 이어진 '양궁 사랑'과 국민들의 염원이 함께 시너지를 내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길 바랍니다.
◆ KB·NH투자증권, 우리금융 손태승 전례 따르나…소송전 가능성↑
-이번 주 증권가에서는 지난 3년간 이어진 라임·옵티머스 판매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제재가 가장 큰 이슈였습니다. 지난 11월 29일 금융위원회는 전날 제21차 정례회의를 열고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대한 제재를 확정지었습니다. 금융위는 박정림 사장과 정영채 사장에게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을 이유로 각각 '직무정지 3개월'과 '문책경고' 조치를 내렸습니다.
-박정림 사장에게 특히나 높은 수위의 제재가 내려졌군요. 올해 연말로 임기가 끝나는 상황이었는데, 연임은 물건너갔군요.
-네. 금융위는 박 사장에게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통해 라임관련 펀드에 레버리지 자금을 제공하며 펀드의 핵심 투자구조를 형성한 책임이 크다고 봤습니다. 관련 거래를 확대하는 과정에 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제할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거죠.
-박 사장의 직무가 정지되는 건 언제부터인가요?
-금융위로부터 공식 통보서를 받는 시점부터 직무가 정지됩니다. KB증권은 각자대표 체제인 만큼 박 사장의 직무정지 시 김성현 대표이사 사장이 직무대행에 나서 경영 공백을 메우기로 했습니다.
-내년 3월까지 임기인 정영채 사장의 연임도 어려워진 건가요? 박 사장보다는 낮은 처분을 받았는데요.
-금융회사 임원 제재 수위는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경고 △직무정지 △해임권고 등 5단계로 나뉩니다. 문책경고 이상을 받은 금융회사 임원은 3~5년간 금융회사 취업이 제한되니, 연임은 못 한다고 봐야죠.
-두 사장이 금융당국의 중징계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에 나설 확률은 없나요? 금융위 제재 당시에도 각 증권사 대표들은 투자금 배상을 통해 피해자 구제에 최선을 다했고, 사후 투자자 보호와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한 점을 들어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아는데요.
-시장에서는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소송이 진행되면 연임에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 앞서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경우 금융감독원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결정하자 이에 불복, 징계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하며 최종 승기를 쥐었습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또한 지난 2020년 DLF 판매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인 문책 경고를 받았으나 징계 취소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함영주 회장은 지난해 3월 1심에서 패소, 현재는 2심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2심 결론은 내년 1월 25일에 나올 예정입니다.
-결국 한숨을 돌린 건 '주의적 경고'를 받은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당시 대신증권 사장)뿐이군요. 당초 2020년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됐던 문책경고보다 한 단계 경감됐으니, 선임 1년 만에 의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을 일은 없게 됐네요.
-네, 이제 양 부회장은 대신증권의 경영 행보를 이어가는데 온 힘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신증권은 올해 7월 종합금융투자사로 지정받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하고 본사사옥 매각 검토 등을 통해 자본 확충에 힘쓰는 중인데요. 내년에는 종투사로의 도약에 드라이브를 걸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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