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E 총회 28일(현지시간) 파리에서 개최
재계 총수들, 부산엑스포 홍보 위해 "지구 197바퀴"
[더팩트|최문정 기자]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결정지을 '운명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정부와 발을 맞춰 적극적인 홍보 활동에 나서왔던 재계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총력전에 나서며 힘을 보태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은 지난 26일(현지시간)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에 집결해 현지에서 부산 엑스포 홍보 스퍼트를 올렸다.
BIE는 28일(현지시간) 총회를 통해 2030 세계박람회를 개최할 도시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후보에 올라 있는 도시는 대한민국 부산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등이다.
이번 엑스포 유치전은 우리나라보다 먼저 홍보 활동을 시작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 시작됐다. 뒤늦게 출사표를 던진 한국은 민·관이 한팀이 돼 적극적인 유치전에 나섰다. 그동안 재계 총수와 경영진들이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을 위해 누빈 거리는 지구 197바퀴(790만2415㎞)를 넘겼다.
주요 기업들은 투표권을 쥔 180여개국의 BIE 회원국을 나눠 맡아 맞춤형 공략을 펼쳤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 31개국·SK 24개국·현대차 20개국·LG 10개국 등을 각각 맡아 홍보 활동을 전담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10월 승진한 이후 숨가쁘게 해외를 오갔다. 이 회장이 부산엑스포 관련 출장길에 나선 것은 올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스위스 순방 동행, 3월 일본과 중국, 5월 미국, 6월 프랑스와 베트남, 7월 태평양 도서국 등이 있다. 이 회장은 이달 들어서는 영국과 프랑스를 각각 방문했다. 그는 지난 24일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 한국대표부 주최 국제박람회 기구 교섭 오찬에서 부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27일 파리에서 귀국한 이 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대해 "다들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엑스포 유치 민간 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역시 '투혼'을 발휘하며 부산엑스포 알리기에 나섰다. 최 회장은 지난달부터 파리에 '메종 드 부산'(부산의 집)이라는 거주 공간을 마련하고, 파리 주재 BIE 대사들을 만나왔다. 지난 13일부터는 열흘이라는 촉박한 일정 동안 중남미와 유럽 7개국을 오가며 막판 스퍼트를 올렸다. 최 회장은 다리 부상 여파로 목발을 짚고 행사에 나서거나, 비행기 이코노미석에도 선뜻 올라타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홍보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최 회장은 지난 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한국 정부와 여러 기업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한 결과, 어느 누구도 승부를 점칠 수 없을 만큼 바짝 추격하고 있다"며 "저도 매일 새로운 나라에서 여러 국가 총리와 내각들을 만나 한 표라도 더 가져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최 회장은 재계 총수도 이코노미석을 탑승하냐는 질문에 "시간이 없으면 아무거나 빠른 거 집어타야죠"라며 절박한 심경을 나타내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엑스포에 '진심'인 행보를 이어갔다. 정 회장은 2021년 8월 국내 주요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엑스포 유치지원전담조직을 꾸렸다. 이후 미국과 체코, 슬로바키아,인도네시아, UAE, 프랑스, 베트남 등 20여개국을 방문해 부산엑스포 유치를 호소했다.
정 회장은 23일 오후 BIE 대표 초청 만찬 건배사에서 "결과와 관계없이 한국은 각국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정부의 약속에 힘을 보탰다. 정 회장은 개최지가 결정되는 28일까지 파리에 머물면서 비공개 지원을 펼칠 예정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와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달에는 아프리카 BIE 회원국을 만나 개최지 부산을 알렸다. 구 회장 역시 지난 23일 각국 BIE 대표단과 함께한 만찬 자리에서 마지막으로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했다.
부산을 연고로 둔 롯데그룹도 열띤 홍보전에 동참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대통령 경제사절단 활동에 적극 참여하며 '부산엑스포 홍보맨'을 자처했다.
'회장님'들의 열띤 홍보전에 각 기업들의 홍보 노력도 더해졌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BIE 총회가 열리는 파리 곳곳에 부산엑스포 관련 광고를 내걸고 있다. 양사는 파리의 관문인 샤를드골 국제공항에 대형 광고판을 마련하거나, 판매 매장 등을 활용해 부산엑스포 관련 상징을 노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부산의 상징물인 광안대교와 갈매기 등을 랩핑해 제작한 아이오닉6와 EV6 등 '아트카'는 현재 파리 곳곳을 누비며 부산을 알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월드타워 외벽 파사드에 막판 유치전 지원을 위한 '부산 이즈 넘버 원' 메시지를 띄우고 있다.
한편, 2030 엑스포 개최 도시를 결정하는 BIE 173 총회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개최 도시는 투표로 결정되며,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도시가 회원국 절반 이상의 표를 얻지 못할 경우, 2차 결선 투표에 부친다. 한국의 경우, 2차 결선 투표에서 사우디 리야드를 꺾고 역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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