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배당 늘려도 아쉬운 상승률
횡재세 도입 가능성 낮지만 하방 압력 원인
[더팩트 | 이한림 기자] 국내 증시에서 대표적 배당주로 꼽혀온 은행·보험 등 금융주가 연말을 앞두고 힘을 못 쓰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찬 바람 불때 배당주를 사라'는 증시 격언처럼 상장 금융사들이 연말 배당을 높여 주주를 맞을 준비를 마쳤으나 주가 상승률이 신통치 않아서다.
최근 금리 인상 기조가 주춤하고 정치계에서 불거진 '횡재세 논란'도 금융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횡재세 도입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지만, 금융주 전반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 은행 지수는 전월 동기 대비 6.24% 오른 646.67에 장을 닫았다. KRX 보험 지수는 같은 기간 0.36% 올랐다. 모두 지난달 27일보다 주가가 개선됐으나 같은 기간 코스피가 8.37% 오른 것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흐름이다. KRX 은행 지수는 27일 장에서 하락 마감했다.
종목별로는 상승한 종목도 있지만, 내림세를 보인 종목도 있다. △우리금융지주(5.80%) △삼성화재(5.57%) △신한지주(5.00%) △기업은행(1.82%) 등이 올랐고, △제주은행(-24.21%) △상상인(-5.59%) △삼성생명(-2.38%) △현대해상(-1.90%) △하나금융지주(-0.84%) △KB금융(-0.19%) 등은 내렸다.
투자자들은 금융주가 배당 효과에 힘입어 연말에 강세를 띠는 업종이기 때문에 약세 우위장을 보인 최근 주가 추이에 의문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로 올해 금융사의 실적이 양호하고 주주가치 제고 영역인 배당금도 지난해보다 인상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과 대조적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 등이 배당금을 지난해와 동결하거나 지난해보다 높은 배당금을 지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금융주가 연말에도 힘을 못 쓰는 원인으로 횡재세 논란을 주목하고 있다. 초과이윤세로 불리는 횡재세는 일정 기준 이상의 이익을 얻은 법인 등이 초과 이익분을 기본소득세 등 외에 추가 징수하는 세금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야당 인사들을 중심으로 도입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특히 지난 14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올해 유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으로 호실적을 거둔 정유사와 금융사들에 초과 이익의 40%까지 부담금을 징수하게 하는 횡재세 법안을 발의하면서 도입 가능성을 두고 정치계를 중심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다만 여당과 정부가 횡재세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라 실제 시행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페이몬트 앰버서더 호텔에서 열린 금융투자협회 70주년 행사에서 취재진을 만나 "횡재세는 개별 금융기관 사정에 대한 고려가 없고 일률적으로 이윤을 뺏겠다는 틀로 금융업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자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시장은 횡재세 논란을 도입 여부를 떠나 금융사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해석해 금융주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또 금융주가 비교적 외인 비중이 높은 업종으로 분류된 만큼 기업의 이익에 불확실성을 주는 횡재세 논란이 정치적인 이슈와 엮여 투자를 꺼리게 된다는 시각도 있다.
한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대표적 배당주로 불리며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에 인기가 있던 금융주가 연말 코스피보다 상승률이 낮은 원인으로는 기업은 물론 업종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며 "최근 정치계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횡재세 논란은 충분히 금융주에 대한 투자 인식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외인 역시 정치권 입김이 작용한 종목에 투자하지 않는 성향이 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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