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정용진, 강도 높은 쇄신 요구…새 경영전략실장에 임영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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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최문정 기자]
◆ 젊은 인재를 과감히 전진 배치…올해도 유지된 구광모식 인사 기조
-다음은 LG그룹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LG그룹이 4대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사장단·임원 인사를 마무리했다고요?
-LG그룹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고 2024년도 사장단·임원 인사를 실시했습니다. 앞서 '3인 부회장' 체제에 변화가 생길지 여부가 큰 주목을 받았는데, 결과적으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2인 부회장' 체제가 됐습니다. 구광모 회장 취임 당시(2018년) 6명의 부회장이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갈수록 슬림화되며 세대교체가 빠르게 이뤄진 것입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최고경영자(CEO)가 바뀐 계열사는 총 3곳인데요.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이 LG디스플레이 CEO 자리를 채웠고, LG에너지솔루션과 LG이노텍은 각각 1969년생 김동명 사장, 1970년생 문혁수 부사장 등 젊은 CEO를 선임했습니다.
-그렇군요. 또 다른 특징이 있었나요?
-'성과주의'를 원칙으로 젊은 인재를 과감히 전진 배치하는 '구광모식 인사 기조'가 엿보였습니다. 신규 임원의 97%(96명)가 1970년 이후 출생자로 나타났는데요. 최연소 임원은 1982년생인 LG생활건강 손남서 상무였습니다. 또 31명의 연구개발(R&D) 부문 인재가 승진하며 R&D 임원 규모가 역대 최대인 203명(지난해 196명)으로 확대된 점도 눈길을 끌었는데요. 미래 사업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젊은 아이디어와 전문 기술 역량을 갖춘 인재를 등용한 것이죠.
-구광모 회장은 인재를 발탁할 때 출신을 따지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잖아요?
-실력이 있다면 출신은 상관없다는 생각입니다. 취임 직후 외부 인사인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LG화학 대표이사에 전격 발탁하는 등 '순혈주의' 전통을 깨는 파격적인 인사 스타일을 보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고 있는데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영입한 외부 인재는 총 86명이었습니다. 이번 인사를 통해서는 15명이 추가됐죠.
-리더십 다양성을 강화하려는 선택이겠죠?
-맞습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여성 인재도 적극 발탁되고 있는데요. 전체 임원 승진 규모(139명)가 지난해(160명)보다 줄었음에도 여성 인재는 동일한 9명(신규 임원 8명)이 승진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LG그룹의 여성 임원은 2019년 초 29명이었는데, 5년 만에 61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났는데요. '실력과 전문성을 갖췄다면 출신과 성별을 따지지 말라'는 구광모 회장의 인재 발탁 기조는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다 바꿔라" 주문한 신세계 정용진…임영록 경영전략실장에 실리는 '기대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20일 열린 경영전략실 전략회의에서 강도 높은 쇄신 필요성을 주문했다고요.
-네. 정용진 부회장은 이날 경영전략실 전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경영전략실이 과거 일 해온 방식을 질책하며 지금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전략회의에서 많은 얘기를 쏟아냈다고 하는데 자세하게 어떤 내용들이었나요.
-정용진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의 역할과 성과에 대해 무겁게 뒤돌아봐야 할 시기라며 새로운 경영전략실은 각 계열사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군림하는 조직이 아닌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이 연구하고 가장 많이 일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일하는 방식도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경영전략실이 신세계그룹의 최종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조직인만큼 그에 걸맞게 책임 또한 가장 무겁게 진다는 인식을 갖고 업무에 임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특히 경영전략실 뿐만 아닌 그룹 전체가 함께 변화해야 한다며 경영전략실을 필두로 그룹 전체에 강도 높은 쇄신을 당부했습니다.
-정용진 부회장의 이런 강도 높은 메시지가 나온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룹 핵심 계열사이자 국내 유통 매출 1위였던 이마트가 올해 들어 계속 쿠팡에 밀리는 등 굴욕을 겪고 있고, 경기 침체로 계열사 전반의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체질 개선 필요성이 대두돼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7일 계열사들의 성과총력 체제를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기존 전략실을 경영전략실로, 전략실 산하 지원본부와 재무본부를 각각 경영총괄과 경영지원총괄 조직으로 개편했습니다. 이는 지난 9월 25개 계열사 대표 중 9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인사에 이은 후속 조치입니다.
그룹은 이번 개편을 통해 경영전략실을 그룹 최고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안정적으로 보좌하는 본연의 업무를 강화하고 최고경영진의 경영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강력한 조직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기능 중심의 조직 효율화를 통해 실무 기능은 과감하게 현업으로 이관하고, 각 사별 사업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그룹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해 그룹의 미래 지속 성장을 이끄는 조직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영전략실장도 8년 만에 교체됐다고요.
-신세계그룹은 지난 17일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겸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경영전략실장으로 선임했습니다. 경영전략실 수장 교체는 8년 만입니다. 그룹은 선임 이유에 대해 ‘성과’를 강조했습니다. 임영록 신임 경영전략실장은 7년간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직무를 수행하며 새로운 유통 포맷인 스타필드를 시장에 안착시켰다면서 이 과정에서 그룹 내 여러 관계사와의 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을 감안해 신임 경영전략실장의 중책을 맡게 됐다고 선임 이유를 밝혔습니다.
-경영전략실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직속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인데 8년 만에 수장을 교체한 만큼, 그룹 차원에서도 대대적인 혁신을 꾀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임영록 신임 경영전략실장에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신세계그룹이 어떤 변화들을 이뤄낼지 주목해야겠습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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