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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 '신상필벌'로 물러난 송호섭 스타벅스 전 대표를 선임한 이유

  • 경제 | 2023-11-24 15:31

bhc "기업가치 개선·브랜드 명성 강화 탁월한 역량"
외식업계 "종합외식기업 나아가는데 적임자 판단했을 듯"


bhc그룹은 지난 23일 송호섭 전 SCK컴퍼니(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왼쪽 작은 사진은 송호섭 bhc 신임 대표. /더팩트 DB·bhc
bhc그룹은 지난 23일 송호섭 전 SCK컴퍼니(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왼쪽 작은 사진은 송호섭 bhc 신임 대표. /더팩트 DB·bhc

[더팩트|이중삼 기자] bhc그룹이 송호섭 전 SCK컴퍼니(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를 신임 사령탑에 앉혔다. bhc 측은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 시절 국내 최대 F&B 브랜드 중 하나로 성장시킨 점, 글로벌 브랜드의 국내 시장 진출·성장을 견인한 점이 신임 대표로 선임된 이유라고 밝혔다. 외식업계에선 지난해 10월 신세계그룹이 '신상필벌 원칙'(공로가 있으면 상을 내리고 죄를 지었으면 징벌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경질된 인물을 수장에 앉힌 것에 대해 '심려'와 '기대' 등 두 가지 시선을 내비쳤다.

지난 23일 bhc그룹에 의하면 송호섭 전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bhc그룹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 취재진과 전화통화에서 "송호섭 신임 대표는 지난 10여 년 간 국내에서 식음료, 소비재, 라이프스타일 기업의 대표를 역임하면서 기업가치 개선과 브랜드 명성 강화에 탁월한 역량을 보여왔다"며 "또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의 국내 시장 진출과 성장에도 견인했다. 중장기적 관점의 경영 전략 수립과 비즈니스 운영·실행 면에서 높은 성과를 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투명한 경영환경에 대비하고 지속성장성 추구, 글로벌 수준의 거버넌스·컴플라이언스 체계 확립을 위해 업계 최고의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송 대표를 신임 CEO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1970년생인 송 대표는 1993년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이후 △나이키 코리아 입사 △로레알코리아 브랜드 매니저 △더블에이코리아 제너럴 매니저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 등을 역임하고 이달 bhc 신임 대표에 올랐다.

송 신임 대표는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당시 '서머 캐리백 사태' 등 발암물질 검출 논란, 빨대 휘발유 냄새 등으로 소비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고객 증정품으로 제공한 서머 캐리백에서 1급 발암물질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특히 늑장 대응한 정황까지 드러나며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고 이에 신세계그룹은 직접 SCK컴퍼니에 대한 내부감사를 벌이기도 했다. 포름알데히드는 WHO 산하기관인 국제암연구소가 규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이 여파로 송 대표는 남은 임기 2년 6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퇴진했다.

실적에서도 큰 성과를 내진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대표를 할 당시 매출을 보면 △1조8695억 원(2019년) △1조9284억 원(2020년) △2조3856억 원(2021년) △2조5939억 원(2022년), 영업이익은 △1751억 원(2019년) △1643억 원(2020년) △2393억 원(2021년) △1224억 원(2022년)을 기록했다. 매출은 매년 고공행진을 달렸지만 수익성 안정화 부분에선 거리가 있었다. 물러난 자리에는 신세계아이앤씨(I&C) 출신의 손정현 대표가 새로운 수장에 올랐다.

송호섭 bhc 신임 대표는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당시 '서머 캐리백 사태' 등 발암물질 검출 논란, 빨대 휘발유 냄새 등으로 소비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더팩트 DB
송호섭 bhc 신임 대표는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당시 '서머 캐리백 사태' 등 발암물질 검출 논란, 빨대 휘발유 냄새 등으로 소비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더팩트 DB

외식업계에선 이번 신임 대표 내정에 대해 두 가지 의견으로 갈렸다. 먼저 심려를 드러낸 관계자는 "커피와 치킨은 식품이라는 틀에서 근간은 같지만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확연히 다른 시장이다"며 "특히 치킨업계는 가맹사업이 핵심인데 송 대표가 각각의 사업 파트너들과 호흡을 잘 해나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경영능력을 종합해 고려해서 선임했겠지만 '이미지 쇄신'이라는 이유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첨언했다.

반면 기대하는 입장에선 "bhc가 추구하는 것이 '종합외식기업'이다. 그룹의 방향성에 맞는 인사를 찾은 것 같다"며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자리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분명히 리스크를 해결하려고 노력한 부분도 있었다. 긍정적인 효과를 내다보고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송 신임 대표 선임과 관련 △CEO 경력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GS) 세력 개편 등 두 가지 이유를 꼽았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송 전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는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 체제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신상필벌로 해임됐다고 판단된다"며 "이번 선임 이유는 그동안 식음료와 소비재, 라이프스타일 기업의 CEO 경력을 가지고 있고 또 GGS그룹 내의 세력 개편에 따른 절충안의 선택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송 신임 대표에게 전권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bhc 분위기 쇄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6일 bhc그룹의 지주회사인 GGS는 GGS(박현종) 대표와 bhc 대표(임금옥)를 동시에 해임했다. 당시 GGS 관계자는 "악화되는 외부 경영환경에 맞서 GGS와 자회사 bhc의 기업 명성·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고 지속성장성을 추구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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