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매물 52만 채 이상…1년 전 대비 두 자릿수 증가
부동산 소비자 심리도 하락…전문가 "2024년 지키는 해 돼야"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부동산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전국적으로 매물이 역대 최대치로 쌓이고 있다. 여기에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이 겹치며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내년에는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아파트 실거래가(아실)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에서 매매로 내놓은 아파트는 총 52만2494채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1년 전과 비교해 매물량은 모두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경기도 아파트 매물은 14만2297채로 지난해 11월 19일과 비교해 24.5% 매물량이 늘었고, 서울은 7만8170채가 매물로 나와 40.6%가 늘었다. 이어 △부산 5만1723채(21.9%↑) △대구 3만8032채(13.0%↑) △인천 3만2824채(24.1%↑) △경남 3만1494채(29.3%↑) △충남 2만2442채(21.3%↑) △경북 1만9539채(15.5%↑) △광주 1만8825채(37.7%↑) △대전 1만5367채(19.1%↑) △울산 1만4357채(13.1%↑) △전북 1만4143채(21.7%↑) △강원 1만3196채(25.3%↑) △충북 1만2977채(11.9%↑) △전남 8041채(24.8%↑) △세종 7201채(44.7%↑) △제주 1866채(33.5%↑) 순으로 매물량이 많았다.
매물 증가율이 30%가 넘은 곳이 서울·광주·세종·제주 4곳에 달했다.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매물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공급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분양을 했으나 주인을 찾지 못한 미분양 수는 지난 9월 기준 △서울 914채 △경기 4971채 △부산 2235채 △대구 1만501채 △인천 1787채 △광주 573채 △대전 918채 △울산 2990채 △세종 127채 △강원 3958채 △충북 3584채 △충남 5814채 △전북 3366채 △전남 3600채 △경북 7680채 △경남 4376채 △제주 2412채 등 총 5만9806채로 집계됐다.
아실은 2020년 1월부터 일별 매물 현황을 인터넷 매물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해 공개하고 있다. 온라인에 매물이 등록되지 않은 경우도 있는 만큼 실제 매물량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연구원이 지난 15일 발표한 '10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도 하락세를 보였다. 전국 주택매매 소비자심리지수(111.1)는 전월 대비 8.3p 하락해 상승 국면에서 보합 국면으로 전환했다. 비수도권(109.7, 6.3p 하락)보다 수도권(112.3, 9.9p 하락) 하락세가 높았다.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이뤄진 급격한 아파트값 상승에 따른 가격 부담,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이후 시작된 고금리 지속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 경기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인 가운데 내년엔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백광제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상승 신화의 배신'을 제목으로 한 2024년 부동산 시장 전망 리포트에서 "주택 가격 변동의 주요 변수로서 금리의 중요성이 시장에 점차 알려지고 있지만, 아직 실제 금리의 가격 적용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며 "현재 금리 상태의 장기 유지와 내재수익률·안전자산수익률 역전 상태를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대략 현재 가격 대비 최대 30%, 최고점 대비 최대 50% 수준의 추가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백 수석연구원은 아파트 시장 가격에 대해 "2023년에는 정책 대출, (정부가 개입한) 금리 인하 등 영향으로 연간으로는 플러스 마감될 가능성이 높지만 정책 대출 종료, 시장금리 상승, 입주 물량 등 공급 증가의 복합 영향으로 10월 이후 실거래가부터 다소 드라마틱한 가격 하락을 전망한다"며 "내년 수도권 아파트값은 역전세난 확산, 이자부담 가중 등의 영향으로 5% 이상의 하락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그는 "수도권 아파트 순공급은 2020년 초과 공급 전환을 시작으로 현재 누적 6만6000세대의 초과 공급이 있다고 추정한다"며 "내년 분양 계획이 나오기 전이라 이후 공급 과잉 수준을 미리 예측할 수는 없지만, 초과 공급 유지 시기는 최소 2025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백 수석연구원은 "최근 아파트값 변경과 상관없이 수익률 역전과 공급 과잉에 따른 역전세난, 경매 증가 등 신용 리스크는 이미 크게 확산하고 있다"며 "2024년은 신규 투자보다 지키는 한 해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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