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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전환' 성공한 SK에코플랜트…경영진 연임여부 '관심'

  • 경제 | 2023-11-19 00:00

건설사에서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전환
올해 매출·영업이익 회복세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 여부에 건설업계의 시선이 주목된다. 회사가 목표로 제시했던 기업가치 10조 원과 올해 IPO 계획은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지혜 기자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 여부에 건설업계의 시선이 주목된다. 회사가 목표로 제시했던 기업가치 10조 원과 올해 IPO 계획은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지혜 기자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바꾸면서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전환한 후 실적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당초 올해 계획했던 기업가치(EV) 10조 원 목표와 기업공개(IPO) 일정은 미루게 되면서 박 사장의 공과가 교차한다.

19일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 말에서 내달 초 사이 SK그룹 정기인사와 함께 임원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박경일 사장의 연임 여부도 결정된다. 지난 2021년 9월 SK에코플랜트 대표에 오른 박 사장은 내년 3월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 3년간 SK에코플랜트는 사명과 사업분야가 바뀌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겪었다. 회사는 지난 2021년 5월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회사명을 바꾸고 기업 정체성을 기존 건설사에서 환경·에너지 업체로 전환했다. 박 사장은 같은 해 10월 기존 사업운영총괄에서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박 사장이 SK그룹에서 투자전략과 M&A(인수‧합병)를 담당했던 만큼 SK에코플랜트의 경영 방향성도 유사기업과의 인수·합병을 뜻하는 '볼트온(Bolt-on)' 전략으로 가닥이 잡혔다. 지난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기업 SK오션플랜트(옛 삼강엠앤티)와 글로벌 E-waste(전기·전자 폐기물) 전문기업인 테스를 인수했고 말레이시아 종합환경기업 센바이로,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기업 어센트엘리먼츠 지분인수도 단행했다.

초기에는 기업 인수 과정에서 부채가 늘고 수익성이 감소하는 등 성장통을 겪었다. SK건설 시절이던 지난 2020년 회사의 3분기 누계 매출액은 5조6116억 원, 영업이익은 2195억 원 규모였다. 이후 체질전환 1년차인 2021년에는 매출이 4조5904억 원으로 1조 원 이상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31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0억 원가량 늘었다. 이어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매출 4억8942억 원, 영업이익 1692억 원을 기록하며 다소 맥락없는 경영 흐름을 보였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경영 실적이 우상향하는 추세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3분기 누계 영업이익 2982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가량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6조5139억 원으로 늘어 6조 원대를 회복했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이 지난해 2월 싱가포르 풀러턴 호텔에서 테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이 지난해 2월 싱가포르 풀러턴 호텔에서 테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그러나 최대 경영과제로 꼽혔던 IPO를 위한 재무건전성 확보에는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 기준 회사의 부채비율은 209.7%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55.9%보다는 크게 회복했지만 잇따른 기업 인수로 부채는 10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 2021년 3분기 기준 6조9008억 원에서 3조 원 이상 빚이 늘었다. 동시에 회사가 인수하거나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회계에 포함된 연결회사는 지난 2021년 37개에서 지난해 101개, 올해 3분기 기준으로는 188개로 불어났다.

회사가 목표로 제시했던 기업가치(EV) 10조 원 목표 달성 가능성도 희박하다. 당시 박 사장은 올해까지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8500억 원 규모로 키우고 IPO를 추진해 EV 10조 원의 회사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EBITDA에 업계별 배수를 곱해 EV를 산정하는데, 회사는 이 배수를 11~12배 수준으로 가늠하고 있다. 8000억 원대 EBITDA에 12배를 하면 10조 원 EV가 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올해 8000억 원대 EBITDA 달성은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다. 올해 3분기 누계 기준 회사의 EBITDA는 3750억 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56억 원보다는 크게 늘었지만 올해 4분기 영업이익 발표가 남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한 분기만에 두배 이상의 성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의 관측도 분분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경영 성과가 개선되는 추세인 데다, 국내 주택사업 경기 악화로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체질전환도 필수적인 상황이었던 만큼 박 사장 연임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초 에너지기업 전환 초기 공격적 M&A를 위해 박 사장을 선임했고, 지금은 안착 단계로 접어들었으니 CEO 교체 시점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IPO 시기의 경우 국내외 경제, 증시 등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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