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택시업계와 간담회…수수료 인하·플랫폼 개방
김범수 창업자 "경영진 인사 포함한 쇄신 추진"
[더팩트|최문정 기자] 카카오가 연말까지 전면적인 쇄신을 약속했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의 '시세조종' 의혹에 김범수 창업자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연루돼 있고, 카카오모빌리티를 향한 정치권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현재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카카오모빌리티 수수료 관련 개편을 서두르는 한편, 주요 경영진 인사 개편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 4단체는 협의체를 구성해 오는 12월 31일까지 △가맹택시 사업 구조 변경 △수수료 수준 현실화 △택시 배차 문제 개선 등 3가지 쟁점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 업계는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전국택시연합회관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이는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카카오의 택시에 대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며 "(국무위원들은) 반드시 조치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윤 대통령의 주문 당일 택시업계와의 긴급 간담회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사업은 기사가 운임 20%를 카카오모빌리티에 수수료로 내는 가맹계약과 회사가 운임의 15∼17%를 택시기사·법인택시에 돌려주는 제휴계약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동안 택시 업계는 운수회사가 카카오모빌리티에 내는 수수료는 전체의 3~5% 남짓이지만, 우티 등 경쟁사의 2.5%보다는 높은 수준인 점을 고려해 수수료 인하를 요구해 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업계의 요구를 반영해 신규 출시할 가맹 서비스의 수수료를 3% 이하로 확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연말까지 가맹 수수료를 최소화한 가맹 서비스 상품 안을 마련할 예정이며, 기존 가맹 택시 참여자들에게도 신규 가맹택시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목표다.
또한 독과점 논란과 관련해서는 다른 택시 플랫폼들에게 카카오 T 플랫폼을 개방하겠다는 방침을 공유했다.
카카오는 연말까지 카카오모빌리티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최근 1년8개월 만에 경영 복귀에 나선 김범수 창업자는 지난 13일 오전 경기 성남시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열린 제3차 공동체비상경영회의에 참석해 "모든 서비스와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서 국민들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 창업자는 "올해 말에 가시적인 내용 몇 가지를 내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도록 달려볼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이번 쇄신안에는 경영진 인사에 대한 계획도 포함될 예정이다.
그동안 카카오는 '100명의 전문경영인(CEO) 양성'을 목표로 삼은 김 창업자의 뜻에 따라 각 계열사 대표가 경영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며 성장하는 자율경영 형태를 취했다.
이 과정에서 주요 경영진들이 모두 김 창업자와 이전부터 인연이 있는 인사로 구성됐다는 비판을 마주했다. 실제로 홍은택 현 카카오 대표를 포함해 남궁훈, 여민수, 조수용, 임지훈, 이석우, 류영준 등의 역대 대표들은 모두 김 창업자와 삼성SDS에서 함께 근무했거나, 카카오 창업 전 사업을 운영할 때부터 인연이 있었다. 카카오 노조 역시 이러한 상황을 '회전문 인사'라며 비판을 이어왔다.
이에 따라 카카오 주요 계열사 대표들의 큰 폭의 인사이동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한국CXO연구소 등에 따르면 카카오 공동체 계열사 대표 77명이 내년 상반기 안에 임기가 만료된다. 내년 3~4월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카카오(홍은택 대표), 카카오게임즈(조계현 대표), 카카오모빌리티(류긍선 대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진수 대표), 카카오VX(문태식 대표) 등이 크고 작은 논란에 휘말린 만큼 추가 경영 리스크를 막기 위한 인사 교체 카드가 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우선 이번 사태를 계기로 마련한 외부 감사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이하 준법위)를 구성하고, 위원회의 의견을 바탕으로 주요 경영 내용에 대한 점검을 받는다는 목표다.
초기 준법위 위원장인 김소영 전 대법관은 "오래전부터 기업의 진정한 준법 경영을 위해서는 사회의 규범과 법률을 준수하면서 경영활동을 수행하는 준법경영뿐만 아니라, 고객, 협력업체, 국민 등 이해관계자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경영활동을 수행하는 신뢰경영이 모두 갖추어 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본 위원회가 그 명칭대로 준법과 신뢰 양 측면에서 독립된 전문가 조직으로서의 감독과 견제 역할을 다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예고했다.
김 창업자는 "나부터 준법과 신뢰위원회 결정을 존중할 것이며, 그렇지 않은 계열사들의 행동이나 사업에 대해선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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