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멤버' 황현순, 임기 2년 넘게 남기고 불명예 퇴진 유력
역대 키움증권 대표 모두 내부 인사…의외의 인물 인선 가능성도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올해만 두 차례 주가조작 사태에 휘말려 리스크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는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가 자진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키움증권의 연말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역대 키움증권 대표들이 모두 내부 출신인 만큼 승진이 유력하나 올해 대내외적 악재가 거듭된 만큼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의외의 인물이 뽑힐 가능성도 거론된다.
15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는 지난 9일 이사회에 자진 사임 의사를 밝히고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가 발생한 지 3주 만이며, 신임 대표로서 지난해 성과를 인정받고 연임(2026년 3월 28일까지)된 지 8개월 만이다.
키움증권 창업 멤버 중 한 명으로 23년간 키움증권에서만 몸담은 '키움맨' 황 대표가 임기가 남았음에도 자진 사임 의사를 밝힌 배경으로는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에 따른 대규모 손실 발생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키움증권은 주가조작 세력에 의해 급등세를 기록한 영풍제지의 미수거래 증거금률을 타 증권사와 달리 상향하지 않았다가 돌연 하한가 직후 거래가 정지되자 4943억 원의 미수금을 내게 됐다.
이후 영풍제지의 거래가 재개됐을 때 반대매매를 통한 미수금 회수에 나섰지만 610억 원(12%) 회수에 그쳤다. 나머지 4333억 원은 향후 고객 변제나 추심 등을 통해 규모를 줄일 수 있으나 우선 4분기 손실에 고스란히 반영될 예정이다.
전통적 리테일 강자로 불리는 키움증권은 올해 3분기 2차전지 등 테마 중심의 거래 대금 규모가 늘어나면서 271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3분기보다 51.7% 늘어난 수치로 시장 전망치를 무려 33.4%나 웃돈 호실적이다. 그러나 4분기에 4000억 원이 넘는 손실이 책정되면서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주가도 17거래일째 10만 원을 넘지 못하고 횡보 중이다.
업계에서는 키움증권 이사회가 이처럼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서라도 황 대표의 사직서를 수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 황 대표의 뒤를 이어 대표를 맡을 후임자에 대한 논의도 곧바로 진행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황 대표의 후임으로는 내부 승진을 통한 인선이 유력하다. 그룹 전략경영실장 부사장을 맡다가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황 대표처럼 키움증권의 역대 대표들이 모두 내부에서 요직에 있다가 CEO로 오른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자기자본투자본부와 투자운용본부, 전략기획본부 등을 거쳐 현 키움증권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엄주성 부사장과 10년 넘게 장기 리서치센터장으로 증권가에 이름을 알린 박연채 홀세일총괄본부 부사장 등이 차기 CEO 하마평에 오른 이유다.
일각에선 '깜짝 인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키움증권이 올해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뿐만 아니라 지난 4월 SG증권발 주가조작 사태에서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연루되는 등 부침을 겪은 만큼 새 인물을 통한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여전히 나오고 있어서다. 오너인 김익래 전 회장의 장남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와 차녀 김진이 전 키움투자자산운용 상무의 거취도 관심사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오는 16일 이사회에서 황현순 대표의 사임 이사에 대한 후속 절차가 논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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