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플랫폼 전략' 경쟁사와 명확한 차별점
상품·콘텐츠 경쟁력 확보…"미디어 커머스 채널로 도약할 것"
[더팩트|이중삼 기자] 홈쇼핑 업황이 흔들리면서 국내 주요 홈쇼핑 기업들이 올해 3분기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나홀로 숨통을 틔운 기업이 있다. TV 시청자 수 급감, 송출수수료 부담 등 이중고(二重苦)에도 수익성을 개선한 것이다. 이 기업은 차별화된 전략이 위기를 돌파한 열쇠가 됐다며 향후 독보적인 미디어 커머스 채널로서 도약하기 위한 준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CJ ENM의 커머스 부문인 CJ온스타일 얘기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올해 3분기 CJ온스타일 매출은 3003억 원, 영업이익은 7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3095억 원·영업이익 57억 원) 대비 매출은 -2.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3.2% 늘었다. 반면 GS SHOP·롯데·현대홈쇼핑 실적은 고꾸라졌다. GS리테일 홈쇼핑 사업부문(GS SHOP)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598억 원, 영업이익은 21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매출 2894억 원·영업이익 262억 원) 대비 매출은 -10.2%, 영업이익은 -18.7% 줄었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3분기 매출 219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2560억 원) 대비 -14.3% 줄었다. 영업이익도 -8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0억 원이었다. 롯데홈쇼핑에 의하면 TV 시청자 수가 줄고 송출수수료가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매출 5051억 원, 영업이익 168억 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동기 대비로 보면 매출은 -5.1%, 영업이익은 -43.7% 줄었다.
홈쇼핑업계가 기를 못 펴고 있는 이유는 TV 시청자 수 급감, 송출수수료 부담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TV홈쇼핑 핵심 고객인 40대~60대가 TV를 떠나고 있다. 2018~2022년 사이 '일상의 필수 매체'로 TV를 꼽은 비율이 60대는 72.8→52.5%, 50대는 50.2%→31.8%, 40대는 23.8%→9.2% 등으로 크게 떨어졌다. 송출수수료 부담도 나날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의하면 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부담은 2018년 46.1%에서 지난해 65.7%까지 불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과 전화통화에서 "송출수수료는 매년 20% 이상 오르고 있는 반면 홈쇼핑사들의 영업이익은 급감하고 있는 추세다"며 "송출수수료가 오르니 시간당 매출 효율이 높은 상품들로 배치할 수밖에 없어 선보일 수 있는 상품이 한정적이다. 송출수수료 상승이 상품 경쟁력 악화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TV홈쇼핑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송출수수료 해결이 급선무다"고 강조했다.
◆ CJ온스타일, '원플랫폼 전략' 수익성 개선 유효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진 홈쇼핑업계에서 올해 3분기 CJ온스타일은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 '원플랫폼 전략'이 통했다는 게 CJ온스타일 입장이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TV·모바일 등 커머스 채널을 유기적 결합한 원플랫폼 전략의 가속화로 상품·콘텐츠 경쟁력을 높인 것이 유효했다"며 "이를 통해 신상품 단독 론칭 등 대형 브랜드 협업 강화와 패션·뷰티·여행 등 전략 카테고리 중심에서의 수익성 개선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TV가 막강한 파워를 가졌다면 요새는 TV 시청자 수가 줄어들었다. 특히 TV홈쇼핑보다 이커머스에서 구입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며 "CJ온스타일은 각 브랜드별로 세일즈 마케팅 효과를 낼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설계를 한다. 일례로 어떤 상품은 모바일 방송 먼저, 그 다음에 TV방송에 나서거나 다른 상품은 유튜브 먼저 시도한 뒤 모바일 방송을 하는 경우다"고 덧붙였다.
원플랫폼은 채널·콘텐츠·마케팅·고객 서비스 등 CJ온스타일이 보유한 모든 밸류체인을 조합·결합한 전략 체계다. 브랜드사에게는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고 고객에게는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전달하는 게 핵심이다. 뿐만 아니라 CJ ENM 엔터테인먼트부문 TV·디지털 광고까지 서비스를 확장, 연계함으로써 협력사 브랜딩까지 보장해 플랫폼 매력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일례로 이전에는 각 채널별로 적합한 상품을 따로따로 소싱하고 단순 프로모션을 추진하는 정도에 그쳤다"며 "원플랫폼은 브랜드·제품별로 적합한 멀티채널 구성을 제안하고 제품 콘셉트에 따른 유튜브 콘텐츠 등을 동반한 콘텐츠 커머스 기획·CJ ENM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 광고, 고객 데이터까지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월 업계 단독으로 개최한 삼성전자 '갤럭시S23' 모바일 라이브 론칭 쇼케이스는 CJ온스타일의 콘텐츠 커머스를 필두로한 원플랫폼 역량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며 "해당 프로젝트로 약 60억 원대의 기록적인 판매 성과도 남겼다"고 말했다.
CJ온스타일은 4분기 FW시즌 패션 성수기를 맞아 패션 카테고리 판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또 차별화된 기획 콘텐츠와 신규 MD 등을 공격적으로 강화해 독보적인 미디어 커머스 채널로서 도약을 준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 홈쇼핑 업계 생존 위해선 '모바일 통합' 필요
전문가들은 홈쇼핑업계가 살아나기 위해선 '모바일 통합'이 가장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채널 사용료 상승, TV 시청자 수 격감 등으로 일방향 TV홈쇼핑은 사양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홈쇼핑 채널들 모바일 앱, 웹사이트,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디지털 플랫폼과 통합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쇼핑을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소비자의 취향과 구매 이력에 맞춘 맞춤형 제안도 필요하다"며 "또 생방송 중에 실시간으로 소비자와 상호작용하는 기능을 도입함으로써 더욱 참여적이고 재미있는 쇼핑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모바일 중심의 '라이브 취향 쇼핑 플랫폼'으로 변신한 노력이 실적에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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