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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전기요금만 인상…한전 자구책, 인력 줄이고 핵심자산 판다

  • 경제 | 2023-11-08 16:39

평균 10.6원/kWh 인상…가정·업소용은 동결
본사조직 축소…인재개발원·KDN지분 20% 매각 추진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오른쪽)과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과 전기요금 조정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서민경제 부담을 고려해 주택용과 소상공인 요금은 동결하고 산업용 대용량을 오는 9일부터 10.6원/㎾h 인상한다고 밝혔다./뉴시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오른쪽)과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과 전기요금 조정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서민경제 부담을 고려해 주택용과 소상공인 요금은 동결하고 산업용 대용량을 오는 9일부터 10.6원/㎾h 인상한다고 밝혔다./뉴시스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정부와 한국전력이 9일부터 대용량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한다. 고유가·고금리·고물가로 서민경제 위기에 가정용과 소상공인용(업소용) 전기요금은 동결한다. 한전은 본사조직을 축소하고 상장자산도 매각하는 자구대책을 내놨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과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전기요금 인상 방안과 자구대책을 발표했다.

국제 연료 가격 폭등 등의 영향의로 한전의 2021~2023년 상반기 누적 적자는 약 47조 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부채는 약 201조 원으로 재무부담이 가중돼 전기요금 인상이 끊임없이 거론됐다.

◆ 산업용 인상에 월 2000억 원 전력판매 수입 증가

9일부터 대용량 산업용 전력량요금을 평균 10.6원/kWh 인상한다. 가정용과 소상공인용(업소용) 전기요금은 동결한다.

이에 따라 한전은 이번에 산업용(약 44만호) 중에서도 대용량 고객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을 kWh당 평균 10.6원 인상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이 사용하는 산업용(갑) 요금은 동결한다.

지난해 기준 산업용(을) 전기를 이용하는 고객은 약 4만2000호로 전채의 0.2% 수준이다. 이들의 전력 사용량은 26만7719GWh로, 총사용량 54만7933GWh의 절반(48.9%)에 육박할 정도로 많다.

시설규모 등에 따라 요금부담 여력을 고려해 전압별 세부인상폭을 차등화했다. 이에 따라 산업용 고압A는 6.7원/kWh 인상, 그 외 산업용 고압B·C는 13.5원/kWh 인상한다.

한전 관계자는 "이번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11~12월 약 4000억 원의 전력 판매 수입 증가가 전망된다"며 매월 2000억 원의 수입 증가를 예상했다. 부분적인 전기요금 조정으로 한전의 재정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과 전기요금 조정방안을 발표한 뒤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과 전기요금 조정방안을 발표한 뒤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핵심자산 헐값 매각 우려도

한전은 지난 6월 25조 7000억 원 규모의 자구책을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에도 인력 효율화와 자산 매각을 골자로 한 추가 자구책을 내놨다.

우선 2001년 발전사 분사 이래 최대 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해 조직을 축소하고 핵심기능을 강화한다. 현재 8본부 36처를 6본부 29처로 재편해 2개본부 7개처를 줄이는등 본사조직 20%를 줄인다. 소규모 지사는 인근 거점 지사로 통합하고 통합시너지가 큰 업무는 지역본부 및 거점 사업소로 일괄 수행하도록 하는 등 25% 줄인다.

운영인력도 감축한다. 공공기관 혁신계획에 따라 올해 1월 줄인 정원을 초과하는 488명을 올해 말까지 해소하고 2026년까지 700명 수준의 운영 인력을 추가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희망퇴직자에 필요한 재원은 2직급 이상 임직원의 2024년 임금인상 반납액 등을 활용한다.

이날 브리핑에서 한전 관계자는 "희망퇴직 위로금을 마련할 재원이 확보되지 못한 상황이어서 퇴직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다"며 구체적인 시점이나 규모 등은 제시하지 않았다.

한전의 상징적 자산인 인재개발원 부지, 한전KDN 지분 20%, 필리핀 칼라타간 태양광 발전 지분 전량을 매각한다.

우량 자산 '헐값 매각' 우려에 대해 김동철 한전 사장은 "필리핀 칼라타간 태양광사업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은 해외 사업역량을 필리핀에서 다른 쪽으로 옮기려는 계획에 따른 것"이라며 "절대 우량 자산매각이 아니다. 우량 자산 지분은 끝까지 가져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전KDN 국부 유출 우려에 대해 "그러한 이유로 20%만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pe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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