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 '최고가' 수준 회복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서울 일부 단지에선 신고가 경신 사례가 나오고 있다. 빌라(연립·다세대) 전세에 대한 세입자들의 불안이 확산하면서 아파트를 찾는 전세 수요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을 보면 서울 마포구 '공덕SK뷰' 전용면적 84㎡는 지난 2일 11억 원에 전세 거래됐다. 연초까지 5억3000만~5억9000만 원대에 형성됐던 전세 가격이 하반기 들어 10억 원대까지 올랐다. 전세가격이 최고점에 달했던 지난해 1월, 13억 원에 형성됐던 최고가격에 다시 근접하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자이' 전용 122㎡는 지난 9월 8일 14억 원에 전세거래가 체결되면서 전세 최고가를 새로 썼다. 직전 최고가격 13억3350만 원보다 7000만 원가량 올랐다. 서초구 '대우효령' 전용 84㎡는 지난달 9억 원에, 마포구 '마포한강푸르지오' 전용 119㎡는 9월 15억5000만 원에 각각 신고가를 경신했다.
아파트 전세가격은 하반기 들어 강세를 띠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7월 넷째주부터 지난달까지 1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서울의 경우 반등 시점이 더 빨랐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올해 5월 넷째주부터 오르기 시작해 현재까지 오르는 양상이다.
전세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1월 16일 60.1까지 떨어졌던 전세수급지수가 지난달 30일에는 95.3까지 오르며 35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수요를 나타내는 수치로 지수가 100 이상이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지난달 지수가 100선에 근접하면서 수요가 공급을 앞설 가능성도 높아진 상태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의 오름세는 주택가격 상승세와 빌라 전세에 대한 수요자들의 불안이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상 아파트 면적은 전용 59㎡ 이하를 소형, 60~85㎡를 중형, 85㎡ 초과를 대형으로 본다. 그동안 소형의 경우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임대 가격이 저렴한 빌라의 거래량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빌라를 중심으로 전세사기 피해 사례가 속출하면서 아파트로 전세 수요가 이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부동산 플랫폼업체 다방이 지난 2020년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서울 지역에서 거래된 전용 60㎡이하 주택 전세거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이후 전체 거래에서 아파트가 빌라 거래량을 추월한 상태다. 특히 올해는 7월을 제외한 모든 달에서 아파트 전세거래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전용 60㎡ 이하 빌라의 평균 전세거래량은 6131건으로 전체 거래 비중의 54%를 차지해 왔다. 동일 면적 아파트 평균 전세거래량은 5155건으로 45.7%의 거래 비중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에는 빌라 전세거래량 4602건이 아파트 전세거래량 4965건 밑으로 내리며 비중이 역전됐다. 이후 올해 들어서는 △1월 54.8% △2월 57.3% △3월 56.0% △4월 55.0% 등으로 아파트의 전세거래 비중이 높았고 7월(48.8%)을 제외한 모든 달에서 52% 이상 수준이 유지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준혁 다방 마케팅실 실장은 "그동안 소형 평수에서는 빌라 전세거래 비중이 아파트보다 높은 경향을 보였는데, 이례적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장기간 아파트 전세거래 비중이 더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역전세난 이슈와 빌라 기피 현상 등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아파트를 선택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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