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대형 건설사 中 영업이익 성장 '유일'
윤 대표이사, 올해 중동부터 북미까지 해외순방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현대건설이 올해 3분기 나홀로 수익 성장을 기록하며 대형 상장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주머니를 채웠다. 같은 기간 건설업계 침체기가 이어지면서 대다수 업체들은 영업이익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의 해외사업 특명이 빛을 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현대건설의 전자공시를 보면 회사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45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537억 원 대비 59.7%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1000억 원가량 늘면서 수익성을 톡톡히 개선했다.
이는 대형 상장 건설사를 포함한 건설업계 전반이 역성장을 면치 못한 모습과 대조적이다. 올해 3분기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3030억 원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5% 줄어든 실적이다. 이어 대우건설이 1902억 원으로 7.4% 줄었다.
분기 영업이익이 세자릿 수로 쪼그라든 업체도 속속 나왔다. GS건설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51.9%) 이상 줄어든 60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DL이앤씨는 30.9% 감소한 804억 원, HDC현대산업개발은 10.8% 줄어든 62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감소세 원인은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율 하락에 있다. 수주한 사업지의 계약 매출액이 유지되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줄어든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안정성이 실제로 같은 기간 매출액은 증가해 대다수 업체들이 몸집을 불렸다. 기존에 수주한 사업지에서 안정적인 매출이 나온 영향이다.
현대건설의 경우 영업이익과 함께 매출액도 크게 늘어 분기 기준 업계 최고 수준에 올랐다. 올해 3분기 매출액이 7조62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5조4308억 원대비 40.3%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건설업계 매출 1위 실적이다. 매출액은 5조2820억 원을 기록한 삼성물산(전년 동기 대비 26.1% 증가), 3조1075억 원을 기록한 GS건설(5.2% 증가), 2조9901억 원을 기록한 대우건설(18.6% 증가) 등이 뒤를 이었다.
현대건설의 실적은 해외 사업지가 이끌었다. 사우디 네옴 러닝터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폴란드 올레핀 확장공사 등 해외 대형 공사가 본격화됐다. 국내에서는 기존에 수주한 주택부문에서 견고한 매출이 났다. 하반기에도 사우디 자푸라 가스전 1단계,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 해외 대형 플랜트 현장의 공정 본격화와 국내 주택사업의 매출 증가가 전망된다. 회사는 연간 매출 목표인 25조5000억 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건설의 호실적은 연초부터 중동, 아시아, 북미지역 등지의 국가를 방문하며 해외 시장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 나선 윤영준 대표이사의 역량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윤 대표는 올해 1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UAE(아랍에미리트) 경제사절단에 동행했고, 2월에는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가 계획하고 있는 푸자이라 액화천연가스 수출 터미널사업 수주를 위해 현장을 찾았다.
또 싱가포르를 방문해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의 그룹사 중국건축 제6공정국 유한공사(CCSEB)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4월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재건을 위한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협력계약 체결을 위해 미국 워싱턴을 찾았다.
이어 지난달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끈 경제사절단 '원팀 코리아'에 합류해 사우디를 찾았다. 사우디 방문을 통해 실제 대규모 프로젝트 계약도 성공했다. 윤 대표는 지난달 23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한 초대형 가스플랜트 증설 프로젝트 수주 계약식에 참석했다. 계약금액은 약 23억 달러(약 3조1000억 원)이다.
지난 2018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윤 대표는 당초 주택사업부문의 전문가로 꼽혔다. 현대건설에서 주택사업본부장을 거친 윤 대표 선임 후 현대건설은 4년 연속 도시정비사업부문에서 건설업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또 최근 3년 연속 역대 최대 수주액을 경신했고 지난해에는 수주액 9조 원을 돌파했다.
이에 비해 그간 해외사업 부문에서는 다소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지난 2021년과 2022년 목표 수주액을 달성하지 못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회사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 2020년 64억5400만 달러 △ 2021년 33억8900만 달러 △ 2022년 26억9500만 달러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수주액 순위도 지난 2019년 1위에서 지난해에는 4위로 내려앉았다.
이와 달리 올해는 해외수주가 크게 늘며 윤 대표의 해외순방 발품이 제값을 했다. 회사의 3분기 누계 신규 수주는 25조6693억 원 가운데 해외 수주액은 12조6260억 원이다. 해외 수주가 전체의 49.1%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3분기 누계 해외수주 성장세는 전년 동기의 두배(106.5%)에 달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대형 해외 플랜트 현장인 사우디 마잔 오일·가스처리 시설이 공정 진행 중에 있어 해외 매출 증가에 크게 견인했다"며 "하반기에도 대형 프로젝트에서 안정적인 수익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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