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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창사 이래 최대 위기'…금융당국 칼날 김범수 창업자 겨눈다

  • 경제 | 2023-10-20 11:15

김 창업자 23일 금감원 특사경 소환조사
19일 배재현 대표 구속영장 발부
배 대표 등 유죄 시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 '위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김범수 창업자에게 오는 23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 증인 출석 위해 국회로 들어서는 김 창업자의 모습. /더팩트DB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김범수 창업자에게 오는 23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 증인 출석 위해 국회로 들어서는 김 창업자의 모습. /더팩트DB

[더팩트|최문정 기자] 카카오가 창사이래 최대 위기에 놓였다. 올해 초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의 시세 조종 의혹을 둘러싼 수사가 카카오 경영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칼날은 인수를 주도했던 그룹의 2인자 배재현 투자총괄 대표(사장)를 구속한 데 이어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으로 향하고 있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황지향 기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황지향 기자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김범수 창업자에게 오는 23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금융당국은 카카오가 올해 2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였던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시세 조종에 나섰다는 의혹을 수사해 왔다. 김 창업자를 비롯한 카카오의 주요 경영진들은 인수 당시 약 2400억 원을 투입해 SM엔터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격(주당 12만 원) 이상으로 띄웠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SM엔터 인수 당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배재현 투자총괄 대표와 강호중 투자전략실장, 이준호 투자전략부문장 등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중 배 대표는 지난 19일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 투자전략실장과 이 투자전략부문장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법원은 "혐의 내용은 중대하지만, 구속 필요성과 상당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카카오 그룹의 주요 투자를 기획하고 집행해 온 2인자 배 대표의 구속이 현실화되며 금융권의 칼날은 김범수 창업자에게로 향하는 모양새다.

특사경은 지난 8월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에 위치한 김 창업자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또한 카카오 실무진의 휴대전화에서 시세조종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과 문자 등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김범수 창업자의 금감원 소환과 관련해 별도의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올해 초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김범수 창업자와 배재현 투자총괄 대표 등 고위 경영진이 '시세조종'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으며 위기에 놓였다. /더팩트DB
카카오가 올해 초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김범수 창업자와 배재현 투자총괄 대표 등 고위 경영진이 '시세조종'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으며 위기에 놓였다. /더팩트DB

카카오 고위경영진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불거지며 주요 관계사인 카카오뱅크 대주주의 지위도 위협받고 있다.

인터넷은행특례법은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은행의 지분 10%를 넘게 보유한 산업자본은 최근 5년간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이날 카카오의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 6월30일 기준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공동 대주주다. 이 밖에도 국민연금공단(5.30%) 등이 주요 주주다. 만일 사법리스크가 이어지며 배 대표 등이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를 잃게 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카카오를 둘러싼 여러 소송과 검찰과 금감원 조사가 집중되며 경영진의 리소스가 분산되고 있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사법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카카오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316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5% 감소한 실적이다.

회사를 둘러싼 잡음과 경영 공백 우려로 인해 주가도 고전하고 있다. 이날 오전 카카오는 장중 3만 8950원까지 주가가 하락하며 전 거래일에 이어 또 신저가를 기록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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