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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버거' 경쟁 거센데…SPC '쉐이크쉑', 성장세 '우뚝' 이유는

  • 경제 | 2023-10-05 00:00

쉐이크쉑, 국내 도입 7년…초기 목표 넘긴 '27호점' 개점
파이브가이즈, 슈퍼두퍼 등 경쟁 브랜드 등장에 공격적 확장세


국내 프리미엄 버거시장에서 SPC의 쉐이크쉑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쉐이크쉑은 최근 27호점 개점을 발표하면서 공격적인 확장세를 보인다. /SPC그룹
국내 프리미엄 버거시장에서 SPC의 쉐이크쉑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쉐이크쉑은 최근 27호점 개점을 발표하면서 공격적인 확장세를 보인다. /SPC그룹

[더팩트|우지수 기자] '프리미엄 버거 경쟁'이 점차 과열되는 분위기다. 그 속에서 SPC그룹이 운영하는 '쉐이크쉑'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매장 수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SPC가 내세우는 버거 사업 차별성에 관심이 쏠린다.

프리미엄 버거 사업에 후발주자들이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이 시장을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SPC는 최근 쉐이크쉑 27호점 개점을 발표하면서 사업 초반 목표치를 뛰어넘은 확장세를 보였다. SPC는 가장 먼저 한국 시장에 진출해 쌓아온 사업 노하우와 인프라를 기반으로 시장 우위를 노리고 있다.

쉐이크쉑은 2016년 7월 SPC그룹이 국내에 들여온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다. 미국 유명 버거 브랜드가 국내에 들어온단 소식에 서울 강남역 첫 매장 오픈 전날부터 1500여 명 이상이 대기줄을 이루는 등 인기를 끌었다. 7년이 지난 지금 쉐이크쉑은 이달 중 목동에 국내 27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SPC는 2016년 당시 세운 '10년간 전국 25개 매장으로 확대' 목표를 2년 6개월 이른 올해 4월 달성했다. SPC 관계자는 "프리미엄 버거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어 매장 수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SPC에 따르면 쉐이크쉑은 연평균 성장률 25%를 보이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쉐이크쉑의 강점은 시장에 먼저 들어와 쌓은 경험과 인프라다. 햄버거 재료를 기업 강점을 살려 직접 만들고, 한국에서 자체 개발한 메뉴를 선보여 현지로 역수출하기도 했다.

SPC가 국내 쉐이크쉑에서 사용하는 햄버거 빵(번)은 본사에서 수입하지 않고 SPC가 국내에서 직접 만들고 있다. 쉐이크쉑이 유통 계약을 체결해 진출한 국가 중 직접 번을 제작하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SPC그룹 관계자는 "파리바게뜨, 던킨 등 베이커리 브랜드를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 십분 활용해 번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대니 마이어 쉐이크쉑 본사 대표도 "SPC는 쉐이크쉑의 번을 완벽히 재현해냈다"고 평가했다.

SPC는 쉐이크쉑에서 국내 식재료를 활용한 제품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2020년에 국내 한정판으로 출시한 '고추장 치킨쉑'은 미국과 영국, 필리핀에도 진출해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한국에서 자체 개발한 '로컬 메뉴'를 곧잘 내놓지 않는 해외파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와는 다른 행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영업을 시작한 해외 버거 브랜드는 '현지의 맛'을 원하는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집중한다. 한국 쉐이크쉑의 로컬 메뉴는 도전이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자리를 잡고 사업 노하우를 쌓아 왔으니 이를 바탕으로 한국 메뉴 개발을 시도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버거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프리미엄 버거 후발주자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가 지난 6월 선보인 '파이브가이즈' 강남 1호점에는 연일 사람이 몰렸디. /더팩트 DB
버거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프리미엄 버거 후발주자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가 지난 6월 선보인 '파이브가이즈' 강남 1호점에는 연일 사람이 몰렸디. /더팩트 DB

국내 버거 시장 성장곡선이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3년 1조9000억 원이었던 국내 버거 전문점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9875억 원으로 추산됐고 올해엔 5조 규모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쉐이크쉑을 이을 다양한 해외파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를 들이고 있다.

지난 6월엔 한화갤러리아가 자회사 에프지코리아를 설립해 미국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강남에 선보였다. 파이브가이즈 강남 1호점 개점 초기엔 쉐이크쉑의 출발을 떠오르게 하는 인파가 몰렸다. 파이브가이즈 강남점은 오픈 첫 주 아시아태평양 지역 신규 점포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파이브가이즈는 쉐이크쉑이 선보인 로컬 메뉴는 당분간 개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2호점을 예고한 에프지코리아는 강원도에서 직접 공수한 감자, 직접 선별한 신선한 채소 등 차별점을 강조하면서 손님을 끌어모으고 있다. 임영석 강원대 생명건강공학과 교수는 "가격 경쟁력이 있는 수입 감자보다 지역 감자를 활용해 높게 평가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파이브가이즈는 5년 내에 15개 매장으로 확장하겠단 계획을 발표했다. 4년 9개월만에 15개 매장을 달성한 쉐이크쉑과 비슷한 성장 속도를 노리는 셈이다. 파이브가이즈 관계자는 "파이브가이즈는 세운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규모보다는 완성도 높은 버거를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bhc그룹이 들여온 '슈퍼두퍼'도 강남에 첫 매장을 개시했다. 슈퍼두퍼는 첫 매장 오픈 2주간 약 2만 개의 버거를 팔았다. 지난 4월 서울 홍대입구역에 2호점을 냈고 지난 6월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3호점까지 내면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미국 버거 브랜드 '재거스'를 평택 미군기지에 곧 들이겠다고 발표했다.

경쟁사들이 강남역에 차례로 자리 잡자 쉐이크쉑은 강남 1호점을 리뉴얼해 새로 열었다. 파이브가이즈 1호점과 불과 160m로 떨어진 거리다. SPC는 타 브랜드의 기세에 맞서기 위해 세계 최대 매출을 올린 기존 강남점의 자리를 옮기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면서 프리미엄 버거 터줏대감 자리를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시장 규모와 함께 새로 들어오는 브랜드의 평균 가격대도 올라가고 있다. 프리미엄 버거의 비싼 가격대는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지적받는 점 중 하나다. 5일 기준 쉐이크쉑의 버거 단품 가격대는 6800원~1만5400원, 이후 들어온 슈퍼두퍼는 8900원~1만5900원으로 쉐이크쉑보다 약간 높다. 파이브가이즈는 9900원~1만7400원으로 한층 비싼 가격대다.

전문가들은 커지는 시장에 참가하는 기업이 느는 건 당연하지만, 가격 등 지적 받는 문제점은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국내 소비자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생각으로 가격대가 높으면 품질이 좋을 것이라고 여기는 측면이 있다. 최근 해외 버거 브랜드의 가격 정책도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으로 높게 형성돼 사람을 끌어모으고 있다"면서도 "계속 햄버거 시장이 비싼 가격대로 유지되면 소비자의 가격 피로도가 커질 수 있다. 환율과 비교해 현지가 더 값싼 경우가 나온다면 고객 불만이 터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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