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명절 선물 택배 배송 문자 등 빙자한 '스미싱' 증가 예상
은행권,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위해 총력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추석 연휴 기간은 각종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시기다. 과거 빈집털이 등의 범죄 유형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수법이 진화하여 비대면 방식의 보이스피싱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추석 명절을 노려 가족 등 지인에게 전하는 안부 인사와 명절 선물 택배 배송 문자 등을 빙자한 스미싱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갈수록 보이스피싱 범죄가 고도화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은 예방책 마련으로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지켜내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추석 명절 기간 택배 배송 등을 사칭한 문자사기(이하 스미싱)나 지인 명절인사 등으로 위장한 메신저 피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미싱이란 문자메시지(SMS)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로, 악성 앱 주소가 포함된 휴대폰 문자를 전송하여 이용자가 악성 앱 설치 또는 전화 통화 유도를 통해 금융정보·개인정보 등을 탈취하는 수법을 일컫는다.
이번 추석 명절에도 명절 기간을 전후하여 가족 친지, 지인 간 선물배송이 증가하는 상황을 악용하는 스미싱 문자가 다량 유포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스미싱 피해 현황을 분석한 결과 택배 배송 사칭 유형이 28만여 건으로 전체의 약 65%를 차지했다.
기관 사칭 등 보이스피싱도 증가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 피해는 8930건으로 2017년(5690건) 대비 57% 증가했다. 이 기간 피해 금액은 1740억 원에서 2080억 원으로 20% 가까이 뛰었다.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날로 진화하는 가운데 은행권은 고객의 자산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1년 4월 금융권 최초로 보이스피싱 야간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같은 해 9월부터는 주말 모니터링을 추가 운영하는 등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지난해 9월 고령층 고객을 중심으로 피해가 급증하는 가족사칭형 보이스피싱 사고를 예방하고자 '우리가족 암호만들기 대국민 캠페인'을 진행하는가 하면, 12월에는 'AI 이상행동 탐지 ATM'을 전국 영업점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신한은행의 보이스피싱 강화 대책 마련은 계속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6일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영상 확인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같은 달 31일에는 약 8개월간 보이스피싱 수법과 금융소비자들의 니즈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자체 개발한 '지켜요' 플랫폼을 출시했다. 단순 전달방식으로 운영되던 기존 보이스피싱 예방 홍보 페이지들과의 차별성을 위해 고객이 보이스피싱 예방법을 직접 실천하고 그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콘텐츠들을 구성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다.
KB국민은행은 IT 기법을 활용한 종합적인 보이스피싱 예방시스템을 구축했다. 예컨대 KB스타뱅킹 실행 시 '출처를 알 수 없는 악성앱'이 탐지될 경우 팝업을 통해 삭제를 안내하고 있다. 특히 악성앱 탐지 및 삭제가 안내 되었으나 삭제하지 않은 고객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지속적인 피해예방을 위한 추가 조치를 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모니터링 시행 이후 악성앱 탐지와 조치 건수는 5968건에 달한다.
또한 KB국민은행은 경찰청과 함께 보이스피싱 근절 정책을 확대해 시행 중이다. 노출도와 홍보 효과가 높은 대중교통 매체를 활용해 국민들이 최신 보이스피싱 사례를 쉽게 익히고 예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서울지하철 주요 6개 노선에서 홍보를 시작했으며, 향후 전국 지하철로 홍보를 확대하는 등 대국민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보이스피싱 사기 유형별 대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우선 하나은행 모바일 앱 '하나원큐'에 보이스피싱앱 탐지기능을 탑재해 보이스피싱앱이 설치된 고객은 즉시 이체, 출금을 정지시킨 후 알림발송, 유선연락, 영업점대응까지 악성앱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는 보이스피싱앱 일괄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이 기능을 탑재한 후 하나은행은 월평균 1000명 이상의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또한 자녀사칭형 사기로 문자나 카톡으로 신분증 등 개인정보를 취득해 피해자 명의로 스마트폰뱅킹을 가입하여 자금을 편취하는 정보유출 사기 유형은 고객의 접속지역, 접속기기, 알뜰폰 변경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모니터링하고 즉시 거래 정지하여 보이스피싱범이 하나은행에 직접 접속하는 유형을 원천차단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보이스피싱 범죄 근절에 힘쓰고 있다. 우선 딥러닝 기반 AI-FDS를 구축해 이상 금융거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인공지능기반 탐지모델 적용으로,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신종사기 의심거래를 정밀 탐지한다. 이외에도 부정접속 및 의심거래 분석 기능을 고도화했으며, 이상징후 모니터링 환경을 구축했다.
또한 우리은행은 보이스피싱 다이렉트 신고 채널을 구축해 영업점 보이스피싱 의심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연락채널을 구축해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담당자와 바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은 첨단기술을 사용하고 예방대책이 나오면 다른 방법을 준비하는 등 치밀하고 정교하게 이루어진다"며 "보이스피싱 수법이 날로 진화하고 있지만, 은행권도 소중한 고객의 자산을 지키기 위해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스템적인 고도화로 피해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금융소비자들의 주의도 필요한 만큼 이상한 문자나 전화를 받았을 시에는 신중히 한 번 더 살펴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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