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상차림 비용 전년 대비 하락했지만 체감은 '상승'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 회사에 다니는 맞벌이 부부 30대 A 씨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명절에 차례를 지내지 않고 있다. 부모님 댁에 모일 수 없었던 3년간 자연스럽게 차례상은 간소화됐고 명절에 모이지 않아도 괜찮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A 씨는 "차례상에 맞춰 준비한 음식이 남아 곤란한 경우가 있었다"며 "몇십만 원 들여 준비하는 상차림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명절 가족 갈등의 원인으로 꼽히는 차례상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롯데멤버스가 20~50대 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 추석 차례를 지낸다는 응답자는 43.7%였다. 지내지 않겠다는 응답자가 56.4%로 더 많았다.
이처럼 차례를 지내지 않거나 간소화하는 추세는 평소에 잘 하지 않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에 고물가로 준비 자체가 부담이기 때문이다. 올 추석의 변화된 상차림 내용을 살펴보자.
◆ 상차림 비용 30만 원…정부 수급 안정 노력
올해 추석 상차림 비용을 얼마일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22일 전국 16개 전통시장과 34개 대형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추석 성수품 28개 품목의 가격 조사 결과, 올추석 차례상 평균 차림 비용은 30만 4434원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에서 구매할 경우 26만6652원, 대형유통업체를 이용하면 34만2215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 5.5%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추석 성수기 장바구니 부담 완화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지난달 31일 농식품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추석 성수품 수급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7일부터 농협 계약재배 물량 등을 활용해 배추·무·사과·마늘·소·돼지 등 14개 성수품 공급을 평시 보다 1.6배 수준으로 확대했다.
올해 작황이 좋지 않은 사과‧배의 수급 안정을 위해 농협 계약물량 공급을 지난해 2만 6000톤에서 2만 8000톤으로 확대하고,가격이 시중보다 15~20% 저렴한 실속 선물세트를 공급을 지난해 6만 7000개에서 10만 개로 확대했다.
소비자 체감 물가 안정을 위해 지난달 31일부터 28일까지 역대 최대인 410억 원을 투입해 추석맞이 농축산물 할인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10명 중 8명 "물가 상승 체감"…밀키트·배달도 35%
이러한 노력에도 국민 10명 중 8명은 추석 물가가 이전에 비해 상승했음을 체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기업 피앰아이가 전국 만 20~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7.2%가 '이번 추석 물가가 이전에 비해 올랐다'고 응답했다. 연령대별로는 80.9%, 30대는 82.2%, 40대는 85.7%, 50대는 95.1%, 60대는 91.9%로, 나이가 많을수록 물가 상승을 더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41.2%는 이번 추석 연휴에 명절 음식을 '직접 만들 예정'으로 응답했다. 뒤이어 24.1%는 '전, 잡채 등 손이 많이 가는 음식만 사다 먹을 예정'이라고 답했고, 19.3%가 '밀키트 활용 예정'으로 응답했다. 이어 '적절히 배달시켜 먹을 예정'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15.5%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밀키트 활용 예정'에 대한 응답이 20대는 26.5%로 4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이렇다보니 가족이 모여 명절음식을 직접 마련하는 풍경도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에 사는 70대 B 씨는 "전이나 잡채 등을 직접 해왔지만 올해는 사다 먹을 예정"이라며 "예전처럼 가족이 많이 모이지 않아 재료를 사는 것보다 저렴하다"고 말했다.
pe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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