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금융지원 '반토막'
동반성장지수·ESG등급 저조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대우건설이 최근 강화되는 건설업계의 상생경영 강화 추세를 역행하는 모습이다. 정부에서 평가하는 동반성장지수와 ESG등급 등의 지표가 상장 건설사 가운데 가장 낮았다. 지난해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협력사 금융지원을 줄였고, 전체 협력사 수도 축소해 나간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22일 공정거래위원회와 동반성장위원회가 집계한 '동반성장 종합평가'를 보면 대우건설은 상장 대형 건설사 5개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최우수' 등급을 받지 못했다. 해당 지수는 최우수, 우수, 양호, 보통 등 4개 등급으로 평가된다. 비상장 업체를 포함하더라도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업체 가운데 7곳은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삼성물산·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포스코이앤씨·DL이앤씨·GS건설·SK에코플랜트 등이 포함됐다.
대우건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평가도 답보상태다. 한국ESG기준원은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ESG등급을 내고 있다. 대우건설의 ESG등급은 지난해 기준 'B+(양호)' 수준으로 상장 건설사 가운데 가장 부진했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DL이앤씨 등 상장사는 모두 'A(우수)'를 받았다. 평가는 'S(탁월)'부터 'D(매우취약)'까지 총 7개 등급으로 나뉜다.
비교적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대우건설의 협력사 수 자체가 적은 데다, 회사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협력사에 제공하던 금융지원도 대폭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준 회사의 협력사 수는 1817곳이다. 지난 2020년 1843곳, 2021년 1840곳에 이어 3년 연속 감소했다.
이는 비슷한 규모의 건설사 대비 적은 수준이다. 올해 대우건설(9조7683억 원)과 시공능력평가액에 큰 차이가 없는 현대엔지니어링(9조7360억 원)의 경우 같은 기간 협력사가 1938곳에 달했다. 평가액이 6조 원 규모로 대우건설보다 작은 롯데건설조차도 협력사가 2593개로 많았다.
대우건설이 협력사에 제공하는 금융지원은 업체 수의 감소세보다도 더 가팔랐다. 건설사는 통상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협력사에 대출을 지원하는 '동반성장 펀드' 혹은 무이자로 자금을 대여하는 '동반성장 대여금(직접자금 지원)' 등을 통해 협력사에 금융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동반성장 펀드 조성 금액은 96억 원으로, 전년 200억 원에서 절반 넘게 축소됐다. 줄어든 예산이 집행되지도 않았다. 협력사에 실제로 집행(대출)한 금액은 연간 10억 원에 그쳤다. 전년도 집행액은 195억 원이었다. 1년 만에 대출지원 금액이 20분의 1로 쪼그라든 것이다.
이는 협력사 금융지원을 강화하는 업계 추세와 대조적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동반성장펀드 500억 원을 조성했으며, 이 가운데 330억 원을 집행했다. 직접자금 지원의 경우 500억 원을 조성해 497억 원을 실행했다. SK에코플랜트 역시 동반성장 대여금 400억 원, 동반성장펀드 200억 원을 조성해 지원 중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우수 협력사와 지속적인 거래를 위해 평가를 통해 업체를 순환하고 있다"며 "협력사의 1%대 감소세는 이같은 과정에서의 미미한 수준이며, 9월 현재는 총 1904개의 협력사를 등록해 전년 말 대비 업체를 늘린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건설경기 불황을 겪으며 유동성 확보를 위해 불가피하게 펀드 조성액을 축소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회사의 현금·현금성자산은 9477억 원 규모로, 전년 동기 1조4231억 원 대비 33.4% 감소했다.
협력사의 안전보건 재해는 급증했다. 대우건설 협력사의 산업재해 건수는 2020년 229건, 2021년 285건에 이어 지난해 398건으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협력사의 산업재해율도 2021년 61%에서 지난해에는 80%로 치솟았다.
대우건설 측은 과거 경미한 부상은 재해로 보지 않던 업계의 관례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수치적인 증가세가 나타났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과거에는 협력사에서 재해가 발생하면 계약상 불이익을 받을 것을 걱정해 부상을 숨기던 관행이 있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아주 작은 부상이라도 재해로 보면서 인식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수치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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