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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이 보면 좋아했을 것"…'안내견 30주년' 챙긴 이재용·홍라희

  • 경제 | 2023-09-19 16:45

삼성, 안내견 사업 30주년 기념식 개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19일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에서 열린 안내견 3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19일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에서 열린 안내견 3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삼성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안내견 사업 30주년 기념식'을 직접 찾았다. 고(故) 이건희 회장 때 시작된 안내견과의 동행을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은 19일 경기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에서 안내견 사업 30주년 기념식을 열고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변화를 위한 故 이건희 회장의 혜안과 철학 △이후 30년에 걸친 삼성을 비롯한 우리 사회 모두의 노력 등을 조명하며 서로에 대한 감사와 축하를 나눴다.

이날 행사에는 퍼피워커, 시각장애인 파트너, 은퇴견 입양가족 등 안내견의 전 생애와 함께해 온 이들이 함께했다. 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배진교 정의당 의원,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재용 회장과 모친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도 행사장을 찾았다.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전 관장이 안내견 행사를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홍라희 전 관장은 "선대회장님이 굉장히 노력했던 사업이라 30주년 기념식을 보면 감동하고 좋아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식에서는 먼 훗날을 내다보고 안내견 사업을 시작한 이건희 회장의 혜안과 신념, 그리고 그 이후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변화 등 성과를 되돌아보는 영상이 상영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안내견 30주년 기념 행사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안내견 30주년 기념 행사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

영상에서 이건희 회장은 "삼성이 처음으로 개를 기른다고 알려졌을 때 많은 이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비록 시작은 작고 보잘것없지만 이런 노력이 우리 사회 전체로 퍼져나감으로써 우리 사회의 의식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1993년 6월 '신경영'을 선언한 이건희 회장은 같은 해 9월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를 설립했다.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는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 유일의 안내견 학교다. 1994년 첫 번째 안내견 '바다' 이래 매년 12~15두를 분양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280두의 안내견을 분양했고, 현재 76두가 활동 중이다.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는 일반인 대상으로 한 시각장애 체험 행사 등 장애인과 안내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02년 세계안내견협회(IGDF)로부터 공로상을 받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30년 동안 흔들리지 않고 안내견 사업을 지속해 온 삼성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행사에 참석한 윌리엄 손튼 IGDF 회장은 감사패를 전달했다.

손튼 회장은 "삼성은 지난 30년간 진정성 있는 노력으로 안내견을 훈련시켰다"며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가 세계적인 기관으로 성장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고 이건희 회장이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길러지는 리트리버 견종을 돌보고 있다. /삼성
고 이건희 회장이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길러지는 리트리버 견종을 돌보고 있다. /삼성

안내견은 생후 훈련 약 2년과 활동 7~8년, 은퇴 뒤 노후 돌봄 등 1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지난 30년간 삼성과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원봉사자, 정부와 국회, 지자체 등 각계각층의 사람과 기관들이 안내견 사업에 동참해 함께 바람직한 변화를 만들어 왔다.

안내견 자원봉사는 생후 약 2개월 된 강아지를 일반 가정에서 1년간 기르며 사회화 훈련까지 하는 퍼피워킹, 안내견 학교 견사 관리를 돕는 자원봉사, 은퇴 안내견의 노후를 돌보는 은퇴견 입양 봉사, 번식견을 기르며 우수한 안내견의 지속 탄생에 기여하는 번식견 입양 봉사 등이 있다.

현재까지 퍼피워킹과 은퇴견·번식견 봉사 가정은 누적 2000여 가구다. 견사 자원봉사자 역시 누계로 300여 명에 이른다.

보건복지부 등 정부와 국회는 안내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택시나 버스, 식당, 호텔 등 대중교통·공공장소에 탑승·출입하는 것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할 경우 처벌받도록 법률을 개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시각장애인과 동반 입·출국하는 안내견에 대해 광견병 항체 검사의 예외 규정을 적용해 검역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제도적 지원을 해왔다.

삼성은 안내견 사업을 지속해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의 예비 안내견들. /삼성
삼성은 안내견 사업을 지속해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의 예비 안내견들. /삼성

경기도, 대전광역시, 충청남도, 서울특별시(동작구, 양천구, 성동구 등), 대구광역시(달성군), 인천광역시, 부천시 등 지자체도 장애인 보조견의 훈련·보급과 보조견의 각종 시설 출입 편의를 지원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새로운 30년을 향해 다시 또 한 걸음을 내딛는 '안내견 분양식·은퇴식'도 열렸다. 퍼피워커의 손을 떠나 안내견으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강아지와 7~8년간의 안내견 활동을 마치고 반려견으로 삶의 2막을 시작하는 은퇴견, 그리고 이들과 함께했고 함께 할 사람들의 만남을 축하하고 이별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태진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 교장은 "이건희 회장님의 혜안과 신념, 그리고 모든 이들의 사랑과 헌신이 삼성 안내견 사업을 가능하게 했다"며 "이같은 아름다운 동행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안내견 학교 시설과 훈련·교육 프로그램의 개선,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서 기울여 새로운 30년 동안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이 더욱 행복한 동행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는 올해 견사를 기존의 2배 크기로 확장하면서 안내견의 번식과 생활을 위한 공간을 더욱 안락하게 꾸몄다. 또 시각장애인 파트너를 위한 교육 워크숍 횟수를 늘리고 장애인을 배려한 청각 교육 자료 비중을 확대하는 등 교육의 양과 질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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