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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 '5년 연속 무분규' 달성…기아 임단협 영향 끼칠까

  • 경제 | 2023-09-19 15:33

노동계 "현대차 노사 합의점 기준 될 것"
기아 노조 "현대차 상관없다…사측, 협상 의지 안보여"


현대자동차그룹 내 현대자동차 노사가 임단협을 마무리하면서 기아 측에도 긍정 신호를 가져다 줄 것으로 관측됐지만, 기아 노조는 강경 대응으로 상황을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더팩트 DB
현대자동차그룹 내 현대자동차 노사가 임단협을 마무리하면서 기아 측에도 긍정 신호를 가져다 줄 것으로 관측됐지만, 기아 노조는 강경 대응으로 상황을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더팩트 DB

[더팩트|박지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단협을 최종 타결하며 5년 연속 무분규 기록을 이어갔지만, 기아 노조는 사측과 팽팽히 맞서고 있는 모습이다. 같은 그룹 내 현대차 노사가 임단협을 마무리하면서 기아 측에도 긍정 신호를 가져다 줄 것으로 관측됐지만 기아 노조는 강경한 태도를 고집하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사가 사상 처음으로 단체교섭 5년 연속 무분규 타결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8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놓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자 대비 58.81%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조는 이번 단체교섭을 파업 없이 마무리했다.

현대차 노사는 앞서 지난 12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열린 23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400%+1050만 원 지급, 2025년까지 800명 신규 채용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전통시장 상품권 25만 원과 주식 15주 지급, 여름휴가비 50만 원과 복지포인트 50만 점 인상, 출산 축하금 100만 원 인상에도 합의했다. 이와 함께 자녀 첫 등교시 첫째 기준 50만 원 상당의 바우처를 지급하고 주택임차지원금을 기존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다만, 기아 노조는 사측과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며 파업 기로에 섰다. 기아 노조는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금 △국민연금 수령 전년도까지 정년연장 △주 4일제 도입·중식시간 유급화 △신규 인원 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단체협약에 명시된 고용세습 조항 삭제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비치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그룹 맏형격인 현대차가 문제 없이 임단협 타결로 기아 역시 조만간 합의점을 도출해 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는 사실상 비슷한 조건으로 교섭을 마무리하는 관례가 있다. 한 쪽의 교섭이 타결되면 다른 쪽도 긍정적인 효과를 받아 임단협 타결에 속도를 내왔다.

노동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 합의가 자동차 업계에 긍적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 노사의 합의점이 기아 노사의 타결 기준이 될 것이다"며 "기아 노조는 현대차 노사 임단협 타결로 위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놓고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투표자 대비 58.81%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사진은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개표작업이 실시되고 있는 모습. /현대자동차 노조
지난 18일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놓고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투표자 대비 58.81%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사진은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개표작업이 실시되고 있는 모습. /현대자동차 노조

그러나 기아 노조 측은 계속해서 강경 대응으로 협상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파업도 염두해 두고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기아 노조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과 통화에서 "당초 조속한 타결을 목표로 협상에 임했지만 사측은 교섭 자체에서부터 성실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며 "우리는 교섭을 원하고 사측과 입장 차이를 확인하고 싶지만 사측은 단 한번도 현실적인 제시안을 들고 나오지 않았다. 협상을 타결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31일 사측이 일괄제시안을 내놓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전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82.5%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중앙노동위원회 교섭 중지 결정까지 내려지면서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지난 14일 기아 노조는 광명공장에서 10차 본교섭을 개최했지만 노조 교섭위원들의 집단퇴장으로 또 다시 협상이 결렬됐다. 이 자리에서 노조 한 고위 관계자는 사측이 전달한 1차 제시안을 찢는 등 강경한 모습을 보이면서 노사간 감정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노사간 의견을 좁히지 못한다면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며 "양측이 큰 타격 없이 하루 빨리 원만한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apta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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