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엔저, 팬데믹 보복 여행 등 수요 겹쳐
[더팩트|우지수 기자] 올 추석엔 일본으로 떠나는 국내 여행객이 크게 늘 전망이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도 여행 '노노재팬'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항공사들은 일본행 항공편을 확대했다. 여행사 일본 여행 패키지 고객도 늘어났다. 혹여나 소비자들이 일본 방문을 꺼려 매출 타격이 있을까 걱정했던 항공·여행업계는 안심하는 분위기다.
2일 항공·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 여행객의 일본 여행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추석 '황금연휴'가 예고되면서 항공사와 여행사엔 일본 여행을 예약하기 위한 고객이 몰렸다. 업계는 일본행 비행기를 더 많이 띄우고 일본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반발 여론이 일었던 일본 오염수 방류 1주일이 지났지만 4년 전 반일 불매운동과 같은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오는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추석 연휴에 들어가는 9월 28일부터 개천절까지 6일 연휴가 예정됐다. 여기에 원-엔 환율이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엔저' 현상이 겹치면서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추석 연휴 일본 여행을 예약했다는 한 시민은 "엔저로 값싸게 일본 관광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했다고 해도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항공업계는 명절연휴에 해외여행 예약자가 급증하면서 항공편을 대폭 늘렸다. 일본 오염수 논란이 일본 수요 감소나 예매표 취소 등으로 이어질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항공사 중·장거리 항공편 노선 예약률은 80~90% 수준으로 보통 명절기간보다 높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의 일본 10개 노선 평균 예약률은 76%로 국내선과 중국행, 동남아행 노선보다 최소 10% 높게 나타났다. 에어서울은 일본 노선이 85~90%의 예약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예년 명절보다 높은 예약률을 기록했다.
이에 티웨이항공은 후쿠오카행 5편, 오사카행 20편을 추가로 배치했고 오사카 승차권 할인 이벤트도 열었다. 진에어도 오사카 노선을 12편만큼 확대했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이달 국제선을 처음 운행하고 오는 20일 일본행 노선을 처음 선보인다. 제주항공은 삿포로행 비행기를 28편, 에어서울은 일본 소도시 다카마쓰 노선을 14편 늘렸다.
여행업계에도 일본 여행 상품에 고객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업계는 오염수 방류로 인한 일본 여행 예약 취소 릴레이를 우려했지만 안심하는 분위기다. 국내 여행사들은 홈페이지 전면에 일본 여행 패키지 이벤트, 광고를 게시하는 등 몰리는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일본 당국이 오염수 방류를 개시한 지난달 24일 이후 닷새 동안 일본 여행 예약자가 직전 4일 대비 33% 증가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오염수 방류 후 걱정이 있었다. 지난 주부터 1주일간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데, 우려했던 피해는 아직 없다"며 "30년간 방류가 이어질 전망이니 긴 관점에서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노재팬'이 일어난 2019년과는 상반된 업계 분위기다. 한일 무역 분쟁에 반발해 일본 불매 운동이 확산하면서 일본 여행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2019년 7월 불매 운동이 시작된 이후 4개월간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 수는 △8월 48% △9월 58.1% △10월 65.5% △11월 65.1%만큼 감소했다.
2019년엔 고객들이 일본 여행 상품을 줄취소하는 현상도 나타나면서 여행업계 역시 타격이 컸다. 2019년 10월과 11월에는 일본 여행 수요가 최대 90%까지 감소했다. 같은 해 8월 일본 관광청은 일본 광역자치단체 47곳 중 후쿠이, 미에현을 제외한 45개 현에서 한국 숙박객이 줄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이전 가장 여행 수요가 높았던 일본 여행 수요가 회복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일본은 엔데믹 이후 가장 먼저 정상화된 여행 노선이다. 팬데믹 이전 기간과 비교하면 동남아같은 여행지는 현재 여행 비용이 많이 올랐다. 그런데 일본은 엔저 현상이 강해지면서 가격 부담도 덜하니 그간 억제됐던 해외여행 수요가 몰리는 것"이라며 "3년여 기간 동안 움츠러들었던 해외여행에 대한 보복성 수요가 향후 1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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