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분기 실적 내리막길, 앞으로의 '전조현상'
경영 악화로 전 직원 초과근무 수당 깎아…'원상복귀' 시일 걸릴 전망
[더팩트|이중삼 기자] 그야말로 '진퇴양난'(進退兩難)이다. 직원들의 초과근무 수당을 줄여 내부 반발을 사는가 하면 실적은 매 분기마다 미끄러졌다. 경영 환경이 나아지면 원래대로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여전히 검토 중에 머물러 있다.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도 고꾸라진 터다. 업계에서는 3분기도 실적 개선이 힘들 것이라며 경영 정상화까진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내외로 곤경에 처한 국내 침대업계 1위 에이스침대 얘기다.
24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경영 악화로 줄인 직원들의 초과근무 수당이 원래대로 돌아가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주요 원인은 실적이다.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10년 만에 역성장한 데 이어 올해 1·2분기에도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1분기 실적 발표(지난 5월 15일) 이후 에이스침대는 부동산 경기 등의 경기 침체로 재고물량 조정 차원에서 전 직원의 초과근무 수당을 4개월(5~8월)간 줄이기로 결정했다. 다만 물량이 조정되면 개월 수를 채우지 않더라도 원래대로 지급할 것이라는 방침을 내놨다. 직원들은 즉각 반발했고 사실상 '급여삭감'이나 다름없다며 경영진을 질타했다.
그러나 2분기 실적이 발표(지난 11일)된 후에도 초과근무 수당은 원상복귀가 안 됐고 검토 단계에 멈춰서 있다. 이날 에이스침대 측은 "검토 중이다"는 짧은 답변만 남겼다. 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한 에이스침대가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답변이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물량이 조정되면 예전처럼 수당을 돌려놓는다고 했는데 2분기 실적이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이도저도 아니게 됐다"며 "5~8월까지로 알고 있는데 이달도 얼마 남지 않았다. 에이스침대 측에서는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직원들의 마음도 더 타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스침대 매출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매출은 △3463억 원(2021년) △3462억 원(2022년) 영업이익은 △767억 원(2021년) △653억 원(2022년)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711억 원, 영업이익은 71억 원으로 매출은 지난해 동기(897억 원) 대비 20.8%,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63억 원) 보다 56.4% 줄었다.
◆ 에이스침대, 3분기 실적도 기대하기 힘들어…"시장 점유율 하락할 것"
올해 2분기도 업계 1위 체면을 구겼다. 매출은 730억 원, 영업이익은 163억 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동기 매출(881억 원)과 영업이익(223억 원) 대비 각각 17.1%, 26.6% 줄었다. 에이스침대 측은 2분기 실적 하락에 대해 "세계 경제와 내부 경기 침체로 경영환경이 악화됐다"며 "이러한 상황이 단기적인 것이 아닌 상당히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경영의 내실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3분기 실적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 여파로 업황 자체가 위기다. 실적 회복을 단시간에 이루기는 쉽지 않다"며 "특히 경쟁사들과의 실적이 점차 좁혀지고 있는 만큼 에이스침대 입장에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본다. 이대로 가면 몇 년 안에 업계 1위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이스침대 측은 "하반기 신규 TV CF 캠페인 등을 통한 마케팅 활동으로 진정성 있는 소통을 이어갈 방침이다. 일례로 60주년 사은행사 '러브페어'를 내달 24일까지 연다"며 "60주년 한정판 매트리스 'Royal Ace 60th' 출시를 기념하는 프로모션도 실시하고 있다. 고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가치 창출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로 인해 에이스침대의 3분기 실적도 저조할 것이라며 안성호 대표가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프리미엄 침대 수요 부진으로 에이스침대 3분기 실적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시몬스가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점유율의 상당 부분을 뺏어가고 있다"며 "기술과 디자인의 차이가 없어지면 남는 것은 기업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가 소비자 선택의 변수가 될 것이다. 직원들의 초과근무 수당 줄이기 등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부분은 안 대표의 리더십에 금이갈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에이스침대는 리더십 위기와 친환경 경영 추세에 역행하는 전근대적 경영 방식, 직원들의 초과근로 수당 줄이기 등 '도덕적 해이'가 만연한 기업이다"며 "수년 내 에이스침대의 시장 점유율은 크게 하락할 것이다. 특히 2년 안에 시몬스가 1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는 창업주 고(故) 안유수 회장의 장남으로 2002년 대표에 취임한 뒤 20년 넘게 회사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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