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12~15일 파업 실시
본사, "교섭 불발 아쉽고 파업이라도 교섭 있다면 언제든 나설 것"
[더팩트|이중삼 기자] 바디프랜드 노조가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나선다. 노사가 지난 9일 임금·단체 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에 나섰는데 입장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이 흐지부지됐기 때문이다. 다만 10일 <더팩트> 취재 결과 양측은 언제든지 교섭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소통 단절'에는 선을 그었다.
바디프랜드 노사는 지난 9일 오후 2시부터 서울 강남구 소재 수서타워에서 임금·단체 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벌였다. 결과는 '합의 불발'로 끝났는데 노조가 제시한 △수당 지급기준 공개 △동종업계 평균 수준의 임금보장 △식대지급 △노조 활동 보장 등 4가지 요구안 가운데 식대지급을 제외하고는 소득이 없었다.
금두호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바디프랜드지회장은 "식대지급에 관한 부분은 다소 진전된 대안을 가져왔다. 나머지 부분은 결과물을 가져오지 않았다"며 "기존 판매직은 법인카드로 8000원을 사용할 수 있었다. 배송·서비스팀은 항목 자체가 없었다. 다만 출장비 항목으로 하루 7000원이 지급됐다. 본사는 이날 식대를 20만 원 지급하고 월급명세서에 식대를 표기하겠다는 방안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부분에서는 본사 안을 수용하라는 주장만 펼쳤다. 노조의 4가지 요구안은 장기간 협상을 거치면서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최소한의 요구였다"며 "이날 노조는 본사 측에 다시 한번 요구안을 주고 진전된 대안이 나올 경우 다시 교섭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8~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했는데 조합원 78%가 투표에 참여했고 97.4%가 찬성해 파업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오는 12~15일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만 파업이 이뤄지고 있는 중에라도 본사가 교섭을 요청하면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바디프랜드 실적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 가입율은 10% 정도지만 운송·서비스팀이 파업에 참여하기 때문에 일부 영업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 기간이 짧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업계 특성상 1~2일 영업에 차질이 생기면 실적에 영향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소비자들의 불편이 늘어날 수 있어 향후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바디프랜드 실적은 매년 고꾸라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바디프랜드 매출은 △5913억 원(2021년) △5220억 원(2022년), 영업이익은 △685억 원(2021년) △241억 원(2022년)을 기록했다. 외형과 수익성 모두 쪼그라들었는데 그 중 수익성은 수직하강하며 경영 환경에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1분기 매출은 971억 원, 영업이익은 6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매출은 1554억 원, 영업이익은 169억 원이었는데 각각 583억 원, 104억 원 줄었다.
본사는 교섭 불발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노조가 일방적으로 교섭을 결렬했다고 설명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본사는 그동안 노조와 입장 차이를 줄이기 위해 성실히 교섭에 임했지만 그 간극을 줄이기에는 어려움이 컸다"며 "업계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실적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에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모두 들어주기는 힘들다. 본사는 지속해서 노조에게 어려움을 호소하고 대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이를 거부하며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섭 불발은 아쉽지만 노사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 현재 충분한 협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며 "본사는 노조가 다시 교섭을 요구한다면 언제든지 성실히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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