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1~3층 철거 제외에 입주민 '반발'
GS건설 인천검단 1770가구 전면 재시공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아파트 붕괴 사고가 있었던 대형 건설사들의 조치에 이목이 쏠린다. GS건설은 정부의 사고원인조사 결과 발표 직후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를 전면 철거하기로 했다.
이와 달리 HDC현대산업개발은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재시공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재차 잡음이 일고 있다. 앞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약속했던 '전면 철거'에서 '부분 철거'로 말을 바꿔 질타를 받았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8일 "화정아이파크 재시공 범위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입주민예정단과 논의를 통한 조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상 1~3층을 철거 대상에서 제외했다가 입주민들의 반발이 커지자 전면철거로 수정했다.
광주 서구에 신축 중이던 이 단지에서는 지난해 1월 아파트 외벽이 붕괴되는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지상 23층부터 38층 구간이 무너지면서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발생 후 약 4개월이 지난 지난해 5월 회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단지의 모든 동을 철거하고 다시 짓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당시 "단지를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그러나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상가와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서는 지상 1~3층을 철거 대상에서 제외했다. 본격적인 철거공사를 앞두고 철거 대상을 '8개 동 지상 주거 부분'으로 한정한 것이다. 입주 예정자들의 반발이 일자 회사는 해체 범위를 다시 전면 철거로 조정했다.
결국 단지 전체를 철거하겠다고 했지만 현대산업개발은 말을 바꿨다는 '꼼수'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적극적인 피해 보상을 제공해도 모자른 상황에서 입주예정자들과 다시 잡음이 발생한 것은 악수를 둔 것"이라며 "최근 안전과 시공품질 문제가 대두되면서 대다수 업체가 몸을 사리고 있는데, 현대산업개발은 다른 노선을 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붕괴 사고가 발생한 두 건설사의 대응에 온도차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현대산업개발의 조처가 최근 붕괴 사고가 발생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모두 재시공하겠다고 밝힌 GS건설과 대조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4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 일부가 무너졌다. 시공은 GS건설이 주관하는 컨소시엄이 맡았다. 지난달 정부의 조사 결과 시공뿐 아니라 설계와 감리 등 전반적인 관리부실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해당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입주예정자들은 재시공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GS건설은 1770가구에 달하는 단지 전체를 모두 철거하고 재시공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재시공에 따른 모든 비용과 입주 지연에 따른 보상비도 모두 회사가 부담키로 했다.
전문가들은 GS건설의 조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회사의 방침으로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한다면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이라는 원칙이 적용될 여지가 크다"며 "시각에 따라 바람직한 선례가 될 것으로도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공사가 일시적인 큰 비용지출을 감안하고 재시공을 결정한 상황인데, 원칙적으로도 가장 타당한 방안"이라며 "시공사 입장에서도 최선의 안을 낸 것으로, 대형사가 아니라면 비용 문제로 쉽게 감당하기 어려운 대처"라고 분석했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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