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전체 순익 중 45%가 비은행서 나와
KB손보·KB라이프생명 등 보험 계열사 '효자 노릇'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이 지난 상반기 시장금리 상승에 힘입어 2배 가까운 충당금을 쌓고도 역대 최대 이익을 거뒀다. 다만 지주사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KB·하나·NH농협금융은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우리·신한금융은 뒷걸음질 쳤다. 비은행 부문과 비이자이익의 성과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지주별로 어떤 계열사가 그룹 실적에 '효자 노릇'을 했는지, '아픈 손가락'은 어디인지 정리해 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KB금융그룹이 상반기 리딩금융을 수성했다.
국내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성적표가 모두 나온 가운데 KB금융그룹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리딩금융 타이틀을 지켰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2조996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2% 증가한 것이자 반기 기준 사상 최대다. 2위인 신한금융과의 격차는 상반기 기준 3705억 원으로, 1분기(1096억 원)보다 벌어졌다.
특히, 비은행 계열사들이 약진하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 등 보험계열사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며 그룹 이익에 기여했다.
◆ 꾸준한 '비은행 강화' 빛났다
업계에서는 KB금융이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리딩금융'을 수성할 수 있었던 것은 꾸준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비은행을 강화해 온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KB국민은행도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1조8585억 원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호실적을 보였지만, 비은행 계열사들이 호실적을 내며 그룹의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실제 올해 상반기 KB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62%로, 전년 동기보다 0.6% 낮아졌다. 또한 상반기 기준 KB금융 그룹 전체 순이익의 약 45%가 비은행 계열사에서 나왔다.
KB증권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7.1% 증가한 2496억 원으로 집계됐다.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수탁수수료, 자산관리(WM)금융상품 판매, 트레이딩 손익 등이 개선됐다.
특히, 보험 계열사들의 성과가 빛났다. KB금융 전체 순이익에서 두 보험사가 차지한 비중은 24.7%였다.
KB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인 5252억 원으로, 그룹 계열사 중 은행 다음으로 많은 규모의 순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한 수치지만, 지난해 KB손보가 5곳의 빌딩을 매각하며 일회성 요인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KB라이프생명도 전년 동기 대비 213% 급증한 215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그룹 실적에 기여했다.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확대를 위해 보장성보험 판매를 강화하면서 보험영업수익이 늘었고, 채권금리 하락과 주가상승으로 투자손익도 확대됐다.
◆ 윤종규 회장의 '뚝심' 통했다
역대급 실적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뚝심 있는' 비금융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4년 11월 취임한 윤종규 회장은 취임 이후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실제 윤 회장은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2018년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 등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KB금융의 몸집을 키웠다. 2020년에는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해 KB생명과 합병시켜 KB라이프생명을 출범시켰다.
결과적으로 윤 회장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이 제대로 먹힌 셈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비이자 이익 증대는 언제나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아무래도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많이 갖춰져 있어서 유리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관련해서는 앞서 말했듯이 어느 정도 갖춰진 상황이기 때문에 타사에 비해 급한 입장은 아니다"며 "도움이 된다면 계속해서 알아보고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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