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열사 희망퇴직 사태에 김범수 등 경영진에 책임 요구
검증과 경쟁 가능한 인사 시스템 확립 촉구
[더팩트|최문정 기자] 카카오 노동조합이 최근 자회사를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을 규탄하고,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단체행동에 나섰다. 특히 노조는 최근 잇따른 경영 실패에 대해 김범수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카카오 노조)는 2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일대에서 '무책임경영 규탄,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카카오 공동체 1차 행동. 카카오를 구하라' 집회를 열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실시한 집회에는 시작 전부터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10여 개 카카오 계열사 소속 조합원들이 참석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약 2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조 측에서는 전체 참여 인원을 300명 이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최근 카카오 공동체의 연이은 사업 실패에 대한 피해는 재직 중인 직원들이 입고 있지만, 경영진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최근 사업개편과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사태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이 제기됐다.
오치문 카카오 노조 수석부지회장은 "회사가 어려워지면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것을 알지만, 그 고통이 직원들에게만 전가돼서는 안 된다"며 "현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사태의 원인이 경영 실패지만, 백상엽 전 대표는 사과도 없이 (대표직을) 떠나더니, 고문 계약을 통해 아직까지 회사의 곳간을 털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 전 대표는 지난 5월 추가 투자 유치 실패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최근 그가 고문 자격으로 아직 회사에 남아있음이 확인됐다.
오 수석부지회장은 이번 사태에서 김범수 센터장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그룹 인프라 사업과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중요한 계열사지만, 대표 선임 과정이 투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그는 "김범수 센터장에게 자격 없는 대표를 선임하고,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크루(카카오 공동체 직원)들을 내몬 책임을 요구했지만, 그는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 공동체 내의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이와 비슷한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카카오 계열사에서는 구조조정을 시행하며 근로자들의 고용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6월 '넥스트 챕터 프로그램(NCP)'이라는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17일부터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손자회사인 게임제작사 엑스엘게임즈에서도 최근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오늘 단체 행동의 이름을 '카카오를 구하라'로 붙인 이유는 카카오의 위기가 일시적인 재무위기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경영진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경쟁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고, 잘못된 판단으로 위기가 온다면 원인과 결과에 대한 반성과 회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회사에 손실을 끼치고도 고문계약을 체결하는 관행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카카오 노조는 회사 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항의서한은 카카오 CA협의체(전 CAC) 인사 담당이 수령했다. 카카오 노조는 김 센터장의 사과 등 항의서한에 대한 답변이 없을 경우 8~9월 단체협약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서 지회장은 "답변이 있을지 없을지 기대는 별로 없지만, 기대가 없다고 행동을 멈춘다면, 앞으로도 (회사와 김범수 센터장의) 대답을 들을 기회가 없을 것"이라며 "대답이 나올 때까지, 자리에 앉아 함께 논의할 때까지 우리는 계속 외치겠다"고 말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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