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손실 2.8조…3개 분기 연속 적자
"고성능 제품 기술 경쟁력으로 빠르게 실적 개선할 것"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에도 반도체 불황 탓에 2조 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나 적자 규모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회사는 이러한 회복 추세에 따라 하반기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7조3059억 원, 영업손실 2조8821억 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영업손실의 경우 시장 전망치인 2조9000억 원대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47.1% 줄었다.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하며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지난 1분기(영업손실 3조4023억 원)와 비교해 손실 규모가 15% 감소하는 등 적자 폭을 줄인 건 SK하이닉스 입장에서 긍정적인 대목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된 배경으로 "챗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확대되면서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다"며 "이에 따라 HBM3와 DDR5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또 "전사적인 비용 절감 노력을 지속하는 가운데 재고 평가 손실이 감소하면서 영업손실 폭을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2분기에 D램과 낸드 판매량이 모두 늘었다. 특히 D램의 평균 판매 가격(ASP)이 지난 분기 대비 상승한 것이 매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PC, 스마트폰 시장이 약세를 이어가며 DDR4 등 일반 D램 가격은 내림세를 지속했으나, AI 서버에 들어가는 높은 가격의 고사양 제품 판매가 늘어 D램 전체 ASP가 1분기보다 높아졌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메모리 업황에 대해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올 하반기에도 지속되고, 메모리 기업들의 감산 효과도 뚜렷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AI용 메모리인 HBM3, 고성능 D램인 DDR5, LPDDR5와 176단 낸드 기반 SSD를 중심으로 판매를 꾸준히 늘려 하반기 실적 개선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올해 10나노급 5세대(1b) D램과 238단 낸드의 초기 양산 수율·품질을 향상시켜 다가올 업턴 때 양산 비중을 빠르게 늘릴 계획이다. 다만 회사는 D램에 비해 낸드의 재고 감소 속도가 더디다고 판단, 낸드 제품의 감산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전사 투자를 지난해 대비 50% 이상 축소한다는 기조에는 변함없지만, 그동안 경영 효율화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향후 시장 성장을 주도할 고용량 DDR5와 HBM3의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는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1분기를 저점으로 이제 회복 국면에 접어드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사는 고성능 제품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실적을 개선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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