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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대환대출 플랫폼 합류한 카드사…저신용자 수용·경쟁력 두고 '고심'

  • 경제 | 2023-07-14 16:30

카드사, 대환대출 플랫폼 잇따라 참여
금리 경쟁서 1금융권에 밀린다는 지적도


'대환대출 인프라'가 개시된 이후 한 달 동안 6700억 원가량의 대출자산이 이동한 가운데 카드사들도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에 뒤늦게 합류하면서 2금융권 대환대출이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앱 캡쳐
'대환대출 인프라'가 개시된 이후 한 달 동안 6700억 원가량의 대출자산이 이동한 가운데 카드사들도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에 뒤늦게 합류하면서 2금융권 대환대출이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앱 캡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대환대출 인프라'가 개시된 후 한 달 동안 6700억 원가량의 대출자산이 이동한 가운데 카드사들도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에 뒤늦게 합류하면서 2금융권 대환대출이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금융권의 특성상 생계 목적으로 대출을 받는 저신용자의 비중이 높은 만큼 저신용자 수용에 대한 카드사들의 고민은 깊어져 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금리 경쟁에서 1금융권에 밀릴 수밖에 없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2금융권에서의 대환대출 이용액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카드업계에서는 현재 신한카드(카카오페이·토스·핀다), KB국민카드(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현대카드(핀다) 등이 대환대출 서비스 플랫폼에 입점해 있다. 롯데카드도 3분 중 대환대출 플랫폼에 입점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 역시 플랫폼 합류를 놓고 시기를 조율하고 있으며 삼성카드도 연내 네이버파이낸셜에 입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대환대출 플랫폼에 잇따라 참여하면서 2금융권을 주로 이용하는 저신용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질 전망이다.

지난 5월 31일 출시한 대환대출 플랫폼은 소비자가 금융사를 방문하지 않고도 모바일 플랫폼에서 대출 갈아타기를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다. 서비스에서는 시중은행은 물론 카드·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대출도 가능하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타 금융사들에 비해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고금리로 고통받는 서민들의 이자 부담 완화를 명분으로 시작됐으나 1금융권 내 이동이 대부분이라는 부분도 기존 취지와 벗어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5월 31일부터 6월 30일까지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6684억 원(2만6883건)의 대출 자산이 이동했다.

2금융권의 참여가 저조함에 따라 1금융권 간 대출 이동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1금융권에서 1금융권으로 이동한 액수는 6161억 원(2만252건)으로 전체의 92% 수준이었다. 반면 2금융권에서 1금융권으로 이동한 액수는 315억 원(2352건)에 불과했다. 2금융권에서 2금융권 169억 원(2098건), 1금융권에서 2금융권 39억 원(381건) 등이었다.

카드사들이 최근 대환대출 플랫폼에 뒤늦게 합류하는 데에는 금융당국의 적극적 참여 독려가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도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카드사들에 상생금융을 강조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우리카드를 찾아 상생금융 지원을 당부한 데 이어 다음 주에는 신한카드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 원장은 우리카드 상생금융 행사에서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이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 공급이 과도히 축소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또 기존 대환대출 플랫폼에서는 카드론 내역 조화가 불가했으나 이달부터 내역 조회가 가능해졌다. 플랫폼 내 카드론 비교가 가능해지면서 카드사들의 참여율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관망하던 카드사들이 대환대출 플랫폼에 잇따라 참여하면서 2금융권을 주로 이용하는 저신용자들의 선택권도 넓어질 전망이다. /더팩트 DB
그동안 관망하던 카드사들이 대환대출 플랫폼에 잇따라 참여하면서 2금융권을 주로 이용하는 저신용자들의 선택권도 넓어질 전망이다. /더팩트 DB

한편으로는 뒤늦게 합류한 카드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금융권의 특성상 생계 목적으로 대출을 받는 저신용자의 비중이 높은 만큼 저신용자 수용에 대한 문제도 DSR 규제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금리 경쟁에서는 1금융권에 밀릴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지난 4월 5대 은행과 인터넷은행(토스·카카오·케이뱅크)의 가계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5.23~7.79%다. 같은 기간 7개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2.87~14.56%로 집계됐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1금융권과 2금융권의 경쟁에서 2금융권이 불리한 것은 사실"이라며 "카드사들의 경우 수신 기능 없이 여전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은행에 비해 대출 이율이 비쌀 수밖에 없다. 대신 카드사의 강점은 대출을 편하게 신청하고 상환도 자유롭다는 점이었는데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대행해 주다 보니 은행이 갖고 있는 상대적 약점도 보완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주별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1금융권과의 경쟁력에서 완전히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대출 금리에서 밀리는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차주마다 성격이 다르고 평가하는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1금융권으로 무조건 빠져나간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카드론 같은 경우 중도 상환 수수료가 없으니 급전이 필요한 분들이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DSR 규제로 2금융권에서의 대환대출 이용액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금융권은 40%, 2금융권은 50%의 DSR 규제를 받고 있다. 다만 카드사에서는 DSR 규제는 양날의 검과 같다면서 완화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카드사 관계자는 "DSR 규제를 완화할수록 건전성 관리가 더 어려워진다"면서 "DSR 규제 때문에 대출을 못 받고 생계가 어려운 분들은 규제 완화가 필요한데, 카드사나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살펴보면 규제를 완화하면 더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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