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효 씰리코리아 대표, KSA 라돈 인증 제도에 대해 의문 제기
KSA, "각 기관별 라돈안전 시험 기준 달라 협회도 '민간 인증"
[더팩트|이중삼 기자] 최근 한국표준협회(KSA)의 '라돈안전 인증마크'에 대한 실효성을 두고 침대업계가 시끌벅적하다. KSA로부터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과 다른 인증기관에서 안전성만 확보되면 상관없다는 의견이 충돌해서다.
전문가들은 라돈안전 인증은 소비자에 대한 기본 책무라고 입을 모았다. 라돈은 무색·무미·무취의 자연방사성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라돈은 오랜 기간 노출되면 폐암 등을 유발할 위험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KSA는 국내 공식 라돈안전 인증 발급 기관이다. KSA는 연세대 라돈안전센터와 함께 개발한 라돈 안전 평가모델(RnS)로 △주거시설 △상업시설 △공공시설 △기타 시설의 실내공간과 제품의 라돈 농도 등을 평가해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라돈안전 제품인증의 경우 동일 제품 규격으로 생산되는 제품을 대상으로 라돈방출량을 측정해 허용기준치 이내인 제품을 인증해주고 있다.
KSA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과 전화통화에서 "(라돈안전 인증은) 2018년 하반기 라돈침대 사태 이후 소비자들은 라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인증을 통해 공급자는 경쟁력을 가지고 되고 소비자의 불안감을 해소시킬 수 있다. 또 소비자는 라돈으로부터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윤종효 씰리코리아 대표가 공급자·소비자 모두에게 필요한 KSA 라돈 인증 제도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면서 침대업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씰리코리아는 지난달 16일 경기도 여주시 소재 여주공장에서 '미디어 데이'를 열었다. 침대 생산 전 과정을 공개하며 라돈 등 발암물질에 대한 제품 안전성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이날 윤종효 대표는 "KSA에서만 인증을 받아야만 인증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른 공인기관에서 유해성 검사를 철저히 실시하고 있고 제품이 판매되기 전 연간 방사선량 한도를 계산해 정부 기준치 1mSv(밀리시버트) 이하인 제품만 판매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2019년 라돈검출 사태를 겪은 뒤 현재는 라돈에 안전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라돈안전 인증마크는 꼭 KSA 인증만이 유효한 것일까. 국내 침대업계의 입장도 두 축으로 나뉜 가운데 <더팩트> 취재진이 꼼꼼하게 따져봤다.
[검증대상]
1. 라돈안전 검사, 꼭 한국표준협회(KSA)에서 받아야 인정받을 수 있나.
2. 인증마크는 소비자들의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 아닌가.
[검증방법]
한국표준협회 자료, 침대업계 관계자 확인, 유통 분야 전문가 인터뷰.
[검증내용]
◆ '라돈안전 인증', KSA에서만 받아야 인정받나
씰리코리아는 2019년 2월 침대 6종 모델(357개)에서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생활방사선법)에서 명시한 안전기준(1mSv/y)을 최대 4배 초과하는 수치의 방사선량이 검출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당시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해당 제품을 표면 2cm 높이에서 매일 10시간씩 사용했을 경우 연간 피폭선량이 1.125~4.436 밀리시버트(mSv)에 이른다고 밝혔다. 정부 기준치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당시 씰리코리아는 사과문을 올리고 자발적 리콜에 나섰다.
라돈 사태 파문 이후 씰리코리아는 2019년부터 KSA로부터 매년 대표 라인 8개 제품에 대한 라돈안전 인증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2개 제품만 인증을 받았는데 안전성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씰리코리아에 따르면 여주공장에서 생산되는 전 제품과 수입품은 'RAD7' 기기를 활용해 유해성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한국원사직물시험연구원(FITI) 등 외부 공인인증기관으로부터 각각 유해성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KSA가 시행하는 라돈안전 인증절차는 총 6단계로 나뉜다. △신청서·현황자료 제출 △1차 서류심사 △2차 심사일정 통보 △3차 심사(현장·측정) 실시 △4차 인증심의위원회 △라돈안전 인증 등이다. 측정절차는 △인증의뢰 △의뢰 제품 사전평가·측정 대상 선정 △측정 챔버 선정·설정 △생활밀착형 제품(30시간 측정 : 3회, 건축자재 제품 : 72시간 측정) △분석·평가 등 총 5단계다. 제품인증은 1000점(시스템평가 400점·측정 평가 600점) 가운데 700점 이상이 받아야 한다.
KSA는 다른 공인기관에서 실시한 라돈안전 검사에 대해 신뢰가 없지 않다고 말했다. KSA 관계자는 "KSA는 라돈안전 공인인증기관이지만 민간인증 차원이다"며 "특히 연구기관마다 라돈 검사에 활용하는 모델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기관에서 테스트한 결과도 신뢰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간인증은 제품·서비스 또는 시스템 등에 대한 적합성 평가에 있어 법적 근거 없이 자체 수익사업으로 민간기관에서 자율로 시행하는 인증 제도를 말한다. 즉 KSA도 민간과 협력해 테스트를 하는 부분이므로 다른 기관보다 검사 결과가 모두 낫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현재 라돈안전 인증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법 근거는 없다.
◆ 인증은 '최소한의 안전장치'…의무화 방안 목소리도
씰리코리아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원자재는 △한국원사직물시험연구원(FITI)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폼 소재는 △한일원자력 시험분석센터 등 외부 공인인증기관으로부터 각각 유해성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날 윤 대표는 씰리침대는 라돈으로부터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씰리침대는) 안전한 원자재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성 문제는 전혀 없다"며 "라돈 안전검사 관련 라돈 인증은 KSA에만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완제품 샘플을 보내 검사하는 게 불확실하다. 씰리코리아는 자체·외부 공인인증기관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KSA가 공식 라돈인증기관인 것은 맞지만 자체 검사 이외에 다른 공인 인증기관에서도 안전성을 확인받았다면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라돈안전 인증의 중요성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은 인증에 있다. KSA를 제외한 다른 기관들은 라돈안전 인증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유해성 시험에 대한 결과표를 제공하는 것이 전부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식인증기관이 아니라면 이는 소비자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생각한다. 결국 해당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다"며 "또 씰리코리아는 2개 제품에 대해 KSA부터 라돈안전 인증을 받았는데 다른 기관도 괜찮다면서 왜 인증을 받았는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인증은 최소한의 안전기준이라며 다른 외부기관에서 안전성이 확인됐더라도 공식 인증의 중요성은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안전성 인증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KSA로부터 인증을 받는 것은 소비자들의 건강을 위한 기본 책무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 차원에서 라돈 안전성 보장의 의무화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증받지 않은 제품을 출시하는데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제품을 살 때 안전성을 확인한다. 특히 인증마크가 있는 제품을 신뢰하는 경향이 크다"며 "소비자들의 건강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라도 정부가 인증 의무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검증결과]
'라돈안전 인증은 KSA에서만 받아야 인정받나'에 대한 팩트체크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KSA에서도 라돈안전 검사에서 민간인증을 하고 있고 다른 기관의 결과도 신뢰가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다만 KSA의 인증마크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신뢰를 더 느낀다는 부분은 부정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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