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주변서 화학품 냄새 진동 '제보'
"불편 커 vs 별일 아냐"…반응 제각각
공사 막바지…"주변 시설과 수시 소통"
[더팩트ㅣ권한일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시공 중인 '래미안 원베일리' 공사 현장 인근에서 소음·먼지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빗발친 가운데, 최근 악취와 교통 체증이 심해졌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22일 오후 <더팩트> 현장 취재 결과, 래미안 원베일리 시공 현장 주변에선 화학 약품과 유사한 냄새를 확연하게 맡을 수 있었다. 또 마무리 도로 공사로 인해 주변 차선 일부가 통제되는가 하면 미세먼지가 없는 쾌청한 날씨였음에도 굴착·자재 운반에 따른 흙먼지가 일대에 수시로 날렸다.
특히 해당 현장이 신반포어린이집·계성초등학교·신반포중학교와 거의 맞닿아 있어 학생들의 등·하교와 어린이들의 야외 활동 등에 영향을 주지나 않을지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다.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과 직장인들의 반응은 천차만별이었다. 시공 기간 내내 소음에 시달린 데다 최근 교통체증과 악취가 부쩍 심해졌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반면 불편함을 호소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어서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도 나왔다.
래미안 원베일리 현장과 접한 아크로리버파크에 거주하고 있다는 40대 A씨는 "평소 조깅을 즐기다 보니 본의 아니게 원베일리 현장 주변도 자주 뛰게 되는데 최근 머리 아픈 냄새가 나기 시작했고 출퇴근 시간에는 좁아진 도로가 꽉 막혀서 답답하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아크로리버파크 50대 주민 B씨는 "한동안 낮엔 공사 소리가 심해 창문을 열어두기가 힘들었지만 요즘 좀 나아졌다"면서도 "최근 페인트 냄새와 비슷한 화학 약품 냄새가 나기 시작했고 차도와 인도를 뒤집어놔서 통행에 불편감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이날 래미안 원베일리 현장 제2 출입구 앞 도로와 인도 일부는 통제된 채 공사가 한창이었다. 다만 차량 진출입 관리와 인도 주변에 안전 인력이 곳곳에 배치돼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도 보였다. 해당 공정은 삼성물산 하도급사가 맡고 있다.
일각에선 공사 현장 주변이라 일부 불편은 어쩔 수 없지 않겠느냐는 반응과 예민하게 받아들일 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었다. 특히 서울 도심 내 아파트 밀집지역에 대단위 재건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부분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인근 회사에 근무하는 직장인 C씨는 "거의 매일 현장 주변을 지나는데 화학 약품 냄새나 소음을 크게 인지하지는 못했고 기자 질문을 받으니 냄새가 느껴지는 듯 하다"며 "개인차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또 반포동에 거주하는 70대 주민 D씨는 "대형 공사장 주변인데 이 정도 불편감은 당연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 뒤 "(원베일리 단지) 완공 후에 주변 환경이 확연하게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더팩트>가 서초구청에 접수된 원베일리 공사로 인한 소음·분진 민원 현황을 파악한 결과, 작년과 재작년에 각각 33건, 27건의 관련 민원이 확인 됐다. 지난 2년간 공정상 철근과 골재 작업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1~3월)에는 총 6건의 추가 민원이 접수됐고 2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지난달 말에는 공사 악취 민원 1건도 추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측은 현재 진행 중인 도로 공사와 주변 마감 공사는 입주 후 불편을 줄이기 위해 불가피한 부분이고 인근 아파트와 초등학교, 어린이집 등과도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현재 도로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조합 소유 부지로, 대단지 입주 후 발생할 수 있는 교통체증을 해소 하기 위해 회사 측이 기부 형태로 도로 확장 공사를 하고 있다"며 "아스팔트 공사와 아파트 외벽 도장 작업 등으로 냄새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변 계성초등학교와 신반포어린이집 등과 수시로 소통하는 한편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며 "일례로 도로 비포장 당시 통학로에 야자 매트를 설치하는 등, 등·하교에 위험과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왔다"고 강조했다.
래미안 원베일리는 기존 신반포3차와 경남아파트를 통합 재건축하는 프로젝트다. 총 23개동 2990가구 대단지로 조성돼 서초구 재건축 대장주로 꼽힌다. 2021년 6월 분양 당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분상제) 첫 적용 단지였음에도 일반 분양가가 3.3㎡당 5653만 원에 달해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지만 주변 시세 대비 최소 10억 원 이상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어 '로또 청약'으로 불렸다.
현재 완공·입주 예정일(8월)을 두 달 남짓 앞둔 가운데 지난 13일 이 단지 전용 84㎡(5층) 입주권이 2년 전 분양가의 3배 수준인 39억2000만 원(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거래돼 관심을 모았다. 일각에선 '실거래가 띄우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 가운데, 아직 해당 건 소유권 이전 등기는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k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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