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주가 반토막 신주 가격에 몸집 두 배 물량 발행
증권가 "단기 주가 불확실성 피하기 어려워"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CJ CGV가 1조 원 규모 자본 확충에 나선다는 소식에 주가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주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주가는 1만 원조차 위협받고 있어 향후 주가 방향에 시선이 모인다.
22일 오전 11시 54분 CJ CGV는 전일보다 6.73%(770원) 내린 1만670원에 거래 중이다. 주가는 이날 1만500원까지 하락해 이틀 연속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유상증자 소식 다음날인 21일 전날 대비 21.10% 내린 1만14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52주 신저가이면서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 당시 기록한 최저가(1만2608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여파는 CJ그룹 전반까지 영향을 미쳤다. 전날 CJ는 전장 대비 4.99% 내린 7만4200원에 마감했다. CJ제일제당(-5.31%), CJ ENM(-5.50%), CJ프레시웨이(-1.69%) 등 그룹주 전반이 약세였다.
이는 CJ CGV가 자기 몸집의 두 배 가까이 되는 규모의 증자에 나서겠다고 밝힌 영향으로 해석된다.
지난 20일 CJ CGV는 57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공시했다.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채무 상환 자금 마련 등을 목적으로 밝혔다.
모회사인 CJ주식회사는 CJ CGV의 유상증자에 참여함과 함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회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현물 출자한다. 현물출자가액에 대한 회계법인 평가액은 4500억 원으로, 유상증자까지 더하면 약 1조 원 규모의 자본확충이다.
통상 대기업 등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참여하거나 신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호재로 인식되지만 이번에는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인 데다 최근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밀려 영화관 사업이 어렵다는 점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 자체 또한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악재로 인식되는 점이 있다.
발행 물량이나 발행 가격면에서도 기존 주주 입장에서 악재로 해석될 수 있다. 주당 발행가에는 큰 할인율을 적용해 현재 주가 반토막 수준의 신주가 발행되는 데다 신주 물량 또한 많은 점이 부담일 수 있어서다.
CJ CGV가 발표한 5700억 원 규모 증자에서 신주발행가가 지난 20일 종가 1만4500원의 절반 수준인 7630원에 예정됐다. 증자를 통해 신주 7470만 주가 주당 7630원에 발행될 예정이다.
기존 주주는 막대한 신주 물량이 시장에 풀릴 위험 또한 안고 가야 한다. 현재 CJ CGV의 발행주식총수가 보통주 기준 4772만8537주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 발행된 주식보다 더 많은 신주가 풀리게 되는 것이다. 그룹 측은 CJ가 주주배정으로 얻은 지분을 당분간 매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으나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까지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5100억 원가량의 물량이 외부에서 수혈되기에 적지 않은 물량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우려다.
일각에선 그룹차원의 대규모 실탄 공급에도 영화관 업계 불황이 지속되고 있어 실효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아울러 CJ그룹 주요 계열사 내에서 호실적을 내고 있는 곳은 CJ올리브영과 CJ대한통운 등 두 곳 정도로 그룹 전반 주가가 악화일로를 걷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증권가는 CJ CGV 주가가 단기적인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극장업에 대한 시장 의구심과 유상증자의 규모가 매우 큰 만큼 단기 주가 불확실성은 피해가기 어렵다"고 관측했다.
반면 가장 큰 리스크로 꼽혀 왔던 재무구조가 안정되는 점은 긍정적 해석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지 연구원은 "자본확충을 통한 순차입 축소로 이자비용이 감소하고, 매년 100억 원 수준의 올리브 네트웍스 배당, 점진적인 본업 턴어라운드로 자금사정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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