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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 모인 삼성 임원들…전략회의 화두는 '위기 극복·미래 전략'

  • 경제 | 2023-06-20 11:36

삼성전자, 20일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 돌입

삼성전자가 20일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경영 위기 돌파를 위한 해법 마련에 나선다. /더팩트 DB
삼성전자가 20일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경영 위기 돌파를 위한 해법 마련에 나선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가 2023년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에 돌입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주요 사업 실적이 악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최되는 이번 회의에서는 '위기 극복' 방안과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미래 전략'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끄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이날 수원사업장에서 모바일경험(MX) 사업부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이어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DA) 사업부 21일, 전사 사업부 22일 등 회의는 사흘간 이뤄질 예정이다. 이 밖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도 이날 화성사업장에서 경계현 사장 주도 아래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주요 경영진과 임원, 해외법인장들이 모여 사업 부문·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다. 삼성전자는 2018년까지 상·하반기로 나눠 연 2회씩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었으나, 2019년 연 1회로 줄였다. 그러나 대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부터 다시 연 2회씩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사업 부문의 공통 화두는 '위기 극복'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 침체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핵심 사업인 반도체는 올해 들어 메모리 가격 급락과 재고 부담 증가로 수조 원대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의 경우 신제품 판매 흐름이 나쁘지 않지만, 시장 경쟁이 치열해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95.47% 줄어든 64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중장기적 관점의 미래 성장 전략도 회의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상반기 회의는 올해 사업 계획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하반기 판매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이지만, 미래 전략의 큰 축으로 삼고 있는 몇몇 신성장 동력 사업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글로벌 전략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 예년과 같이 추후 주요 내용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박헌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글로벌 전략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 예년과 같이 추후 주요 내용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박헌우 기자

구체적으로 올해 회의는 국내외 임원급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해 머리를 맞댄다.

먼저 DX 부문은 조만간 개최할 예정인 '갤럭시 언팩' 행사 준비 현황과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폴드5'·'갤럭시Z플립5' 마케팅 전략 등이 점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하순 신제품 공개 행사 '갤럭시 언팩'을 사상 최초로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지난 2019년 첫 폴더블폰을 출시한 이후 후발주자들이 하나둘 발을 들여 현재 폴더블폰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에서, 한국이 폴더블폰의 원산지이고,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의 개척자임을 분명히 하겠다는 계산이다.

VD·가전 부문에서는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과 하반기 주력 제품 판매 전략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에 따라 시장 변화 상황을 검토하는 시간도 가질 전망이다.

DS 부문은 하반기 시황 전망을 토대로 불확실성을 줄일 해법 찾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조기 반등을 이끌어낸다는 차원에서 고부가 제품의 판매 비중 확대를 위한 전략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계현 사장의 유럽 출장 내용이 공유될 가능성이 크다. 경계현 사장은 최근 5일 동안 인공지능(AI)·차량용 반도체와 관련 있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독일 뮌헨·슈투트가르트, 스위스 제네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4개국 5개 도시를 방문했다. 그는 이번 출장과 관련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미래 기술은 혼자 만들 수 없다"며 "다양한 주체와 장기적 관점에서 혁신과 파트너십을 통해 미래를 그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 이전에도 회의는 부문별 경영진이 주도했고, 이재용 회장은 추후 주요 내용을 보고받았다. 현재 이재용 회장은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로 출국한 상태로, 이틀간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지원 활동을 벌인 이후 베트남 경제사절단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rocky@tf.co.kr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글로벌 전략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 예년과 같이 추후 주요 내용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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