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시 첫날 95.7%가 1금융권 간 대환
2금융권→1금융권 대환 사실상 어려워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더 낮은 금리의 다른 금융사 신용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서비스가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대환대출 플랫폼으로 금리 부담을 줄인 사례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2금융권을 주로 이용하는 저신용자들이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가 개시된 지난달 31일 이후부터 지난 9일까지 3040억 원 규모의 신용대출 자산이 이동했다. 이동 건수는 1만1647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일부 은행들은 월 신규 한도(약330억 원)를 모두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환대출 서비스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저신용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금융권에서 대출 받은 금융소비자들이 1금융권으로 대출을 갈아타는 게 쉽지 않다. 신용등급에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면 1금융권 대출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2금융권에서 2금융권으로 갈아타는 것에도 어려움이 있다. 최근 연체율 상승 등으로 2금융권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 대출자산 확대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 개시 첫날인 지난달 31일 1819건(약 474억 원)의 대출 이동 중 95.7%(금액 기준 90.5%)가 1금융권 간 대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일까지의 대환대출 중 1금융권 간 이동은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많은 차주들이 더 저렴한 금리 혜택을 누리게 된 것은 맞다"면서도 "대출에 있어서 '신용도'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아무래도 2금융권 대출 이용자는 저신용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고, 금리인하요구권과 마찬가지로 신용등급에 큰 변화가 없을 경우 1금융권으로 이동은 어렵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최근 연체율 관리에 경고등이 켜지는 등 2금융권 전반이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반기가 지나고 경기가 어느정도 안정된다면 저신용자들도 대환대출 플랫폼에 적극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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