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CEO 등 주요 경영진 방한
블록먼 회장, 아내가 한국인…"안녕하세요" 인사
'AI 심장' 만드는 AI반도체 기업에 '관심'
[더팩트|최문정 기자] 전 세계를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몰아넣은 AI 챗봇 서비스 '챗GPT' 개발사 '오픈 AI'의 주요 경영진들이 한국을 찾았다. 통상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만이 해외에 방문해 온 것과는 구분되는 이례적인 행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오픈 AI는 ICT 인프라 수준이 높고, 다양한 AI 스타트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한국 시장에 남다른 관심을 표시하며 협업 가능성을 열었다.
10일 IT업계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 AI CEO는 지난 7일 저녁 한국땅을 밟았다. 올트먼 CEO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트먼 CEO는 지난 4월 말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5~6월 전 세계를 돌며 오픈 AI 이용자와 개발자를 비롯해 AI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며 "특히 정책 입안자들과 만나 대화하기를 희망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후 올트먼 CEO는 서울을 포함한 전 세계 17개 도시를 방문해 현지 IT 기업과 논의를 나누거나, 정치권을 만나는 자리를 이어오고 있다. 올트먼 CEO는 방한 전까지는 단독이나 최소한의 인원만을 동반하고 방문 행사를 치러왔다. 그러나 이번 방한에서는 오픈 AI 공동 창업자 겸 회장인 그렉 블록먼 등 주요 임원진을 대동해 눈길을 끌었다.
올트먼 CEO는 9일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K-스타트업 밋업' 행사에 참석해 "전 세계적으로 딥테크를 더 많이 보고 싶고 대화하고 싶다"며 "특히 우리 임원들도 와 있는데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특히 블록먼 회장은 이날 아내가 한국인임을 밝혀 화제를 모았다. 이영 중기부 장관의 소개로 무대에 오른 블록먼 회장은 마이크를 잡고 "안녕하세요"라며 한국어로 깜짝 인사를 했다. 준비된 행사를 모두 마친 뒤에는 "감사합니다"라는 인사까지 건넸다. 이와 같은 블록먼 회장의 너스레에 이영 장관은 '국민 사위'라는 평까지 내놨다.
오픈 AI 경영진 방한 행사를 준비한 중기부 관계자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굉장히 많은 오픈 AI 팀이 한국에 들어왔다. 블록먼 회장의 경우, 다른 나라에서는 올트만 CEO와 함께 무대에 등장한 적이 없다. 이번에 10명 정도의 오픈 AI 임원들이 행사에 참석했는데, 다른 나라에서는 없었던 일이고, 그만큼 한국에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고 밝혔다.
오픈 AI의 남다른 한국에 대한 관심은 올트먼 CEO가 오픈 AI를 창업하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올트먼 CEO는 미국의 스타트업 육성기업 '와이비컴비네이터'를 운영하며 한국의 다양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접했다고 밝혔다.
올트먼 CEO는 "한국은 초기부터 챗GPT를 가장 창의적으로 사용해 온 곳"이라며 "한국은 인터넷 보급률도 가장 높고, 기술의 품질도 매우 높으며, AI를 잘 활용하는 국가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에 관심이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트먼 CEO는 한국의 AI 연산에 최적화된 반도체 설계 기업에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은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으며, 하드웨어 역량 또한 뛰어나다"며 "더 많은 기업들을 탐방해 칩 개발을 함께하는 등 협력을 가속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AI 반도체는 말 그대로 AI 연산에 최적화된 반도체다. 기존 AI 연산에는 주로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동원됐다. 그러나 GPU는 범용성이 높은 대신 AI 연산에는 적합하지 않은 부분이 존재해 AI 알고리즘 연산에 최적화된 전용 반도체 수요가 급부상한 상황이다. 오픈 AI 역시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 반도체인 '아테나'를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주요 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인 리벨리온, 퓨리오사, 사피온 등의 오픈 AI와의 협업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리벨리온은 최근 AI 반도체 성능 테스트 대회인 MLPerf에서 자사의 칩셋 '아톰'이 퀄컴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칩셋 강자를 제치고 약 1.4~3배 앞선 성적을 냈다고 밝혔다. 퓨리오사는 2021년 MLPerF에서 이미지·영상 처리 성능에서 강자 엔비디아를 제쳤다. SK그룹의 AI 반도체 계열사 사피온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데이터센터용 AI 성능 부문에서 엔비디아를 전력 효율 부문에서 2.2배나 앞지르는 성과를 냈다.
중기부 관계자는 "올트먼 CEO는 9일 오전 행사 이후 이영 장관과 오찬 자리에서 한국은 다른 나라에는 없는 굉장히 훌륭한 반도체 생태계가 있고, 이와 관련된 인재나 기술 노하우가 많다는 발언을 했다"며 "이에 중기부는 오픈 AI를 위한 AI 칩을 공동 제작하는 방안을 건의하며 관련 회사를 소개해줄 수 있다는 제안을 했고, 올트먼 CEO 역시 한국이 워낙 기술면에서 앞선 나라고, 특히 반도체에서의 성과를 알고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잘 모른 부분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고 싶다고 반응했다"고 밝혔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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