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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 가전양판점 빅2 여름 특수 마케팅 사활, 2분기 개선될까

  • 경제 | 2023-06-06 00:00

롯데하이마트·전자랜드 창고 대방출 대규모 행사
양사 2분기 기대감…여름 특수로는 힘들다는 의견도


롯데하이마트는 실적 개선을 위해 이달 대규모 행사를 열고 총력전에 돌입했다. /더팩트 DB
롯데하이마트는 실적 개선을 위해 이달 대규모 행사를 열고 총력전에 돌입했다. /더팩트 DB

[더팩트|이중삼 기자] 국내 가전양판점 빅2(롯데하이마트·전자랜드)가 여름 특수를 기회로 실적 반등에 사활을 걸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2분기 실적 결과는 불 보듯 뻔해서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되며 매년 실적은 곤두박질쳤고 온라인 시장에서도 밀리는 형국에 '진퇴양난'(進退兩難)의 수렁에 빠진 양사는 이달 대규모 할인전을 열며 총공세에 나섰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 매출은 △4조 원(2020년) △3조8000억 원(2021년) △3조3000억 원(2022년), 영업이익은 △1610억 원(2020년) △1068억 원(2021년) △-520억 원(2022년)을 기록했다. 외형과 수익성 모두 악화일로를 걸었다. 흐름은 1분기 실적에도 반영됐다. 올해 1분기 매출은 626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412억 원)보다 2152억 원 줄었다. 영업손실도 지난해 1분기 -81억 원에서 올해 -258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3고 현상'(고금리·고환율·고물가)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는 것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날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과 전화통화에서 "부동산 거래 침체와 소비 침체에 따른 이사·혼수 감소 등으로 가전 수요가 줄어들면서 실적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실적 회복을 위해 이달 대규모 행사를 열고 총력전에 나섰다. 물러설 수 없는 처지에 놓인 롯데하이마트가 실적 악화를 막아보자는 의미로 분석된다. 롯데하이마트는 6월 한 달간 '2023년 상반기 창고 대개방' 행사를 열었다. 고물가로 인한 가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최근 수요가 높게 나타나는 품목 중심으로 신상품과 이월상품들을 한데 모았다. △상품 할인 △롯데모바일상품권 증정 △캐시백 등 다양한 방식으로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롯데하아미트는 이를 위해 할인 상품 규모를 평소보다 약 2배 확대했다.

특히 최근 기온이 오르며 수요가 늘고 있는 에어컨 브랜드별 인기 상품을 혜택가로 판매한다. 일례로 삼성전자 '무풍갤러리', LG전자 '오브제컬렉션 휘센타워' 등 행사 상품을 구매하면 최대 20% 상품 할인과 함께 캐시백 추가 증정 등 최대 30만 원 상당의 혜택을 준다. 이 외에 TV·냉장고 등 이사·혼수 가전 기획전을 실시하고 주방·생활 가전도 최대 50% 할인 판매에 나선다.

실제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여름 주방 가전 매출이 늘었다. 지난달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매출을 4월 같은 기간(4월 17일~30일까지)과 비교한 결과 △음식물처리기 △얼음정수기 △블렌더 등 매출이 각각 30%, 50%, 2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창고 대개방 행사로 매출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가계 부담을 낮추고자 올해 들어 가장 많은 물량으로 행사를 준비했다"며 "이맘 때 수요가 가장 높은 상품 중심으로 저렴하게 쇼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이달 30일까지 온·오프라인 동시 할인 축제 '세일랜드'를 실시한다. /이중삼 기자
전자랜드는 이달 30일까지 온·오프라인 동시 할인 축제 '세일랜드'를 실시한다. /이중삼 기자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에스와이에스리테일도 실적이 매년 고꾸라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자랜드의 매출은 △8504억 원(2020년) △8783억 원(2021년) △7229억 원(2022년), 영업이익은 △66억 원(2020년) △-17억 원(2021년) △-109억 원(2022년)을 기록했다. 전자랜드는 비상장사로 분기 실적 공개 대상은 아니지만 1분기 실적이 저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전자랜드 관계자는 "자세한 실적은 공개할 순 없지만 1분기보다 2분기가 평균 매출이 더 높은 편이다"며 "사실상 여름 특수는 6~7월로 봐야하는데 아직 6월 초반이긴 하나 2분기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이달 30일까지 온·오프라인 동시 할인 축제 '세일랜드'를 열고 공격 마케팅에 나선다. 응모권 추첨 방식으로 다양한 경품을 증정하는 '릴레이 래플' 이벤트를 5일부터 4주간 실시한다. 경품으로는 △휴테크 안마의자 △위닉스 의류건조기 백화점 상품권 100만 원 △메종키츠네 반팔티 등이다.

또 매주 화~목요일에는 인기 가전제품을 할인가에 판매하는 '화목한 특가' 행사도 온·오프라인 동시 실시한다. 행사는 2주간 열리며 19일·26일에는 행사 품목과 모델별 특가 혜택이 공개된다. 추가로 에어컨 할인 행사도 전개하는데 100만 원 이상 에어컨 전 품목을 제휴 카드로 결제하면 최대 36개월 장기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상반기에 받은 많은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이번 래플 경품 이벤트에 인기 품목들을 경품으로 선정했다"며 "고객들이 전자랜드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응모권을 모으며 즐거운 쇼핑 경험을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여름 특수 행사로 2분기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는 업계와 다르게 전문가들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수요가 오르기 위해서는 소득효과 또는 가격효과가 나타나야 하는데 현재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소득효과를 보긴 어렵다"며 "가격효과를 노려야 하는데 가전양판점이 실시 중인 행사가 온라인 쇼핑몰에 버금가는 가격 할인이 이뤄져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을 보면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확인하고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크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을 압도하는 가격 또는 서비스가 없고 단순 대규모 행사만 꾸린다면 가전양판점의 2분기 실적은 저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도 일회성 행사로는 다음 분기 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본격 여름 시즌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 한 번의 행사로 2분기 실적 개선을 말하기에는 어렵다.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7~8월까지 경쟁력 있는 할인 행사를 펼친다면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다고 본다"며 "또 가전양판점이 어려운 시기인 것은 맞지만 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내실을 탄탄히 다지는 것도 향후 실적을 높이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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