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300명 대상 토크콘서트 개최
'갓생 한끼' 이어 두 번째 소통 프로젝트
"위상 회복 위한 이미지 쇄신 노력"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경제단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소통 강화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4대 그룹을 다시 품고, 나아가 재계 맏형 자리를 되찾기 위해 이미지 쇄신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앞세운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행사를 개최한 데 이어, 이번에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인물을 초청해 토크콘서트를 열기로 했다.
전경련은 다음 달 23일 서울 동대문 V.SPACE에서 MZ세대 300여 명을 초대해 드림워크 토크콘서트를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토크콘서트는 시대 리더와 젊은 세대가 함께 꿈을 향한 도전과 열정, 혁신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 타일러 라쉬 등이 멘토로 참여한다.
드림워크 토크콘서트는 전경련이 마련한 두 번째 국민 소통 프로젝트다. 앞서 전경련은 지난달 25일 첫 번째 국민 소통 프로젝트 '갓생(목표 달성을 위해 생산적이고 계획적인 바른 생활을 실천한다는 뜻의 MZ세대 유행어) 한끼'를 개최했다.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성격인 '갓생 한끼'에는 재계 총수인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박재욱 쏘카 대표, 노홍철 ㈜노홍철천재 대표 등이 참석해 큰 호응을 얻었다.
전경련은 '갓생 한끼'의 성공에 이어 토크콘서트를 곧바로 기획, '소통하는 경제단체'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젊은 층을 공략할 수 있는 인물들로 멘토를 구성했다. 이승건 대표가 이끄는 토스는 새로운 차원의 금융 경험으로 스마트 시대 IT와 친숙한 젊은 세대에게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 20대 사업가인 장지호 대표는 국내 최초 비대면 진료·처방약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며 지난해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로 선정됐다. 타일러 라쉬는 지적인 이미지로 대중의 인기를 얻으며 활발히 활동 중인 방송인이다.
이상윤 전경련 CSR본부장은 "버핏과의 점심이 1대 1 맞춤형 멘토링과 재능기부가 콘셉트라면, 토크콘서트는 한국판 TED 형식의 시대 리더와의 소통 공감 콘셉트"라며 "전경련은 미래를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경련이 소통 강화 프로젝트에 공을 들이는 건 위상 회복을 위해 '이미지 쇄신'이 필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경련이 지난 2월 "혁신하겠다"며 발표한 중장기 발전안 '뉴 웨이 구상'에서도 '소통'이 중심축이었다. 그동안 전경련은 한국 재계의 맏형 역할을 해왔지만, 2016년 불거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신뢰도에 큰 흠집을 남겼다. 특히 문재인 정부 시절 적폐로 낙인찍혀 주요 행사에서 배제되는 이른바 '패싱 굴욕'을 겪었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도 지난 2월 취임하며 소통 강화를 통한 국민 신뢰 회복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국민과 동떨어진 조직은 존재 가치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국민 눈높이를 맞추겠다"며 "전경련이 다시 국민의 사랑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첫걸음은 국민 소통이고, 지름길 역시 소통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소통 강화 프로젝트 외에도 다양한 이미지 쇄신 작업에 나서고 있다. 청년 자문단을 구성해 젊은 세대의 의견을 주요 사업에 반영하고 있으며, 대중소상생위원회를 설립해 중소기업 경영 자문 사업을 강화하는 등 대기업의 이익만 대변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전경련은 "정부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운영됐던 과거의 역할과 관행을 통렬히 반성한다"며 '한국경제인협회'로 55년 만에 기관명을 바꾸고 새 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 권력과의 부당한 유착을 없애고 회원사 중심의 싱크탱크 기관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방향 아래, 기관명 변경을 포함한 윤리경영위원회 설치, 한국경제연구원 흡수 통합, 회원사 주도 위원회 활성화 등도 추진하고 있다.
위상 회복의 전제조건으로 꼽히는 '4대 그룹의 복귀'를 위해서라도 기존 이미지를 바꾸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재계 시각이다. 현재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은 전경련 주최 행사에 속속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는 별개로 전경련과의 관계에 대해선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좋지 않은 일로 탈퇴했고, 재가입을 위해선 사실상 4대 그룹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그만큼 확실한 명분이 생기고 기회도 열려야 하는 것"이라며 "기업들을 설득하기 전에 국민 설득의 성공 사례가 더 쌓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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