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산지·농지 불법 점용 인정…허세홍 불법 증축은 "노코멘트"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문수연·권한일·정소양·박경현·이중삼·최문정·최지혜·이선영·박지성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윤정원 기자] -이번 주에는 <더팩트>가 단독 보도한 GS칼텍스의 산지·농지 불법 점용 실태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GS칼텍스가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도 받지 않고 자사 배구단 클럽하우스 주변 산지와 농지 일부를 주차장과 도로로 무단 개발해 사용해 온 사실이 밝혀졌고, 적발된 필지 중 한 곳은 GS칼텍스와 무관한 개인 소유였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GS가(家) 4세인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의 청담동 자택은 발코니 부분 불법 증축으로 10년째 강남구청으로부터 시정조치 명령을 받고 있는데도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허 대표는 과태료만 내면서 이를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공분이 더해지는 양상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이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는 소식도 전해진 한 주였죠.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합병 승인 절차가 원활하지 않은 탓에 막판 고비를 겪고 있는 모습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1년 2개월 만에 7만 원대로 올라온 주가에 개미들의 환호성이 상당했죠. 하반기 반도체 전망도 밝은 덕분에 기대감은 한층 고조되고 있고요. 우선 <더팩트> 단독 보도와 관련한 GS칼텍스 사안에 관한 뒷이야기부터 살펴보시죠.
◆ GS칼텍스 무허가 개발 논란, 대표 허세홍도 10년째 불법 건축물 사용
-GS칼텍스 프로배구단 클럽하우스가 들어설 당시부터 일부 불법 개발이 있었던 건가요?
-네.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청평호 일원에 있는 GS칼텍스 서울 KIXX 프로배구단 전용 체육관과 클럽하우스는 기존 이 회사 인재개발원과 마주한 부지에 지난 2019년 6월에 들어섰습니다. 이때 시설 주변 일부 토지가 적법한 용도변경 절차 없이 도로와 주차장으로 개발됐고 이후 4년째 쓰이고 있었습니다.
-토지 용도변경이 뭔가요. 용어가 다소 생소한데요.
-현행법상 부동산은 토지대장을 작성한 시점의 용도에 따라 필지별로 전·답·임야·공장·학교 등 28개 지목으로 분류됩니다. 일례로 임(林)은 산림과 원야를 이루는 수림지·자갈·황무지 등의 상태로, 전(田)은 식물을 주로 재배하는 토지를 의미합니다.
지목별 용도를 벗어나서 사용자(땅 소유자)가 도로 포장 등 개발을 하려면 반드시 용도 변경 허가를 받아야만 합니다. 소유자가 허가 없이 땅의 형질과 다르게 사용하다 적발되면 불법 용도 변경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또 용도 변경 허가 없이 산지와 농지에 주차장과 도로를 조성한 행위도 불법 산지·농지 점용에 해당되는 사안으로 산지관리법 21조와 농지법 34조에 따라 처벌 대상입니다.
-심지어 GS칼텍스 소유가 아닌 땅도 무단 개발됐다고요?
-네. 이번에 적발된 토지 중 한 필지는 개인 소유로 소유자는 GS칼텍스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회사는 이 점을 이를 알고서도 이 땅 위로 건물 외곽 도로를 조성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내로라하는 대기업이 이런 기본을 무시한 채 대형 시설을 지었다는 게 납득이 안 되는데요?
-상황을 종합해보면 앞서 말씀드린 필지는 GS칼텍스가 일대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땅 주인과 가격 조율 등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았을 수 있다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이 경우 도로 포장 등을 할 때 매입하지 못한 필지를 우회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GS칼텍스는 매입 여부와 무관하게 도로로 포장해 사용했습니다. 바로 이점이 상례를 벗어난 것이어서 의아하다는 게 관할 군청과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추가로 적발된 필지 한 곳은 지목이 산림이지만 임의로 주차장으로 조성했습니다. 다만 이 필지는 GS칼텍스 소유로 확인됐습니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관할 군청도 바로 나섰을 듯 한데요. 추가 조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관할 가평군청은 지난 10일께 이 같은 법 위반사항을 파악하고 15일 현장 확인과 동시에 회사 측에 산지관리법과 농지법에 따라 원상복구 명령과 향후 집행 절차를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법 위반에 대한 고발 조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취재됐습니다.
무단 개발 필지 두 곳 중 허가 없이 도로로 포장된 농지는 GS칼텍스 소유가 아닌 만큼 용도 변경 허가 신청 자체를 할 수 없습니다. 용도 변경 신청은 땅 소유주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현재 원상복구 명령이 내려진 것입니다.
지목이 산림인데도 주차장으로 쓰인 필지는 땅 소유주가 GS칼텍스여서 향후 사측이 직접 개발 행위 허가를 신청할 경우 가평군은 고발 조치와는 별개로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GS칼텍스 입장은 어떤가요. 공식 답변도 들어보고 싶네요.
-우선 회사 측은 시설 개발과 측량 과정에서 일부 실수가 있었다면서 적발된 두 필지에 대한 위법 사실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또 관련 법규에 따라, 후속 조치를 이행하고 있고 재발방지를 위해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일로 '정도(正道)경영'을 내세워 온 GS칼텍스와 허세홍 대표이사 사장도 재조명되겠군요.
-맞습니다. GS는 그룹사 차원에서 준법정신과 공정거래를 경영 철학으로 삼아왔고 4세 경영에 나선 허 대표도 2018년 취임 후 이점을 가장 강조했기 때문에 이번 사안에 관심이 더욱 커진 모습입니다.
-수년 전 불거진 허 대표의 청담동 자택 불법 증축 문제는 해결이 됐나요?
-아닙니다. <더팩트>의 추가 취재 결과, 2019년 발코니 무단 증축(건축법 위반) 문제로 논란이 된 허 대표의 자택인 서울 청담동 펜트하우스에선 여전히 불법 증축된 부분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럼 증축된 부분이 불법임을 알면서도 10년 넘게 그대로 두고 있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매년 시정 조치 명령과 170만 원 가량의 이행 강제금(과태료)을 부과하고 있지만 발코니에 설치된 약 14㎡(제곱미터)의 위반 건축물인 새시(금속제로 된 창틀)와 유리구조물은 철거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허 대표나 GS칼텍스의 입장은 나왔나요?
-아무래도 오너의 자택에서 불거진 개인적인 사안이다 보니, 회사 측은 "노코멘트"라고 짧게 답했습니다.
-이번 일련의 사안들로 GS칼텍스가 강조해 온 정도 경영이 새삼 주목받을 것 같네요. 논란이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예의주시해야겠습니다.
☞<하>편에서 계속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