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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토크<하>] '항공 빅딜' 4년 째…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무산되나?

  • 경제 | 2023-05-28 00:03

삼성전자, 지난 26일 2.18% 오른 7만300원 마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최근 미국, 유럽연합 등 해외 경쟁당국의 제동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이새롬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최근 미국, 유럽연합 등 해외 경쟁당국의 제동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이새롬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정리=윤정원 기자]

◆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좌초 위기…조원태 회장 경영 시험대

-다음은 항공 업계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지난 2020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항공 빅딜' 이야기를 재차 해볼 텐데요.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이 좌초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합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사실상' 표류 중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지난해 초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 결정으로 기업 결합이 무난히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지만, 현재는 '막판 고비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합병 승인 절차가 원활하지 않은 탓인데요. 대한항공은 한국을 포함한 14개국에 기업 결합 신고를 했고, 이중 미국, EU, 일본 등 3개국의 승인이 남았습니다. 3개국 가운데 한 국가라도 승인하지 않으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무산되는 것이죠.

-미국과 EU가 승인을 주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독과점 우려에 대한 대책을 내놓으라는 겁니다. 항공 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최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 등과 함께 미국 법무부 차관을 면담했는데요. 기업 결합 심사 과정에서 미국 법무부 차관이 해당 기업 당사자들을 불러 의견을 들은 것으로, 법무부는 합병이 대한항공의 시장 독점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이 문제를 해소할 방법을 찾아오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죠. EU 집행위도 지난 17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할 경우 시장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중간 심사보고서를 대한항공 측에 전달했습니다.

-그렇군요. 합병 무산이 현실화하되면 두 항공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요?

-회사 역량을 총동원해 수년째 추진하고 있는 합병 작업이 무산된다면 타격이 불가피해 보이는데요. 1분기 기준 부채 비율이 2013%로, 총부채 규모가 12조8000억 원에 이르는 아시아나항공은 파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미 합병을 통해 글로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도약한다는 대한항공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졌는데요. 당초 조원태 회장은 지난해 미국과 EU 승인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여러 악재로 두 항공사를 둘러싼 경영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고 하는데.

-맞습니다. 우선 대한항공은 국토교통부 안전성 평가에서 등급이 떨어져 신뢰도에 큰 흠집을 남겼는데요. 지난해 발생한 런던·필리핀 사고 여파로 안전성 부문 B등급을 받은 겁니다. 지난해 9월 영국 런던 히스로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하려던 대한항공 여객기와 다른 항공기 간에 접촉 사고가 있었는데요. 같은 해 10월에는 필리핀 세부공항에서 착륙 중 활주로 이탈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해당 평가에서 등급 하락은 없었지만, 지난 26일에는 착륙 직전 항공기 출입문이 열려 10여 명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는 등 아찔한 사고를 겪었죠.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조원태 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네요.

-한진그룹 오너가(家) 3세인 조원태 회장은 2019년 조양호 회장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 그룹 수장 자리에 오르자마자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는데요. 입지를 굳힌 이후로는 지금이 가장 큰 위기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원태 회장이 또 한 번 리스크를 해소하며 올해를 글로벌 메가 캐리어로 나아가는 원년으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전 거래일 대비 2.18%(1500원) 오른 7만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더팩트 DB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전 거래일 대비 2.18%(1500원) 오른 7만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더팩트 DB

◆ "돌아올 줄 알았다" 삼성전자 반등에 개미들 '웃음꽃'

-이번 주 증권가에서 '핫'한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였죠? 삼성전자가 14개월 만에 '7만전자'의 명성을 되찾았는데요.

-맞습니다. 지난 26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18%(1500원) 오른 7만3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으로 7만 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3월 29일 이후 처음이죠.

-삼성전자의 주가가 오름세를 탄 요인은 무엇인가요.

-지난달 삼성전자는 최악의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뤄온 '메모리 반도체 감산 결정'을 내렸고, 시장에서는 실적 개선 기대가 확산했습니다. 감산으로 재고가 감소하면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본 거죠.

여기에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반도체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관련 국내 종목들에도 훈풍이 분 영향도 있습니다. '가이던스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전망치)를 발표해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27%가량 폭등한 엔비디아는 이어진 25일 정규장에서도 24.37% 급등하며 장을 마쳤습니다.

-삼성전자의 매수 세력은 외국인이라면서요?

-네. 외국인은 지난 26일 삼성전자를 5392억 원어치나 사들였습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를 9103억 원어치 순매수했는데, 절반이 넘는 자금이 삼성전자에 들어간 셈이죠.

-삼성전자가 '7만 전자' 자리를 되찾아 개미들의 기분이 상당히 좋을 듯한데요.

-600만 삼성전자 주주들의 기대감은 한껏 높아지는 분위기입니다. 2021년 이후 삼성전자 매물대를 분석한 결과 현재 주가 밑에서 형성된 매물은 51%에 달합니다. 2021년 이후 삼성전자를 사들인 주주 중 절반이 수익권이라는 이야기죠.

더욱이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속속 높이는 추입니다. 유진투자증권은 기존 8만2000원에서 9만 원으로 상향했고, 유안타증권, IBK투자증권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 원으로 제시했습니다. BNK투자증권은 8만7000원, KB증권과 교보증권은 8만5000원을 전망했고요.

-올해 하반기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라 삼성전자에 돈이 더욱 몰리려나요.

-시장은 긍정으로 조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생산능력과 현금을 확보한 삼성전자가 이번 반도체 다운사이클 이후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고, 하반기 반도체 수급 개선이 예상보다 빨라져 내년 상승 사이클 진입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달러 약세, 원화 강세 전망도 있습니다. 외국인들로선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인 거죠. 또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은 10조5000억 원으로, 이 중 상반기 비중이 12%, 하반기가 88%로 추정돼 하반기 실적 개선폭 확대 전망 역시 외국인들의 투심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위험요인은 없을까요.

-글로벌 경제 상황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양호한 주가 흐름이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국 반도체 수출금액지수는 구리값에 약간 후행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최근 구리값이 뚝뚝 떨어지고 중국발 수요 기대도 무너지고 있는 만큼 한국 반도체 제품 가격 반등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입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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