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상승 등 재무 부담 가중
조선업 호황·방산 시너지로 '정상화' 기대 확산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으며 재무 부담이 확대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걱정을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파생상품 수익으로 3000억 원 규모의 깜짝 수익이 나타나고, 조선업 호황과 방산 부문 시너지를 통해 한화오션 정상화가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이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628억 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2021년부터 영업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한화오션이 영업적자의 늪을 빠져 나오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증권의 종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화오션의 실적 전망에서 매출 7조7441억 원, 영업손실 151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화오션의 영업적자는 과거 대우조선해양시절 지속된 수주 부진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 특성상 수주 이후 매출을 인식하기까지 2~3년 가까이 시차가 존재하는데, 수주가 부진할 시기 매출 성장세가 정체된 가운데 원자재 가격,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커진데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 2021년부터 주요 원재료인 강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규모 공사손실충당금을 설정했고, 지난해 파업으로 인해 거제 옥포조선소 1도크가 점거되며 생산에 차질을 빚은 점 등이 반영돼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영업적자가 지속되면서 한화오션의 재무안정성은 극도로 불안해졌다. 한화오션의 자본총계는 지난 2021년 2조1276억 원에서 올해 1분기 기준 5211억 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같은기간 총차입금도 2조7152억 원에서 3조770억 원으로 3000억 원 가까이 늘었으며 부채비율은 390%에서 2224.2%로 급등했다.
이처럼 불안한 재무상태 때문에 한화오션을 품에 안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걱정도 커졌다. 한화오션은 한화그룹 계열사 5곳(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이 한화오션(대우조선해양) 신주 취득 자금 2조 원을 납입하고 경영권을 획득하는데, 한화그룹 지분 49.3% 중 한화에어로의 지분이 24.7%이다.
나이스신용평가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오션 인수 후 한화에어로의 연결기준 주요 재무지표를 추정했을 때 총부채는 인수 전 8조6055억 원에서 인수 후 20조5796억 원으로 급증하고 총차입금은 3조3259억 원에서 7조8823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210.8%에서 335.7%로 상승한다.
다만, 최근 한화오션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한화에어로는 3000억 원 수준의 깜짝 이익을 챙겼다. 한화에어로의 올해 1분기 중 파생상품평가이익은 2927억 원으로 1분기 영업이익(1382억 원)의 2배를 영업외 활동에서 챙겼다.
한화에어로는 지난해 12월 한화오션 신주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가격을 고정시키는 파생상품에 가입했는데, 주당 1만9150원에 인수한 뒤 주가가 3만 원대로 상승했다. 사실상 시세보다 저렴하게 인수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조선업 호황으로 적자 탈출이 예상된다는 점과 방산 부문에서의 시너지로 우월한 경쟁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한화오션의 2023년 3월말 기준 수주잔고는 28조2000억 원으로 매출 대비 약 4.9배에 달하는 제작물량을 확보해놓은 상태다. 여기에 LNG선, 친환경 선박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늘려 수주 물량에 대한 질적 성장도 이루었다는 평가다.
방산 부문에서도 한화오션의 합류로 '한국판 록히드마틴'이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누리호를 통한 우주항공 부문, K-9 자주포를 필두로 한 육상 부문에 이어 잠수함과 구축함에 강점을 보이는 한화오션의 해상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 있게 된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신용위험이 높은 한화오션이 한화그룹으로 편입되면 그룹 내 사업적, 재무적 비중이 작지 않은 수준을 차지하게 되며, 이로 인해 그룹 전반의 신용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면서도 "그룹의 핵심사업인 방위사업의 확장과 신성장 동력 확보는 경쟁지위 관점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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