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케어 플랫폼·건강검진센터·의료AI 사업 등 3대 축 구축
8월까지 베트남에서 암·만성질환 돌봄 시범 서비스
[더팩트|최문정 기자] KT가 베트남에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역량을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한다. KT는 AI를 활용한 원격케어와 건강검진센터 사업, 의료 AI 사업 등 3개의 축을 통해 베트남 현지의 프리미엄 건강관리 수요를 흡수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역량 확대를 통해 한국에서의 사업 확대 방안도 모색한다.
KT는 지난 12일 서울시 종로구 버텍스코리아 비즈니스센터에서 기자 설명회를 열고 올해 초 설립한 베트남 의료법인 KT 헬스케어 비나를 중심으로 원격케어 플랫폼을 활용한 암과 만성질환 환자 대상의 비대면 케어 시범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KT는 "베트남은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해 비교적 개방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높은 경제 성장성을 갖췄다"며 "회사는 베트남의 의료시장 확대 가능성에 집중해 지난해부터 베트남 헬스케어 시장 진입을 추진해왔다"고 강조했다.
KT는 베트남 현지 병원과 협력해 △위암 수술 환자 퇴원 후 관리 △당뇨 중심의 만성질환자 건강습관 관리 2건의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두 시범 사업은 오는 8월까지 12주간 시행하며, 현재 참여자를 모집 중이다. 이후 KT는 참여 환자의 건강 회복 추이와 건강 개선도를 분석해 서비스 효과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KT의 비대면 케어 서비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기반 자가관리 △케어 코디네이터의 1:1 전문상담 △질환별 맞춤 서비스(AI진단, 영양식 등)를 제공한다. 서비스에 활용되는 앱 '닥터 어라운드'는 KT와 메디플러스솔루션, 휴레이포지티브가 함께 개발했다.
KT의 케어 서비스는 주요 질환 고위험군 이용자가 앱을 활용해 사전에 질병을 예방하고 진단받은 질병을 개선할 수 있도록 건강습관 관리를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KT는 당뇨에 집중하고 있다. 임승혁 KT 헬스케어사업단장 상무는 "통상 당뇨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가 5000달러를 넘기면 환자가 급속도로 늘어난다. 급격한 성장 속에 사람들이 먹는 것이 달라지며 당뇨를 포함한 대사질환자가 폭등하는 것"이라며 "한국이 1990년대 당뇨환자가 엄청나게 늘어난 것처럼, 쌀 중심의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는 베트남도 당뇨를 포함한 대사질환 노출이 굉장히 많다"고 설명했다.
임 상무는 "하지만 베트남은 당뇨에 대한 인식 자체가 저조한 편"이라며 "당뇨가 위험한 병인지 모르거나, 걸렸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이미 병원에 심장 등에 합병증을 가지고 내원하는 사례가 많아 사전에 진단해 병원에 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KT는 하노이의대 병원과 당뇨 환자 240명을 대상으로 만성질환 원격 케어 서비스를 시범 제공하고 있다. 만성질환 원격 케어 서비스는 당뇨 관리의 핵심인 혈당측정-식이-운동-복약 등 생활습관 목표를 수립하고 달성하는 방식으로 환자 스스로 당뇨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더불어 케어코디가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피드백을 주는 등 코칭 기능도 마련했다.
KT는 만성질환 케어 서비스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당뇨 스크리닝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다. AI 스크리닝 기술은 앱 기반의 간단한 문진만으로 당뇨 고위험군을 선별해내는 기술이다. 당뇨병은 조기 진단을 통해 일상 속에서 관리할 수 있는 질병인 만큼, 이 기술이 당뇨병 조기 발견과 관리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KT는 베트남 국립암센터(K-병원)와 위암 수술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암 환자 원격 케어 서비스는 케어코디의 케어콜을 통해 암 수술 후유증 및 항암제 부작용을 관리한다. 또한 집중 식이관리를 위해 위암 환자용 식품과 식이 코칭을 제공한다.
임 상무는 "베트남은 매년 약 18만 명 정도가 암 진단을 받고, 약 12만 명 정도가 사망한다"며 "아직 베트남은 진단 기술에 있어 심상 경험 등이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AI진단 등에 대한 굉장히 수요가 많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KT는 베트남 내 비대면 케어 서비스뿐 아니라 한국형 프리미엄 종합 건강검진센터 설립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KT는 하나로의료재단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KT는 한국의 체계적인 건강검진 시스템을 적용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건강검진 추천 등 의료AI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자사의 비대면 케어 서비스와 연계해 검진결과에 따른 만성질환과 암환자의 사후관리 서비스까지 도울 계획이다.
임 상무는 "베트남 하노이 인구가 약 93만 명 정도인데 이중 약 10%가 상위층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하노이에 거주 중인 한인은 약 7만 명 정도가 된다"며 "KT가 목표로 하는 이용자 목표는 약 3만 명 정도"라고 설명했다.
KT는 건강검진을 통해 다양한 임상 데이터와 검체 데이터를 확보해 AI 진단 모델 등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는 점진적으로 규제 개선 중인 국내 시장 상황에 맞춰 국내시장에도 적기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베트남 등 해외 사업을 통해 조기 확보한 헬스케어 DX 사업역량을 국내시장 진출에 활용할 예정이다.
임 상무는 "KT는 원격케어, 건강검진센터, 의료 AI 등ICT기술 기반의 맞춤형 예방·관리 의료서비스 영역에 진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KT는 베트남을 시작으로 국내외 헬스케어 산업 디지털전환(DX)을 돕는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 조사 기관 GIA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2020년 1525억 달러 규모에서 2027년 5088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8.8%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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