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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돌아온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다 쏟아붓겠다"

  • 경제 | 2023-05-12 12:56

"장세욱 부회장 도울 것" '형제 경영' 힘 실은 장세주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오른쪽)과 장세욱 부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페럼타워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장병문 기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오른쪽)과 장세욱 부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페럼타워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장병문 기자

[더팩트ㅣ장병문·이성락 기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8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장세주 회장은 "마지막으로 다 쏟아붓겠다"며 동생인 장세욱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이른바 '형제 경영' 체제를 잘 이끌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동국제강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페럼타워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장세주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장세주 회장은 8년 만에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고(故) 장상태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창업 3세 경영인인 장세주 회장은 2001년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지만, 2015년 5월 비자금 약 88억 원을 해외 도박 자금과 개인 채무를 갚는 데 쓰는 등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같은 해 6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장세주 회장은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2018년 4월 가석방됐다. 다만 형 집행 종료 이후에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5년간 취업제한에 걸려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없었다. 그동안 동국제강은 장세욱 부회장이 이끌었고, 장세주 회장은 회사 경영과 관련해 조언하는 물밑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장세주 회장은 지난해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취업제한이 풀린 상태다.

이날 주총에서 장세주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은 특별한 잡음 없이 무난히 통과됐다. 가결을 위해 출석 주주 의결권 과반과 발행 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최대 주주인 장세주 회장(13.94%), 장세욱 부회장(13.52%), 장세주 회장의 장남 장선익 전무(1.04%) 등 우호 지분이 36%에 달한다.

장세주 회장은 경영 일선에 복귀했지만, 그동안 회사 경영을 책임진 장세욱 부회장을 돕는 역할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형제 경영'을 이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페럼타워 본사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장병문 기자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페럼타워 본사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장병문 기자

장세주 회장은 "시대가 많이 변했으니 그에 맞게 (경영 활동을) 할 것"이라며 "저의 경험과 지혜, 지식을 마지막으로 다 쏟아부어 지속 가능한 동국제강그룹이 되게끔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하던 대로 장세욱 부회장이 (회사를) 이끌어나가는 데 보조 역할을 하겠다"며 "대표이사 복귀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향후 경영 계획에 대해선 "포스코를 포함한 아시아 철강 업계가 중국의 막대한 힘과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에 힘을 잘 쓰지 못하고 있다"며 "동국제강은 그런 상황에서 힘을 쓸 수 있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 철강 관련 특수 사업과 무인화 시대에 맞춘 자동차 소재 사업 등을 연구하고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장세욱 부회장도 주주총회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장세주 회장에게 늘 조언을 구하면서 경영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철강 관련 소부장 사업을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동국제강은 장세주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뿐만 아니라 인적분할 안건도 의결했다. 존속회사 '동국홀딩스'와 신설회사 '동국제강'(열연 사업), '동국씨엠’(냉연 사업) 등 3개 회사로 분할하는 내용이다. 공식 분할은 다음 달 1일로, 지주사 출범 시점은 10월이다. 동국홀딩스는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이 함께 맡고, 동국제강은 최삼영 대표이사 부사장, 동국씨엠은 박상훈 대표이사 전무가 이끌 계획이다.

이날 주총에서 의장을 맡은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주주들에게 지주사 전환 추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이날 주총에서 의장을 맡은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주주들에게 지주사 전환 추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동국제강은 지주사 동국홀딩스를 전략 컨트롤타워로 삼아 신사업을 발굴하고, 기존 철강 사업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경쟁력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장세욱 부회장은 "추후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을 설립해 신사업을 꼼꼼히 살펴볼 예정이다. 100억 원으로 출발해 신사업 관련 지분 투자, 업무협약(MOU) 등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CVC 설치는 1년 안에 이뤄지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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