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에코프로 회장, 원심 깨고 징역 2년 선고받아
11일 에코프로, 6.78% 반락 마감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2차전지 대표 관련주로 꼽히는 에코프로그룹주가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 구속 소식에 크게 흔들렸다. 현재 에코프로그룹주를 대상으로 과열 구간이라는 증권가 목소리가 나오는데다 사법리스크가 이어지고 있어 추가적인 단기 급락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에코프로그룹주가 장 막판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 에코프로는 전일보다 6.78%(4만 원) 내린 55만 원에 종료했다. 에코프로비엠은 4.10%(9500원) 하락한 22만2000원에, 에코프로에이치엔은 2.21%(1400원) 하락한 6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는 60만4000원을 가리키며 상승 출발했고 장중 오름세를 지속했지만 오후 중 이 전 회장이 법정 구속됐다는 소식 이후 주가가 수직 낙하했다. 에코프로비엠도 23만5000원을 가리키며 거래를 시작한 뒤 장중 23만9000원까지 치솟았지만 오후 들어 에코프로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전날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 5부(서승렬 부장판사)는 이 전 회장의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한 도주 우려가 높다고 판단해 이 전 회장을 법정 구속하는 한편 벌금 22억 원과 추징금 11억872만 원도 명령했다. 이는 원심보다 무거운 형의 선고로 1심은 이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35억 원을 선고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20~2021년 에코프로비엠의 중장기 공급계약 정보를 공시하기 전에 차명 증권계좌를 이용해 미리 주식을 사들였다 되팔아 11억 원의 차익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비슷한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챙긴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전·현직 임직원 5명은 1심에서 징역 1년~1년 6개월에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투자의견 '매도'가 권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이슈가 발생해 향후 단기적인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관측된다. 그룹 내 사법리스크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이승형)와 금융위원회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에코프로의 또 다른 전·현직 임직원들이 2020~2021년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하고 부당이득을 취한 정황을 추가로 포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금융위 특사경은 지난 3월 16~17일 충북 청주시 에코프로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각종 하락 요소가 남아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에코프로그룹주 주가가 적정 가치를 넘어선 과열 구간이라고 보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이 가파른 실적 성장성이 있으나 현재 주가는 적정 밸류에이션 밴드를 넘어선 단기적 과열구간이라고 판단했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최근 주가상승이 가팔랐지만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의 펀더멘탈(실적, 밸류에이션 등) 요인이 부족하다"며 "Risk-Reward 관점에서 단기간 투자 매력도 하락해 투자의견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유의미한 펀더멘탈 변화(중장기 공급계약 체결, 실적·캐파 가이던스 상향 등)가 나타나는 구간에서 투자의견 재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 3일 투자의견을 'REDUCE(매도)'로 낮추면서 과열 국면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연구원은 "2030년까지 에코프로비엠의 성장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가정하에서 20만 원 이상의 주가는 고평가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그룹 대주주와 외국인투자자들도 그룹 주식을 매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가가 고점을 찍은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에코프로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4.96%를 기록했다. 외인 지분율이 5%를 밑돈 것은 지난 201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에코프로 주가가 치솟았던 지난 2월 중순에는 이 비율이 14.44%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사장은 지난 2일 약 5억 원어치인 에코프로비엠 2000주를 주당 25만4000원에 장내 매도했다. 통상 대주주나 특수관계인 등 '큰손'들의 매도는 주가 하락 시그널로 읽힌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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