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북미 3대 만화상 석권…상장 공식화
카카오, '타파스엔터테인먼트'로 IP 역량 집중
웹툰 2030년 80조 원 규모 예상
[더팩트|최문정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웹툰과 웹소설 등 웹콘텐츠를 무기로 해외시장 공략 가속화에 나선다. 특히 콘텐츠 본산으로 꼽히는 북미 시장에서의 성과 발굴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7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북미 웹콘텐츠 성과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14년 한국 웹툰 콘텐츠를 영어로 번역해 서비스하는 '라인웹툰' 서비스를 출시하며 글로벌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기준 100개 이상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8500만 명 이용자를 보유한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이 중 해외 이용자 비중은 80%에 달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 웹툰 관련으로 총 1조664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네이버웹툰은 한국 주요 창작자 발굴 통로인 '도전만화'와 '베스트도전'과 비슷한 시스템인 '캔버스'를 북미에서 운영한다. 아마추어 작가가 작품을 그려 독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캔버스에서 인기를 얻은 작품에는 정식 연재 기회도 제공한다. 현재까지 캔버스 영어 서비스에는 약 12만 명이 넘는 창작자들이 작품을 등록했다.
대표적인 성과가 그리스·로마신화에 현대적인 각색을 입힌 '로어 올림푸스'다. 작가 레이첼 스마이스는 지난 2017년부터 네이버웹툰 북미 아마추어 플랫폼인 '캔버스'에 작품을 올렸고, 이 작품이 정식연재작에 선정되며 2018년 데뷔했다. 로어 올림푸스는 지난해에는 미국의 3대 만화 관련 시상식인 '아이스너 어워드', '하비 어워드', '링고 어워드'에서 모두 수상하며 작품성도 입증했다. 같은 해 출시한 단행본은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네이버웹툰은 현지 이용자 비중이 높은 플랫폼 확보도 병행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2021년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왓패드웹툰스튜디오'를 설립하며 웹툰과 웹소설, 영상 지식재산권(IP) 시너지 효과 발굴을 예고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프리미엄 웹소설 플랫폼 '욘더'를 공개했다. 욘더는 자유연재 플랫폼으로 운영되는 왓패드 연재작 중 작품성이 뛰어나거나 인기가 높은 작품을 골라 연재 기회를 부여한다.
모바일 앱마켓 분석업체 데이터에이아이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웹툰의 미국 월간 이용자 규모는 2위 사업자보다 7배 이상 높은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글로벌 전체 웹툰 시장 내에서도 수익과 월간 이용자 수에서 독보적인 1위다.
미국의 대표적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달 "웹툰은 최근 시계적인 인기를 얻었고, 네이버웹툰은 8560만 명의 월간활성이용자수를 보유한 회사"라며 "웹툰 시장은 미국에서만 21억 달러(약 2조7846억 원) 규모 이상의 가치가 있으며, 창작자들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네이버웹툰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북미 월간활성이용자수는 1250만 명이다.
지난 2021년 '다음웹툰'을 '카카오웹툰'으로 전면개편하며 글로벌 웹툰시장 공략을 선언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북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21년 미국 웹툰 플랫폼 '타파스',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우시아월드'를 각각 인수했다. 지난해 5월에는 이를 합병해 '타파스 엔터테인먼트'를 출범시켰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오는 2025년까지 북미지역에서 콘텐츠 관련 매출 5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카카오엔터는 특히 타파스와 래디쉬가 보유한 10만여 명의 북미 창작자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지 문화와 취향에 맞는 IP를 발굴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나 혼자만 레벨업'처럼 웹소설을 원작으로 웹툰을 제작하는 '노블코믹스' 전략을 통해 IP 가치를 높이는 방안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콘텐츠 일부 유료 수익 모델인 '기다리면 무료'를 도입하며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지난 3월 인수를 마무리 지은 SM엔터테인먼트와의 시너지 효과도 예고했다. 특히 SM엔터 소속 아티스트의 IP를 활용한 웹툰과 웹소설 콘텐츠로 해외 팬덤의 관심을 얻으며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IT업계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러한 해외 콘텐츠 시장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북미 시장 상장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내수용'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11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웹툰의 글로벌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몇년 내로 미국에서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목표 영업이익률은 국내와 비슷한 20% 수준이다.
카카오엔터 역시 북미 상장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SM엔터 인수에 성공하며 덩치를 키운 만큼 상장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SM엔터 경영권 인수에 성공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기업가치도 격상될 수 있다"며 "향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공개와 관련해 선택지를 넓힌 점도 긍정적이다"고 판단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엔터가 올해 연말에서 내년 초 상장에 나설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앞서 이진수 카카오엔터 각자대표는 지난 2021년 4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카카오엔터는 한국 상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미국 뉴욕증시 상장 역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스페리컬 인사이트&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웹툰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40.8%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21년 47억 달러(약 6조2500억 원)이었던 글로벌 웹툰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601억 달러(약 80조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웹툰 시장의 고성장이 예상되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아마존과 애플이 각각 '아마존 플립툰'과 애플북스 '세로 읽는 만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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