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용퇴…명예회장직 추대
3세 경영 본격화…박준경 사장 향후 행보 주목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박찬구(75)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이에 후계자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박준경(45) 사장의 향후 경영 행보와 관련한 주목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그룹 관계자는 4일 "박찬구 회장이 스스로 현역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박찬구 회장은 고(故)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회장의 4남으로, 1976년 한국합성고무(현 금호석유화학)에 입사해 47년 동안 석유화학 업계에 종사했다. 금호석유화학을 글로벌 석유화학·소재 기업으로 성장시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의료용 장갑 원료인 NB라텍스 분야에서 세계 1위(30%)다.
박찬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남에 따라 장남인 박준경 사장의 향후 경영 행보에 지대한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회장이 지난 2021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전문경영인인 백종훈 대표이사 사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지난해 박준경 사장의 그룹 내 입지가 커지면서 사실상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이었다.
고려대 환경생태공학과를 졸업한 박준경 사장은 2007년 금호타이어 차장으로 입사해 2010년 금호석유화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해외영업팀 부장과 상무, 전무 등을 거쳐 지난 2011년 6월부터 영업본부장(부사장)으로 일했다.
특히 박준경 사장은 지난해 7월 회사 이사진으로 합류했다. 박찬구 회장이 물러난 이후 1년 2개월 만에 오너 일가의 이사회 재진입이 이뤄진 것이다.
당시 금호석유화학은 "박준경 사장이 영업 부문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현업에서 경험을 쌓으며 실전 감각을 익혀 온 만큼, 금호석유화학이 유기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준경 사장은 같은 해 12월 사장 자리까지 오르며 기획조정본부를 포함한 그룹 전반에 관여하는 역할을 맡는 등 그룹 내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했다. 현재 박준경 사장의 금호석유화학 지분율은 7.45%로, 박찬구 회장(6.96%)보다 많다. 최대주주는 박인천 창업회장의 차남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8.87%)이지만, 수년에 걸쳐 경영권 분쟁을 일으켜 주주들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주총에서 박준경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압도적 지지(찬성 78.71%)로 통과된 이후 경영권 분쟁은 종결 수순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금호석유화학그룹 관계자는 박준경 사장의 역할 확대 가능성에 대해 "박찬구 회장이 현역에서 물러나지만, 회사는 현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며 "박준경 사장은 회사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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