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증권, 주가조작 의심종목 '하림지주' 추천…"가치 기대감 여전"
SK증권, 지난해 서울가스·삼천리 2종목에 매수 추천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IBK투자증권이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 중 하림지주에 대해 꾸준히 매수를 추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BK증권은 하림지주가 최근 주가조작 세력의 타깃 종목이었다는 정황이 나타났음에도 여전히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해 투자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SK증권은 지난해 서울가스와 삼천리 두 종목을 추천하는 등 급락한 종목들에 대해 '사라'는 목소리를 냈다.
◆ IBK증권, 작년부터 홀로 5회 추천…2년 동안 7번 매수 제시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림지주에 대해 IBK투자증권이 지난해부터 지속적이고 유일하게 매수를 추천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장원 IBK투자증권연구원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3건, 2건의 보고서를 작성해 모두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기간을 2년으로 넓혀보면 IBK가 2021년 5월과 11월에도 각각 매수를 추천해 총 7번의 리포트를 냈다. 대부분 사업과 지배구조 개편으로 인해 향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내용이다.
특히 김 연구원은 하림지주가 이번 'SG발' 급락 종목 중 하나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와중에도 또다시 매수를 추천했다. 김 연구원은 '과속이 문제지 본질은 아니다'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고 "하림지주가 양재 IC 개발 관련주로서 기대감이 실린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최근 하림지주가 높은 주가변동성을 보이고 있어 매수 의견 제시가 편치 않음을 밝혔다. 그러나 가치에 대한 기대감도 인정해야 한다고 피력하며 목표주가를 오히려 올렸다. 3일 종가 기준 하림지주는 전날보다 0.55% 하락한 9030원을 기록했다. 현재 목표주가는 1만5000원이다.
김 연구원은 "올해 1월 보고서 이후 주가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내재가치대비 저평가였기에 편한 마음으로 의견을 제시했으나, 지금은 주가가 비슷한 수준임에도 편치 않다. 투자심리 위축이라는 극복 대상이 추가되었기 때문이다"며 "과도한 변동성의 후유증으로 주가 흐름에 의심을 갖게 될 확률이 높고, 투자 심리 안정을 위한 조정 기간의 필요성도 이해된다. 그러나 비상장자회사의 가치 현실화에 대한 기대감도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리서치센터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사에서 매수를 추천한다는 것은 연구원이 해당 섹터에서도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종목을 선별한 결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하림지주 주가는 지난달 20일 약세를 나타내기 시작해 9거래일 동안 하루(지난달 28일, 2.96% 상승)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아울러 하림지주는 지난달 24일 '무더기 하한가'를 맞은 종목 중 하나다. SG증권발 상장사 급락 사태의 배경이 주가조작 사건인 것으로 좁혀진 가운데 금융당국이 검찰과 함께 합동수사팀을 구성해 수사 중이다.
◆ '폭락 종목' 추천한 증권사 더 있다…SK증권, 10만 원대 삼천리 '42만 원' 제시
증권가에서는 지난해부터 이들 종목에 대해 꾸준히 매수를 추천하는 목소리가 나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삼천리에 대해서는 작년 11월 25일 SK증권 나민식 연구원이 매수를 추천하고 목표가로 42만 원을 제시해 현재 12만 원선인 업계 평균 목표주가를 훌쩍 웃도는 액수를 내 주목받았다.
삼천리는 지난해 2월 17일 하나증권이 처음으로 리포트를 낸 뒤 5월 18일에 한번 더 매수를 추천했다. 5월 31일과 11월 29일에는 유진투자증권이 리포트를 냈지만 각각 투자의견 'HOLD(유지)'와 'REDUCE(하향)'를 제시해 사실상 매도를 추천했다. 현재 유진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11만 원, 16만 원을 제시한 상태다.
삼천리의 매수를 추천했던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서울가스에 대해서도 작년 11월 25일에 매수(목표가 47만 원)를 추천하기도 했다. 서울가스는 SG발 급락 이후 주가가 10만 원대까지 내려왔다.
다올투자증권에 대해서는 지난해 5월 27일(교보증권)과 6월 9일(NH투자증권), 8월 17일(NH투자증권)에 리포트가 나왔지만 'NOTRATED'로 투자의견과 목표가는 제시되지 않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종가 기준 지난달 24일 하한가를 맞았던 8개 종목 중 대다수가 약세를 기록했다. 이날 △대성홀딩스 △선광 △세방 △하림지주 △다우데이타 △서울가스는 하락세로 마감했고 △다올투자증권과 △삼천리만 상승하며 마쳤다.
이들 종목 중 일부는 지난달 24일 하한가를 기록한 뒤 4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고 현재까지 80% 넘게 주가가 하락했다. 24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한가였던 선광은 이날도 7% 내려 폭락 직전 주가 대비 80.11% 빠졌다. 이에 16만7700원이던 주가가 3만 원대로 내려앉았다. 대성홀딩스도 3일 7% 이상 하락한 가운데 13만 원대였던 주가가 2만 원 후반선을 기록했다.
급락 이후 주가조작 종목으로 의심받고 있는 해당 상장사들은 대부분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대성홀딩스, 선광, 서울가스 등은 2년에 걸쳐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했고 다우데이타, 삼천리, 세방, 하림지주의 주가 그래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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